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섰다.
10년 넘게 못만나던 20년 지기 친구와 낯선 한국에 처음 방문한 친구 아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리는 그만 첫눈을 맞으며 길을 잘못들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마침 배가 고팠던 나는 근처 맛집을 검색 해야 하나 하다가 어떻게 되겠지, 일단 도착하여 짐을 풀고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는데 길가에 드문드문 있는 식당들을 보자 급 배가 고파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앞에 차를 세웠다.
마침 눈은 펑펑 내리기 시작하여 제법 운치가 있는 조용한 산 속.
보이는 대로 주문을 한다.
파전, 묵 무침, 우동, 잔치국수.
제대로 된 한국의 맛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나도 이런 음식은 아주 오랜만이였으니까...
다 먹고 나니 난로위의 군고마를 마음껏 먹으라신다.
달고 단 호박 고구마는 자꾸 손이 가서 꽤 여러개를 먹었다.
눈을 맞으며 뜨끈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 것.
최고의 장소에 최고의 맛이 아닐까
친구의 아들과 나의 세살 딸이 함께 한 사진은 꽤나 인상적이다.
언제 크려나.
다음에 만날 때는 이 모습이 얼마나 아기 같을까-
숙소에서 합류한 네 여인들은 그 동안 나이 든 모습이 낯선지
손만 찍자고 합의 한다.
그래 손만 찍자.
점점 나이 들 수록 내 사진이 사라진다.
나이든 엄마들 대신 파릇파릇한 아이들 사진.
우리 아이들이 지금 이 시간을 또 기억해주겠지.
뜻하지 않은 첫눈과 뜻하지 않게 들른 식당의 맛.
추운 겨울 따뜻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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