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일상적인 모습 5가지 유형 - 베이비 위스퍼 골드 중-

 

육아 도서로 베스트셀러인 베이비 위스퍼를 선물받아서 읽다가 수면교육에 대해 읽으니 뜻대로 되지 않아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더 이상 읽지 않았다. 자연스레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이 점점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우리나라 교육법이랑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참고는 하되 아이도 엄마도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펼쳐든 페이지에 아기의 유형에 대해 나왔는데 

우리 아이의 경우 엄마와 함께 얘를 순하다고 해야하나? 그건 아닌거 같고...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고민했었다. 그 이유는 잘먹고 잘놀고 잘자고 배가 고파야 울고 울음도 짧고 찡얼대지를 않아서 보는 사람 마다 '순하네' 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그냥 누워놔도 가만있고 잘 안줌이고 자기 표현 안하는 애는 아니다. 신생아때부터도 우유 먹다가 자기가 다 먹었다 싶으면 바로 혀로 내밀어 더 이상 먹이지 않았고 안는걸 좋아해서 안고 흔들다 보니 힘들고 야물딱지게도 놀아서 이런걸 순하다고는 하지 않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


그러다가 이 유형을 보고 우리아기는 천사아기구나 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아이의 유형을 이렇게 나눈 것은 엄마가 키우기 수월한 아기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나눈것이기 때문에 성장 한 후의 성격에 영향을 미칠까는 모르겠다. 아주 상관이 없진 않겠지만.


아래와 같이 나눈 후 각 성격에 맞게 육아를 하면 엄마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을 것 같다.

'너는 왜 이러니' 라고 하기 보다는 '아 우리 아기는 예민한 아기니까 이렇게 해줘야겠다' 라고 맞춰주면 된다. 인정하고 맞춰서 해주는 육아. 

사실 천사아기라고 해서 힘들지 않은건 아니다. 육아는 다 힘들다.

 


1. 천사아기

*수유 보통 잘 먹는다. 새로운 음식(고형식)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유도 잘먹는다. 우유가 바뀌어도 분유 먹다가 초유를 먹여도, 분유에 유산균을 처음부터 한 봉지 다 넣어도 그냥 다 잘먹는다.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무엇이든 다 잘먹는다. 과일도 주는대로 다 잘 먹는다.




 

*활동 적당히 활발하다. 아기 때부터 혼자서 잘 논다. 변화에 잘 적응하므로 데리고 다니기 쉽다. 또한 다른 아이들의 공격성에 주늑이 들지 않으며 사교성이 있어 잘 어울려 놀고 나누어 갖기를 잘한다. --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노는 것이나 점퍼루에서 뛰며 잘 논다. 놀이터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집중하여 봐서 함께 놀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낯선 사람을 봐도 늘 방긋 방긋 웃는다.







*수면 수월하게 혼자서 잠을 청한다. 6주가 되면 오랫동안 잔다. 4개월 이후에는 오전 2시간, 오후 1시간30분 낮잠을 자며 8개월이 되면 오후 40분 짧은 낮잠을 잔다. -- 낮잠을 길게 자지는 못하는데 밤잠은 규칙적으로 길게 잘 잔다. 혼자 뒹굴다가 잠든다.



*기분 보통 태평하고 명랑하며 자극이나 변화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감정 신호가 분명해서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배가 고픈것을 피곤한 것으로 잘못 아는 일은 드물다. -- 배고픈 신호를 확실히 줘서 그것만 맞추면 찡얼댈 일이 없다. 즉 찡얼 대면 배고프거나 졸립다는 신호.


*엄마들이 하는 말

순둥이다. 집에 아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아이라면 다섯이라도 키울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정말 운이 좋다.

--

사실 마지막 말 "우리 부부는 정말 운이 좋다"는 오늘 아침에 남편과 나눈 말이다. 하지만 천사아기도 힘들다는 것. 다섯이라도 키우겠다는...글쎄요 다.

 



2.모범생 아기는 천사아기와 비슷하지만 고형식을 잘 안먹어서 서서히 먹여야 한다고 나와있다. 먹는 것이 약간 예민한 것인가 싶다. 아이가 모든 걸 잘하기는 쉽지 않다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베스트라고 했던 말을 생각해 볼때 모범생 아기는 다른건 다 잘하는데 먹는 것에서 힘든게 아닐까 해석했다.

 

3.예민한 아기는 쉽게 짜증내고 새로운것에 적응이 느리고 울보. 엄마 무릎으로 기어오르거나 다리에 매달리고 낯을 가린다.

 

4.씩씩한 아기는 천사와기와 비슷하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충동조절이 어려워 때론 공격적일 수 있다. 뭔가를 원하면 당장 들어줘야 하고 고집이 세고 시끄럽고 말을 듣지 않는다. 한번 떼를 쓰면 달래기 어렵다. 변화에 저항한다.

