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즈부르크에 도착한 날.

눈이 쉴새 없이 쏟아진다.

지금은 4월인데 말이다.





오후 2시.

나는 유스호스텔 예약했던 곳에 들어와 방에 들어가보니 아주 커다란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눈이 보이고

2층침대 4개 정도 있는 큰 방이었는데 아무도 없는 그 방에 나의 작은 침대에 털썩 누워버렸다.

추운 날 걷는 건 아무래도 많이 피곤하다. 히터에서 나오는 따뜻한 공기와 미세한 소리. 아주 큰 창문. 그리고 쏟아지는 눈.

그 어떤 순간보다 포근해 지는 순간이다.

나는 침대에 누워 포근해지는 그 분위기에 취해 버려 눈이 스르륵 잠긴다.

이 순간이 꿈일까 생시일까... 내가 지금 누워 있는 곳은 지도 상에 이쯤 되겠구나. 아니 무슨 4월에 이리 눈이 쏟아진담.

나는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시내 구경을 해야하는걸까? 아..저녁거리를 사와야 하는데...라는 생각 속에 스르르스르르...

동행자가 있어서 신경을 써야 할 필요도 없고 계획에 맞춰 움직여야 할 필요도 없으니 다행이다 싶다.

 

몇 시간 쯤 지났을까...눈을 떠보니 아직도 환하다.

눈은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나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으며 나갈 채비를 한다. 아무래도 저녁거리를 사러 걸어 나가봐야겠다.




눈이 이렇게 내리는데 어쩜 거리는 이렇듯 깨끗할까.

동화속 비현실 적인 거리를 걷는 듯 하다.











저 다리를 건너 가면 시내가 나온단다. 저녁거리를 사가지고 온 유스호스텔 식당.

식당에서는 작은 바가 마련되어 있어 주류도 팔고 있고 간단한 음식도 해주는 듯 하다.

맥주 하나 사서 내가 사온 이것저것과 함께 먹고 있는데 한국인 여자를 만난다.

알고 보니 그녀도 영국에 있다가 왔다고 한다. 한참을 언니 인줄 알고 나는 존대를 그녀는 반말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한참 언니..그러나 그냥 계속 모르는 체 존대를 해줬다.

아무튼 이리 혼자 여행 다니다가 만나는 말동무들은 너무나 반갑다.

 

다음날 일정이 서로 달랐기에 우리는 인사를 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꿈 처럼 비현실적인 짤즈부르크에서 첫날이 저문다.

돌아보면 너무나 그리운 기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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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에 돌아온 나는 미리 예약을 해 놓았던 '자전거투어'를 하러 비엔나의 시내로 갔다. 약속된 이른 아침 하나 둘씩 모인다.

자전거 투어는 스페인에서, 오스트리아에서 해봤는데 정말 좋다. 배낭 여행 중 여러 곳을 다녀야 하거나 미술관 투어를 하고 싶을 때 하면 좋다. 설명도 듣고 대부분 가이드들이 그 지방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나라의 얘기들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물가라든지 정치 얘기라던지...말이 자전거 투어지 정말 자전거로 하는 것은 아니고 함께 버스 타고 전철 타고 하며 다니는 여행이다.

나는 혼자 온 사람이었고, 옥스포드에서 공부중인 나랑 동갑내기 부부.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두명. 단촐하다.





















거리 한 복판에 있는 모짜르트의 동상

























이곳은 뭐 유명한 초콜렛 집이라던데 안들어가 봐서 잘 모르겠다.









아..별로 재미가 없었나 왜 이리 사진이 없나 싶네.

사실 늘 느끼지만 수도나 대도시보다 지방여행이 더 좋다. 예의상 하루 가줬을 뿐...

애정 없는 도시에 대한 이 편견과 선입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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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더르트 바써 hundert wasser   (hundert = hundred = 白 , wasser = water = 水)
이렇게 해서 모든 훈더르트 바써의 작품에는 한자로 백수가 들어간다.
한때 일본 미술에 심취해 있었기에 그의 signature로 한자를 쓰게 되었다는.



그의 작품은 시에서 만든 공공 아파트로 씌여지고 있다.
바로 이 아래 공공 주택도 그렇게 해서 100년인가의 기간동안 임대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곳에 사는 혜택과 동시에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불편은 감수해야한다.



