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물이는 6살이 되면서 유치원에 가기 시작했다.
그 동안은 직장 어린이집을 다니며 아침 8시 전부터 저녁 6시까지 꼼짝없이 지내야 했을 뿐 아니라
오고 가고 40분에서 1시간 가량을 아침 저녁으로 차를 타야만 했던 시절이 이제 끝난 것이다.
꼬물이의 인생에서 그 시간들이 어떻게 기억될 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아침에 출근하여 엄마 자리에 가서 뭐가 바뀌었는지도 말해주고, 엄마의 동료들을 이모라고 하며 인사 하던 일.
경비 할아버지와 친해진 일. 늘 스타벅스를 들려서 푸딩을 하나 사달라고 했던 일등...
그랬던 꼬물이의 어린 시절 시즌이 하나 끝나고 이제 새로운 스테이지가 나타난 것이다.
유치원
유치원 선택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1순위 유치원은 떨어지고 2,3순위 유치원이 되었다. 그 중에서 둘다 가 보고 고민을 하다가 한 곳을 정했다.
아이는 유치원 수업이 끝나면 영어 수업을 1시간 듣고 일찌감치 하원한다.
하원은 외할머니가 봐주신다.
첫날 부터 같은 아파트의 친구를 사귀었다. 그 친구 덕분에(일거라 생각) 유치원 생활도 금방 적응하였다.
할머니 말을 또 듣지 않아 힘들게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 만큼 컸는지 생각 보다 훨씬 잘해 내고 있다.
뒤돌아 보니 5세까지가 피크로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
정말 6세가 되니 너무 훌쩍 커버려서 손도 훨씬 덜 가고 참을 줄도 알고 이해 하는 폭이 넓어졌다.
갑자기 많아진 친구와 넓은 유치원이 딸에게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세상이 되어 한 걸음 더 큰 세상으로 간 듯 보인다.
보다 많은 시간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거나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며 놀 수 있게 되었다.
엄마도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다행히 힘들게 하지는 않는 듯 하다.
지루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엄마를 위해 근처 텃발도 신청했다.
나는 덕분에 저녁마다 엄마의 맛있는 저녁 식사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사람은 힘들다가 편해지면 '아, 내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다시 하라면 정말 못하겠네'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딸 아이의 60개월은 그냥 얻어진 시간이 아니다.
나와 아이가 함께 버텨내며 성장한 시간이다.
시간은 지나간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에게 그 시간들에 대해
내가 지나왔기 때문에 '아. 그거 별거 아냐 그냥 다 지나가' 라고 쉽게 말해서도 안된다.
그 시간은 분명 힘든 시간임을 알기 때문에...
아이는 그렇게 조금씩 더 커 간다.
잘 때마다 뽀뽀를 수없이 퍼붓고도 아쉬워 잠을 못 자는 지금의 이 시간도
또 다시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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