 

5.심술쟁이 아기는 활동성이 가장 적고 혼자 놀기를 좋아하며 움직이는 것보다 눈과 귀를 사용해서 노는것을 좋아하고. 쉽게 잠들지 못한다.

 

신생아부터 쓸 수 있는 부바 포대기

 

꼬물이 태어난지 2주째. 안고 흔들며 재워야 하는 탓에 슬슬 뭐 좋은게 없을까 검색을 하였다.

10분만에 애기를 재울 수 있다는 엄마에겐 엄청난 유혹의 수식어를 별명으로 가진 부바 포대기를 발견.

게다가 신생아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바로 주문하러 쇼핑몰 접속.

디자인을 고르는데 오가닉도 좋지만 2월생이 가장 잘 사용하려면 여름용을 사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하고 고른 아일렛 포대기. 이쁘기도 하여서 고민할 필요 없이 주문 하였다.

도착했는데 줄이 왜 이리 긴지 쭉 펼치니 길어도 너무 길다. 이걸로 어떻게 매라는 건지..

인터넷을 보며 열심히 따라 해봤다. 포대기 줄을 휘익 하고 펼치면서 하니 너무 힘들다. 순간 반품할까?라는 생각. ‘아니야 내가 할 줄 몰라서 그런거야. 이거봐 다른 엄마들도 처음엔 헤맸다자나란 생각에 혼자 열심히 이리저리 해봤으나 너무 힘들다. 옆에서 보고 있던 엄마는 뭐 이런걸 샀냐며 그냥 업을 수 있는 옛날 식 포대기 사라신다.

2주된 꼬맹이를 넣고 실험해 본 결과 애가 운다.

미안하다. 엄마가 기술이 부족하여

몇번 해봤는데도 어렵다. 애도 안좋아하고. 괜히 샀다라는 후회. 가격도 절대 착하지 않은 것을.

그러다가 4주가 지나고 2개월차에 접어 들었을 때.

드디어 요령을 알아냈다. 나는 가족들 앞에서 내가 얼마나 혼자서 서서 포대기로 애기를 잘 안는지 시범을 보였다. 시간을 단축할수록 으샤으샤 자신감 풍만.

다들 ~ 대단한데?” 말로만 칭찬하며 별 관심이 없다. 한번 해보라고 아주 쉽다고 가르쳐주겠다니 아무도 안하겠단다.

그래서 나만 쓰는 부바 포대기.

 

요령

1.     먼저 애기는 바닥에 안전하게 놓은 상태에서 포대기를 가슴에 대고 끈은 각각 일자로 겨드랑이를 통과

2.     등뒤에서 X 자로 겹친 후 어깨를 넘겨 앞으로 내린다.

3.     이 상태에서 애기를 들어 안에 쏘옥 집어 넣는다.

4.     한 손으로 아기를 안고 한손으로 다시 애기 등뒤로 X자로 만들어서 애기 다리 밑으로 하나씩 넣는다.

5.     가슴을 약간 뒤로 젖혀서 애기가 내 가슴위에 잘 있게 놓고 양 손으로 허리 뒤에 있는 끈을 리본으로 묵는다.

6.     마지막으로 애기 엉덩이 밑으로 끈이 x 자가 엉덩이를 바치도록 매만져 준다.

7.     !

 

결국 엄마는 옛날식 포대기를 사달라고 해서 사드렸고, 남편은 포대기도 아기띠도 하지 않으신다.

포대기는 끝까지 나만 쓰는걸로, 그리고 손님들 올 때 그 앞에서 묘기를 한번씩 부리며 감탄을 받는걸로 만족.

 

, 가장 중요한거.

정말 포대기 하면 10분 안에 잠이 드는가?

잠 든다. 다만 아기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

 

아래는 사이트에서 퍼왔어요.

사진처럼 줄이 짧지 않아요. 더 아래 사진 보셔야 진짜 줄이 긴걸 알 수 있어요.

 

끈이 이리 길어요.

 

 

 

내가 사기엔 다소 비싼 금액이고, 출산 선물로는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행복한,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르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크나큰 슬픔과 분노와 상심이 컸던 슬픈 오월이다.





깊이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너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날씨는 너무나 맑고 좋구나.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 모두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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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우리 꼬물이가 처음 맞이 하는 봄.

 

비록 꽃놀이 갈 수 없겠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내년엔 엄마아빠랑 캠핑도 갈 수 있을까 기대도 해본다.

 

이제 두달 된 꼬물이는 -

저녁때 영아 산통인가 하는 잠투정이 사라지고 잠도 좀 늘어서 밤중에 한번 정도 깨서 분유 먹고

아침잠이 많은 아가이다.

