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성수기에 평일아닌 때 휴양림 예약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 혹은 엄청나게 성능 좋은 컴퓨터와 부지런함이 있어야 하는 경우에만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내가 느끼는 휴양림 캠핑이다.
결국은 평일 휴가를 내고야만 가볼 수 있었는데 남해 여행 중 '편백 자연 휴양림'도 2순위로 예약이 되어 있었지만 떨어졌다.
시스템 중 이해가 안가는것이 2순위라는 것이 전체 사이트 중 취소 되는게 있으면 2순위중 한명씩 들어가는 식이어야 하는데 '데크'를 지정해서 2순위를 받는 시스템이다.
아니 난 아무 데크여도 상관없는데 말이다. 그 많은 데크 중에서 어떤 데크를 받아야 2순위에서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어떻게 아느냐 말이다. 어쨌든 이번 여행에서 남해여행은 휴양림은 포기하고 '어촌 캠핑' 이라는 곳으로 갔는데 1박에 1만원. 사설 캠핑이라기 보단 마을 사람들이 운영하는 듯 하다.
화장실, 샤워실 모두 있고, 비교적 깔끔하게 운영 된다. 다만 샤워실 온수가 안나온다는 것.
잔잔한 남해의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진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들.
낚시하는 작은 배들. 해변가 아이들.
그저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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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는 이미 거의 모든 사이트들이 다 찼고 두어 자리 남은 상태였다.
근데 텐트들 크게 치면서 왜 옆에 사이트까지 두개씩 쓰는지...
캠핑까지 와서 땅따먹기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 받는 부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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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에서 벤치 뒤에 자리를 잡을까 그 위층에 자리를 잡을까 고민하다가 위층에 자리잡고 집짓는 분.
세상에!!
작년에 여자들끼리 캠핑 다녀온 후에 비를 깨끗히 안 말렸더니 저 텐트에 곰팡이들이 아주 잔치를 벌여놨다.
웨더마스터 240 에서 일부분이 면으로 되어 있는데 그 부분만 피어있었다.
냄새도 고약해서 과연 오늘은 이곳에서 잘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바람 잘 부는 이곳에 펼쳐서 말리면 괜찮지 않을까? 하여 일단 펴 놓고 나가서 둘러 보고 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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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집 짓는 동안 나는 이 벤치에 앉아 바다 바라보며 바람 맞으며 명상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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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저 텐트 어쩌나 계속 걱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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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페브리즈를 사서 뿌려 놓았는데 냄새는 말끔히 사라졌다.
그 다음에 다시 락스와 물을 섞어서 뿌려 놓았더니 또 많이 사라졌다.
다음에 한번 더 해야할 듯...
그나저나 우리 자리 무지 좁다. 양 옆으로 큰 텐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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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옆집은 모두 스노우 피크. 캠핑 다니다 보면 저 비싼 스노우피크 텐트들 정말 흔하다. 왜 우리는 다양하게 여러 군소 브랜드들이 많아서 각자 개성에 맞게 텐트를 구비하지 못하고 모두들 천편일률적일까...캠핑장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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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도 우리와 같은 웨더마스터 240 하나 보이고 스노우피크 하나 보이고
다 컬러도 비슷 브랜드도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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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가 많이 슬은 면인데 여기서는 안보인다. 이너텐트쪽이 심하고 안에서 봐야 심하다.
우중 캠핑 후 꼭꼭꼭 텐트를 잘 말려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계속 아무 말 없던 남편 드디어 "이제 여자들끼리 캠핑 간다고 하면 텐트 안빌려줄거야!" 선언한다.
아니 뭘 빌려주고 말고입니까? 우리 가족 아닙니까~~!! 
하지만 내 잘못이니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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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하려고 몰려 있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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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가는길~
네비에 '초전마을' 치시면 됩니다.
독일 마을 지나 한 15분간 더 간것 같네요.
아래 번호로 거시면 친절히 설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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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봉하마을 갔을때 받은 노짱 바람개비인데, 늘 차 뒤에 두고 다녔다.
이제 텐트 칠때마다 다른 집은 명패 다는데 우리집은 이 노란 바람개비 달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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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하러 도착해 보니 모두들 철수.
바로 옆집은 철수 준비 막바지.
우리도 짐이 없으니 철수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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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늘 우리 텐트에 꽂아 놓을 '사랑합니다' 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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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야 할 시간.
언제 이 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멀고 가기 힘든 곳.
곰팡이 텐트의 추억과 함께 남겨 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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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들 철수하고 아래 집 하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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