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유럽의 여러 유스호스텔을 다녔지만 모두들 모던화 하려고 애를 쓰고 있어 상당히 깨끗하고 시설이 결코 뒤떨어지지도 않으며 호텔보다는 못할지라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 얘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이 유스호스텔.
찾아가는데 지도로 찾기 힘든 골목에 위치해 있기도 했지만 주소를 찾아 그 문앞에 섰을 때 상당히 놀라고 당황했다.

들어가? 말어?

하지만 한편으론 재미있었다.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빌딩이라고 해야하나 아파트라고 해야하나.
일단 해당 벨을 누르면 인터폰으로 확인 한 후 문을 열어준다. 친절하게 몇층으로 올라오라고 얘기해준다.

엘레베이터는 정말 처음 타본 "직접 문열고 타서 문닫고 그 다음 안에 철문을 한번 더 닫고 출발한다"는 문이다.
과연 이 엘레베이터가 나를 무사히 위에 데려다 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올라가면서도 불안불안하며 호기심이 발동한다. 저 안엔 뭐가 있을까.
마지막층까지 도착한 후 밖을 내다보니 저 건너편에서 젊은 남자가 손짓한다.

"여기가 부엌이고, 여기가 너가 묵을 방이야" 라고 했을 때 두번째 쇼크.

처음 들어가보는 혼숙이다.
대낮임에도 남자애들이 여기저기 자고 있다.
"나 여자만 쓰는 방줘" 라고 말 하기가 많이 꺼려지는게, 나이 많이 먹은 여자가 무엇을 두려워 해서 그러는가? 할 수도 있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몹시 꺼려지지만 그냥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결국 다음날은 들어가보니 몽땅 여자들 방으로 채워진걸 보니 그냥 선착순이다.








호스텔을 나와 버스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내리기만 하면 된다.

애초 목적지는 따로 없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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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박물관이다.
오스트리아 여행시 만나서 같이 자전거 여행했던 부부를 부다페스트 거리에서 다시 만났다.
왠지 반가웠다. 더군다나 둘다 나랑 동갑.그녀의 남편은 전쟁기념관엘 들어가고 싶어했고, 와이프는 나와 함께 시내로 들어가 배가 고픈 나를 위해 길거리에 앉아서 맥주와 소세지를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우연히도 나와 옛 직장 같은 팀 사람과 직장동료였다고 한다. 정말 세상 좁다.
나쁜 짓 하고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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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을 찾아

여행책자에서 말한 예술가들의 벼룩시장을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이런 멋진 재즈 공연도 하고


이쁜 물건들도 팔았다.
소매치기때문에 신용카드가 없던 나는 모두 못먹는 떡.







부다페스트의 멋쟁이 언니들은 ....참 독특한 멋이다. 동유럽의 패션은 바로 이런것!
I like it.. 마음에 든다.








이 언니는 모델이 분명해!




요 치마도 맘에 든다.


어쩜 봉지까지 이렇게 이쁘냐!









" 당신들의 음악이 너무 맘에 들어요. 멋져요. 최고에요. 밴드 이름이 있나요? 정식 앨범이 있나요? 아 저는 한국에서 왔어요"



그들은 부끄러워 했다. 부끄러워 하면서도 그들의 페이스북을 알려줬는데 그만 잊어버렸다.

왠지 그들에게 꼭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낯선 여행지에서 외로운 여행자에게 정말 최고의 음악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일렉트릭이긴 한데 뭔가 따뜻한 일렉트릭이다. 묵직한 콘트라베이스와 전자 키보드가 만들어내는 재즈가 절묘하다.
꼭 다시 듣고 싶어요.


흐드러지게 핀 벚꽃




버스의 색깔은 정말 잘 만들어야 한다. 이쁘게.
영국의 버스는 빨간색, 헝가리의 버스는 노란색 (아마도 노선별로 좀 달랐던것도 같고),
그럼 우리나라 버스는...이쁜가? 흠흠..