 

잘 먹고, 잘 싸고, 이제 잠도 잘 자는 착한 아기.

 

옹알이도 시작하고 웃기도 잘 웃고. 쑥쑥 잘 자란다.

두 달 사이에 이렇게 많이 달라지고 큰다는게 정말 신기하다.

 

이제 엄마도 점점 적응중이고. 체력도 조금씩 회복중이어서 다행이다.

꼬물이가 너무 이뻐서 산후 우울증 이런건 남의 얘기. 아무리 힘들어도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이뻐서 다른 생각이 안든다.

 

'너는 대체 어느 별에서 엄마한테 온거니?' 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하게 만드는.

 

아이가 주는 행복이란거.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슴이 벅차고 행복하구나.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어떻게 47일이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딱 일주일 정도 지난 듯 느껴지는데...

신생아는 잘먹고 잘자고 잘싸면 된다더니 정말 '먹고, 자고, 싸고'가 꼬물이의 하루 일과이다.

요즘은 노는 시간이 조금씩 늘긴 하지만...

 

먹는 양은 꾸준히 늘더니 지금은 한번에 80~110ml 정도 먹고 있고 변도 하루 한번씩 잘 싸고 있다.

잠은... 낮에는 깊이 못 자는 듯 하고 초저녁이 되면 영아 산통인지 울면서 안고 재우다가 눕히면 자동으로 깨는 등센서가 작동되어 몇번이고 들었나 놨다를 반복한다.

 

그래도 순한 편인듯, 배가 고플때 가장 크게 울고 그 외에는 울음도 짧은 편이다.

주사를 맞으러 가서도 바늘 들어갈때 '으악' 하고 울음도 그치고.

 

 

손가락이 닮았다.

나의 새끼 손가락이 안쪽으로 살짝 휘었는데 우리집안 내력이라고..ㅠㅠ

 

 

 

유모차에 태우기 시작하면서 하루종일 안고 흔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좀 줄어들긴 했다.

 

꼬물이 잘때 나도 같이 자 줘야 하는데 그 동안 설겆이 빨래도 하고 못했던 것들 찾아서 하다보면 또 깨고.

 

그나마 친정엄마가 몇일 계셔서 식사를 다 챙겨주시고 했는데 가시고 나셔서는 점심도 '원푸드'로 대충 빨리 챙겨 먹게 되고 나의 생활도 여유가 없어졌다.

친정엄마가 다시 오시기만 기다리는 중.

 

* 태열

30일 넘어서 갑자기 꿀피부에 태열이 울긋불긋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북이 등짝 마냥 거칠거칠하고 붉은기가 싹 올라왔다 가라앉다가 한다. 얼마나 아플까 쓰라릴까 싶어 소아과 데려가니 그렇지 않다며 시간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니 보습만 열심히 해주란다.

베베가닉으로 하루 몇 번씩 발라주고 있는데 나아지는건지 시간이 지나서 나아지는건지 알수가 없다.

 

 

 

육아를 하다 보면 영아산통도 태열도 수면습관도 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단다.

시간이 정답이구나.

 

 

 

 

꼬물이 만나는 날

- 기쁨과 환희, 그리고 평생 느껴보지 못할 고통

 

드디어 오랜 시간, 아니 그 이상 아주아주 오래전 부터 기다려왔던 그 순간이 다가왔다.

바로 나의 아이를 만나는 날.

 

임신 하고서 부터 잠은 늘 충분히 자지 못하였지만 하루 전날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눈이 저절로 뜨여지고 앞으로 펼쳐질 고통과 기쁨에 대해 생각했다.

 

조금 일찍 퇴근한 남편과 함께 짐을 챙겨서 '장어'를 먹으러 갔다. 1년 만에 찾은 파주 갈릴리 농원.

가격은 1키로에 7만원으로 올랐는데 기분상 양은 줄어든 듯.

내가 반도 더 먹었으니...혈당체크고 뭐고 일단 영양분을 비축해야한다는 일념하에 열심히 먹다 보니 내가 반이상을 먹어버렸다. 다행히 혈당은 136.

 

 

마지막 만찬을 마치고 병원으로 가는 길.

꼬물이가 힘을 얻었는지 태동이 파도를 친다. 남편이 한손으론 핸들을 한손으로는 꼬물이를 진정시키며 병원 도착.

 

8시 입원.

분만실로 바로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심전도 검사와 태동검사, 혈압검사, 엑스레이까지 검사를 마친다.

 

 

9시 질정제 투입.

이제 슬슬 통증이 온다. 12시부터는 물도 못 마시는 금식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먹을 것이 있으면 열심히 먹어둬야 한다.

 

2014년 2월 14일

아침 6시 촉진제 투입

자궁 2센티 열림. 전혀 열리지 않았다.

