여행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섰다.


10년 넘게 못만나던 20년 지기 친구와 낯선 한국에 처음 방문한 친구 아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리는 그만 첫눈을 맞으며 길을 잘못들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마침 배가 고팠던 나는 근처 맛집을 검색 해야 하나 하다가 어떻게 되겠지, 일단 도착하여 짐을 풀고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는데 길가에 드문드문 있는 식당들을 보자 급 배가 고파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앞에 차를 세웠다.

마침 눈은 펑펑 내리기 시작하여 제법 운치가 있는 조용한 산 속.

보이는 대로 주문을 한다.


파전, 묵 무침, 우동, 잔치국수.


제대로 된 한국의 맛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나도 이런 음식은 아주 오랜만이였으니까...

다 먹고 나니 난로위의 군고마를 마음껏 먹으라신다.

달고 단 호박 고구마는 자꾸 손이 가서 꽤 여러개를 먹었다.


눈을 맞으며 뜨끈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 것.

최고의 장소에 최고의 맛이 아닐까 

​친구의 아들과 나의 세살 딸이 함께 한 사진은 꽤나 인상적이다.

언제 크려나.

다음에 만날 때는 이 모습이 얼마나 아기 같을까-


숙소에서 합류한 네 여인들은 그 동안 나이 든 모습이 낯선지

손만 찍자고 합의 한다.


그래 손만 찍자.

점점 나이 들 수록 내 사진이 사라진다.



나이든 엄마들 대신 파릇파릇한 아이들 사진.

우리 아이들이 지금 이 시간을 또 기억해주겠지.






뜻하지 않은 첫눈과 뜻하지 않게 들른 식당의 맛.

추운 겨울 따뜻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거 같다.






담양여행
2016년 11월

몇달 전부터 예약 하여 다녀온 가족여행

미안함과 불편함 마음이지만

오래 전에 예약해 놓은 여행이기에


떠났다.



​가는 날이 장날이던가.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가는 도중 일 관련한 전화까지 받고 기분이 좋았던 기분이 나쁘려다가 막상 차에서 내리는 순간

모든 시름이 사라지며 딴 세상에 온 듯한 마음이 든다.

그래, 쉬엄쉬엄 가야지.



웰컴 티

커피와 쥬스와 과자로 한숨 돌리며

이제 부터는 여행모드로 변환하자.


​조용하다.


모두 독채로 마련되어, 예약이 모두 찼음에도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301호

이 집의 주인인양 환영인사를 날려주는 고양이.

식사

내부에서는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조리도구들이 깨끗하게 정리 되어 있다.

그러나,

음식을 아무것도 준비 해 오지 않은 나의 불찰로

남편이 근처 슈퍼에 가서 햇반과 몇 가지 즉석 요리를 사왔다.

딸은 기다리다 기다리다 

딸이 좋아해서 준비해 온 김만 먹고.

우리는 뒤늦게 비빔밥만 먹었다.


나중에 사장님이 주신 근처 음식점 추천 리스트 공개

떡갈비 : 담양애꽃, 덕인관, 신식당

담양식돼지갈비 :  승일식당, 원조제일숯불갈비

국수거리 : 진미국수, 진우네 국수

오리고기 :  유진정


우리는 다음 날 덕인관 신관에서 떡갈비를 먹었는데

 별로 감흥이 있진 않아서 추천에서는 빼야 할거 같다.



밤에도 부슬부슬 내리는 비


남편과 오랜만에 데이트

(엄마 감사합니다)

건축에 관심이 부쩍 생기는 요즘

남편과 나는 펜션 사장님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친절한 사장님은 답변 해 주신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여전히 부슬부슬 비

느긋하게 쉬다가 올라오고 싶었는데

그럴 걸...


​낙산홍을 바라보며 노천탕에서 

나홀로 반신욕을 즐겼다.


부슬부슬 비를 맞으며.




아침 식사

맛있는 커피와 빵, 샐러드.




엄마와 조용히 아침 산책


비가 내리자 근처의 숲 내음이 진하게 난다.

내년에는 테라스에 낙산홍을 심어야겠다.







딸이 밤새 기침을 하여 잠을 설치고
다음 날 예정에 없던 휴가를 쓴다.

딸은 본인의 할일을 너무 잘 알기에
방으로 거실로 다니며 놀기 바쁘다.

틈을 내어 메일을 확인 하고
전달 내용을 카톡으로 전달하고
집안일을 한다.

소아과에도 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의 세계가 펼쳐진다.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떤다.

간만에 얻은 휴가를 어떻게든
활용해볼까 하다가 그냥 포기한다.

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함으로
그냥 쉬자.

낮잠을 보채봐도
딸은 놀겠다고 도망만 다닌다.

간신히 잡아서 함께 침대에 쓰러지자
어쩔 수 없이 밀려드는 낮잠에 곤히 떨어진다.

함께 한 두시간 눈을 붙이고 나니 저녁이다.

아 내가 모르는 엄마들의 세계는 이렇구나.

나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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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사운드가 출시되었다!

기존에 쓰던 크레마 샤인은 남편이 가져가서 쓰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새로 나올 크레마사운드 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스24에서 예약판매를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구매.


가격도 저렴하고 (\108,000) TTS 기능도 업그레이드 되었다. TTS는 처음에는 듣기 거북했는데

집안 일 하면서 틀어 놓기도 하고 운전하면서 들어 보니 나름 나쁘진 않았다.


게다가 가장 좋은 것은 물리키이다.

앞 뒤 페이지를 넘길때 잘 안 될때도 있었는데 물리키로 누르니 훨씬 편하다.




책 읽기 모드 설정 할 수 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속도조절등.