길거리를 정처 없이 걷다가 발견한 <프린지 페스티벌>

널 만난건 행운이었어!

 

우연히 받은 선물인양

흥분하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해가 어둑어둑해진다.

이럴 땐 같이 여행 다닐 누군가 함께 였다면 더 즐거웠겠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춤도 추고



화장실에선 이런 펑크족도 만나고

모든 부다페스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다들 마냥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리쉬 댄스도 추고

(우리나라 강강수월래가 생각나는)

그렇게 반나절을 이곳에서 너무나 신나게 시간을 보낸다.

계획 없이 온 부다페스트.

너무나 마음에 든다.

어두워진 거리를 뒤로 하고 다시 유스호스텔로 컴백.

내일은 다시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서 돌아갈 차비를 빌려 영국으로 가야한다.

참으로 별 경험을 다한다 싶다.

 


 



부다페스트의 전철 색깔은 예쁜 하늘색.



에스컬레이터에다까지 낙서를 하는 당신은 그라피티를 한건가요?

 

 

부다페스트의 중앙역도착.
밖으로 나가 보면 웅장하고 멋있는 중앙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도를 보며 몇번 지하철을 갈아 타고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있자, 터키인 한명이 와서는 말을 건다.

"야, 너 카메라 멋있다. 나도 영국에 그거 있어. 나 여기 몇일 동안 있어서 잘 아는데 바로 앞에 괜찮은 카페 있어. 내가 커피 살게 가볼래?"

뭘 할지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몇일 묵었다는 그에게 몇가지 정보라도 얻을 것이 있을까 따라 나선다.
나이는 나보다 좀 많을 듯 보이고 (하지만 결코 외국인의 나이는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옥스포드에서 공부 하고 있단다.


그의 소개로 간 까페에 스코틀랜드 출신의 Jack Vettriano 의 그림이 걸려 있다.
"어머, 나 이 화가의 그림들 좋아해~"라고 말해줬으나, 그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커피 한잔 마시고는 어두워지려고 하는 부다페스트의 거리로 나선다. 야경사진으로 유명한 다리를 건너러 간다.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부터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움은 깨어나는 듯 하다.


그런데 이 터키인 "원래 내일 떠나려고 하지만, 너가 원한다면 하루 더 머무르면서 부다페스트를 가이드 해줄께" 란다.

'어머, 오빠 됐어요~~' 라는 뜻으로 아니라고 혼자 여행하고 싶어서 왔다고 고맙다고 아주 점잖게 말은 했으나, 속으로는 살짝 겁이 났다.

이 남자가 내일 따라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다음 날 새벽같이 방을 나왔다는....






나지막하고 길지 않은 다리는 건너기 딱 알맞다.




















두번째 날 이른 아침.

이곳은 부다페스트의 유명한 온천 중 한 곳이다. 부다페스트가 온천으로 유명하다고 하면 모두 "정말요?" 라고 묻는다.
글쎄 물은 썩 좋은 것은 모르겠고, 워낙 스파를 좋아해서 한번 가봤다.

그 전날 만난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몇일 동안 씻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자다가 일어나고 하길래 아 정말 씻기 싫어하는 구나 라고 느끼던 찰나 "너 내일 뭐하니?" 라고 했더니 "나 온천가" 라는 말에 그 다음 날 새벽 같이 그 친구가 온천 물에 몸 담그기 전에 내가 먼저 하고 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일찍 일어나 찾아 갔던 곳이다. (또 그 터키 아저씨가 일어나기 전에 나가야지 했던 것도 있고..)
생각해보니 웃음이 난다. 어차피 그 많은 사람들이 다 깨끗한것도 아니자나!

온천 이름을 잃어버렸다. 꽤 궁전 스타일로 지어 놓았다.


줄서서 온천 들어갈 표를 산다.









온천에 혼자 가보는 기묘한 경험을 뒤로 하고 다음 여행지로 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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