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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감상하기/Book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직업상 필요에 의해서 글쓰기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기본 부터 생각해 보자.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학창시절 제일 싫었던 것이 일기쓰기와 독후감이었다.

책 읽는 건 좋은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니 책읽기의 즐거움이 반감하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글쓰기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많이 접해야 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가장 기본적인 글쓰기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 한 것이다.

내가 쓰는 글들이 얼마나 많은 비문이며 좋지 않은 문장인 것인지 알고는 화끈거렸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접하고는 무릎을 쳤다.

"그래 이거야"

내가 힘겨워 했던 글쓰기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정리 해 보자.

- 글쓰기의 출발은 발췌와 요약

  독서도 중요하지만 글을 읽은 후 스스로 발췌를 하여 요약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글쓰기 근력을 길러라

  매일 매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글쓰기를 해 보자. 많이 쓸 수록 더 잘 쓰게 된다.

 (무엇이든 매일 30분을 1년 이상 하게 되면 어느 덧 고수가 되어 있다는 진리가 여기도 해당된다)

- 가능한한 단문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라. 

소리내어 읽어서 쉬운 문장이 좋은 문장이다.

-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 수록 더 잘 쓸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모국어가 중요하다.

뇌는 태내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해 태어난 후 3년 정도 폭발적으로 자라며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뇌에서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 사이에 더 많은 신경세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벌어진다. 이때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어떤 자극과 과제를 받느냐에 따라 뇌의 구조와 기능이 적지 않게 달라진다. 형성기의 뇌는 만지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점토와 비슷한 것이다. (P105)

: 지금 딸이 딱 이 시기이다. 어제도 남편과 딸의 머릿속에서 언어가 폭발하나봐 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어휘력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영어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내 생각과 상당히 일치했다.

모국어로 사고를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영어 전문가 조차 취학 이전에 영어를 일부러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 나 또한 영어 유치원에 대해 고민을 살짝 했지만 확고하게 생각이 정해졌다.

영어 유치원은 보내지 않을 것이다. 놀이로, 노래로 영어를 들려줄 순 있겠지만 일부러 가르치진 않겠다.

그 전에 좀더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고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살면서 더 확실하게 느낀다.

말을 조리있게 하려면 사고를 해야 하고 그래야 그것이 글로도 말로도 나오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갖든 무슨 일을 하든 '글쓰기'는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일이다.

영어 유치원 대신 책 읽기,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가 재미없는 과제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고 싶다. 그걸로 충분하다.


※ 글을 다 읽고 나서 박경리의 '토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