예술과 공공디자인과의 만남.

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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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여행에서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영화는 미국에서 만든 정치 사상이 깃든 영화라는 점이다.
어렸을 때 볼때는 노래하며 대사를 읊는 방식이 너무 신기했으며, 초등학교에서는 에델바이스를 처음으로 영어로 부른 노래가 되었다.

그런데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한 이 고장에서는 막상 이 영화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단다.

유스호스텔에 같은 방에 있던 독일에서 온 두 여대생들에게 내일 이 투어를 갈거냐고 물을때까지 내가 뭔가 실수 아닌 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들은 입을 삐쭉 내밀며, 그런 투어는 미국사람들만 가지 대부분 유럽에서는 그 영화 본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미국에서 온 두 여대생들에게 물었을 때 그들은 반가워하며 "내일 그 투어 갈거야. 너도 가니?" 라고 물었다. 생각해보니... 독일사람한테 이 영화와 투어는 별로 감동적일것도 없을거란 생각이 뒤 늦게 들었고, 2차대전 이후 연합군은 착한팀 독일군은 나쁜놈이란 (뭐 100% 틀린 얘기는 아닐지라도) 사상을 널리 퍼트리기 위한 반공영화 비스무리 한것이 아니였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스호스텔 식당에서는 계속해서 이 영화를 틀어주었고, 어차피 내일 투어를 가야하는데 가기 전에 영화를 보고 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물론 난 이 여행을 오기 전에 런던에서 미리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을 보긴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영화는 좀 색달랐다. (얼마전에 케이블 티비에서 하는 것을 또 한번 보며 이 투어를 떠올렸더니 상당히 다른 맛이었다)


자~ 투어를 떠나는 아침. 데스크에서 어떤 이쁘장한 동양여자애가 다가와 말을 건다.
"당신도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가세요?" (일어로)
"네. 근데 저는 한국인이에요." (일어로)
"아...죄송해요..." (영어로)
"흐흐...괜찮아요.."(영어로)

그 이후로는 나의 막되먹은 일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얘기를 나누며 나의 여행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다행히 그녀도 혼자 떠나는거여서 우리는 같이 가기로 하고 버스에 올라탔는데...동반자를 만나 다행이다.
모두들 아는 사람들인가보다. 물론 거의 90%가 미국인이고 나머지가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이었다.

가이드 아저씨도 이 투어는 거의 미국인이 간다며 잠시도 쉬지 않고 유머를 섞어가며 가이드를 해주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버스...자자 오늘은 저와 함께 투어를 해보아요~


대부분이 미국인, 그리고 여자들..

트랩대령네 집 앞에 있는 호수.
여기서 애들이 빠져서 허우적 되는 장면들이 나온다.























트랩 대령네 집



할슈타트 지방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마을이 정말 다 그림이다.

















짤즈잠머 굿 호수















나와 함께 여행한 나오미 약대생인데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여행을 왔다는 귀여운 아가씨


몬드시 마을
바로 마리아와 트랩대령이 결혼한 그 성당이다.















이곳에서 먹은 이 피자 맛이 안잊혀진다.







나는 서 빈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러 다시 역으로..




의자가 편하다. 그런데 이좌석은 우등석이란다. 앉아있다가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내 여행의 동반자 수도쿠



그리고 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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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다 고요하다.
눈속의 짤즈부르크는 정말로 고요하다.











바로 모짜르트의 생가다.





모짜르트생가입구









이 과자를 못먹은것이 안타깝네












눈이 어찌나 많이 왔는지...
내가 도착하기 몇일 전 짤즈부르크에서 60중 추돌이 났다는 기사가 네이버 뉴스에까지 떴단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그 소용돌이속으로 들어간것이다.

4월에 이런 눈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이태리 미국에서 온 친구들한테도 "정말 이렇게 추울지 상상도 못했어. 나는 봄의 오스트리아를 상상하고 왔거든" 했더니 다들 "나도나도" 하며 이런 날씨는 처음 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나는 중간에 겹쳐입을 옷들을 사기 시작했고, 알프스의 하이디 처럼 몇겹을 껴 입고 다녔다.

사랑스런 동네 짤즈부르크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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