느낌인건지 좀더 화면도 더 종이에 가까워진거 같고.

작고 예뻐졌다.


지금은 보봐리 부인을 TTS로 듣는 중이다.


↓↓ 자세한 성능은 상세페이지에서 보는 것으로  링크

http://www.yes24.com/24/goods/32532353?scode=032&OzSrank=1



직업상 필요에 의해서 글쓰기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기본 부터 생각해 보자.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학창시절 제일 싫었던 것이 일기쓰기와 독후감이었다.

책 읽는 건 좋은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니 책읽기의 즐거움이 반감하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글쓰기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많이 접해야 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가장 기본적인 글쓰기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 한 것이다.

내가 쓰는 글들이 얼마나 많은 비문이며 좋지 않은 문장인 것인지 알고는 화끈거렸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접하고는 무릎을 쳤다.

"그래 이거야"

내가 힘겨워 했던 글쓰기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정리 해 보자.

- 글쓰기의 출발은 발췌와 요약

  독서도 중요하지만 글을 읽은 후 스스로 발췌를 하여 요약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글쓰기 근력을 길러라

  매일 매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글쓰기를 해 보자. 많이 쓸 수록 더 잘 쓰게 된다.

 (무엇이든 매일 30분을 1년 이상 하게 되면 어느 덧 고수가 되어 있다는 진리가 여기도 해당된다)

- 가능한한 단문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라. 

소리내어 읽어서 쉬운 문장이 좋은 문장이다.

-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 수록 더 잘 쓸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모국어가 중요하다.

뇌는 태내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해 태어난 후 3년 정도 폭발적으로 자라며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뇌에서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 사이에 더 많은 신경세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벌어진다. 이때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어떤 자극과 과제를 받느냐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이 적지 않게 달라진다. 형성기의 뇌는 만지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점토와 비슷한 것이다. (P105)

: 지금 딸이 딱 이 시기이다. 어제도 남편과 딸의 머릿속에서 언어가 폭발하나봐 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어휘력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영어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내 생각과 상당히 일치했다.

모국어로 사고를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영어 전문가 조차 취학 이전에 영어를 일부러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 나 또한 영어 유치원에 대해 고민을 살짝 했지만 확고하게 생각이 정해졌다.

영어 유치원은 보내지 않을 것이다. 놀이로, 노래로 영어를 들려줄 순 있겠지만 일부러 가르치진 않겠다.

그 전에 좀더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고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살면서 더 확실하게 느낀다.

말을 조리있게 하려면 사고를 해야 하고 그래야 그것이 글로도 말로도 나오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든 무슨 일을 하든 '글쓰기'는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일이다.

영어 유치원 대신 책 읽기,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가 재미없는 과제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고 싶다. 그걸로 충분하다.


※ 글을 다 읽고 나서 박경리의 '토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말 안 듣는 세 살인데
네 살은 더 할 것이고
다섯 살은 더 하단다.

하지만 말이 통하는 것도
서로 비밀을 간직하는 것도
가능해 졌기 때문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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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17년 2월 입주예정인
김포한강신도시의 한신 휴 더 테라스.

이미 4층까지 올라갔다.
맨 끝동은 1층 테라스층이 맨 앞동의 3층 높이 정도 되어서
알파룸의 창문으로 생태공원뷰가 나온다.

(창문도 꽤 크다)









1층의 높이가 평지 보다 2미터 정도 위에 있는 듯 하고
뒤로 갈 수록 지대가 높아지기 때문에 1층의 일조권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된다.

맨 뒷동의 4층은 한강뷰가 나온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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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31개월된 딸이 내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며 또 현재의 행복에 대해 좀더 자주 생각하게 한다.

이 아이의 가장 이쁠 때를 나는 이 아이 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 하게 될 것이고.

우리 엄마 또한 나의 이런 시절을 가장 잘 기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다.


엄마는 나를 키울 때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셨다.


그럴까 생각하니 슬프다.

누구 보다도 나는 다윤이의 이 이쁠때의 기억을 많이 오래도록 생각하고 싶고.

안된다면 이렇게 사진이나 동영상의 기록이라도 많이 남겨야 겠다는 생각과.

일기를 좀더 빼 놓지 말고 써야겠다는 생각.

(나는 육아 일기만 따로 나 혼자만 아는 블로그에 기록 하고 있다)


**

<추석>

표를 구하기 힘들어 추석 전날 늦게 내려갔다가 늦게 올라오는 기차 표를 끊었다.

물론 음식은 하지 않았고, 제사상 차리는 데 조금의 일을 하였다.

어머니는 이번에도 정신없는 자식들과 손주들 뒷처리를 하시느라 힘드셨을 것이다.


남편의 친한 친구와 아들을 만났고, 그의 고단한 삶을 들었다.

그 가정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카와 딸은 다행히 싸우지 않고 너무나 잘 지냈다.

조카가 오빠라고 많이 양보해 주었다.

사촌들이 비록 떨어져 있지만 서로 아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2주 후에 다시 삼형제 가족이  에버랜드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명절 증후군이나 시댁 알레르기가 없는 나는

명절이 즐겁다.


**

<추석 다음 날>

딸은 남편과 모래사장에 내려가 모래 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고.

나는 엄마와 커피 한잔을 하며 파도소리를 듣고 있다.


엄마도 나도 행복한 순간이다.


딸 아이는 아빠의 신발에 맘껏 모래를 담기도 하고 머리에 모래를 쏟기도 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아이가 된다.


줌을 최대 당겨 찍자 이런 사진이.

나만 알아 볼 수 있는 부녀의 모습



좋은 글,  멋진 사진이 아니더라도.

순간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매우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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