7시까지 죽을듯한 진통이 계속 되었으나 열리지 않는 굳건한 나의 자궁.

8시 교수님 오셔서 더 아파야 한다며 촉진제를 계속 올렸다. 그래도 이상하게 7시까지 아팠던 그 진통의 세기에 못 미친다. 진통이 안온다. 자궁도 안열린다.

 

12시까지 지켜본다고 하였는데 결국 12시에도 진척이 안되니 3시 수술 결정.

여전히 진통 느끼지 못한다. 그냥 생리통 앓듯.

하늘이 노래지는 그 진통이 안온다.

 

3시.

관장 수술준비를 마친다.

 

 

37주 5일 3.14kg의 딸, 드디어 얼굴을 마주하다.

 

3시 30분

수술실 입실.

등을 새우등처럼 잔뜩 오므리게 한 후에 척추에 하반신 마취 주사를 놓는다는데 척추로 주사 자리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겁이 나서 계속 몸을 움직였다.

뭔가 뜨거운것이 들어가는 듯 하고 다리가 뜨거워지면서 점점 감각이 사라진다.

눈을 가리고 손을 묶고 하체는 잡아 뜯는 느낌만 난다. 무섭거나 아프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수술 들어간지 10분 쯤되었나,

"4시 30분, 여아" 라고 하는 말소리와 함께 "응애 응애" 3.14키로로 건강하게 태어난 우리 딸.

나의 눈은 가려졌지만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이 흐르고 어깨가 계속 들썩였다.

내 머리맡에 간호사가 어깨를 잡아주며 괜찮다고 토닥여 줬다.

눈은 볼 수 없었지만 소리만으로도 나의 새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기쁨 환희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간호사가 눈가리개를 치워주고 저 멀리 꼬물이를 봤을 때

양수에 돌돌 말린 머리를 보고는 "어머, 쟤 머리가 곱슬인가요?" 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니라고 양수에 젖어서 그런거라며 태지가 아직 하얗게 묻은 아가를 내 얼굴에 대어주는데 너무 따뜻했다.

 

곧 아가는 데리고 나가고. 나는 이 때부터 공포의 시간이 된것 같다.

참을 수 있기에 수면마취를 하겠냐는 말에 아니라고 했는데 갈 수록 아프다.

꼬매면서 뭔가 잡아 뜯는 느낌이 더 생생하다. 왜 안끝나는 걸까-

"저 수면 마취좀 해주세요" 했더니 이제 곧 끝나가서 안해준단다.

 

아마 잠깐이었던것 같은데 그 시간이 애기 꺼내는 시간보다 길었던거 같다.

회복실에서 무통 주사를 꽂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수술실이 춥기도 한데 다 벗겨져 수술을 하고 나니 그 추위가 뒤늦게 찾아와서 계속 심하게 떨린다.

 

다 끝났어요 라는 말과 함께 내 눈에 들어온건.

내 두 다리가 공중으로 올라가 있는데 난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을 때의 그 공포란.

내 두 다리는 분명 직각으로 올라와져 있었다. 마치 유체이탈을 한 듯한 그 묘함에 얼른 눈을 감아 버렸다.

 

 

"이제 올라갈게요" 라는 말과 함께 침대가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엄마와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는 꼬물이가 얼마나 이쁜지 하얀 태지 묻은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이쁘단다. 근데 솔직히 이쁜건 모르겠다. 그래도 엄마는 너무 이쁘단다. 그저 초음파랑 너무 똑같아서 신기하다.

 

 

수술실로 올라와 있으니 조금있다가 애기가 왔다.

젖을 물려보란다. 신기하게 그 작은 것이 눈도 뜨지 않고 젖을 문다. 감동적이다.

 

내 뱃속에 있던 생명이란 것이 눈앞에 있어도 실감이 잘 안난다. 내 딸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낯설다.

 

외할머니 품에 안긴 꼬물양

분홍색, 삔, 리본등 여자 인증 필요함.

 

내일 출근해야하는 남편 대신 엄마가 밤을 새기로 했다.

진작에 1인실로 갔어야 했는데 괜찮을 줄 알고 5인실로 왔더니... 나도 민폐를 끼쳤고 역시나 불편했다.

 

 

고통의 시간

 

 

점점 하반신 마취가 깨면서 나의 고통은 시작되었다.

무통을 맞았는데 왜 이리 아플까-

무통주사통을 주면서 "고통이 심해질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주사약이 더 많이 들어갈거에요" 라고 했는데

나는 그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만 했다.

무통 들어가는 소리가 일정하게 나면서 바로 테이프 리와인드 되는 듯한 소리가 한참 난다.

간호사를 불러 이 소리가 나는게 정상인지 물었다. "주사 잘 들어가고 있는데요" 라고만 하며 가버렸다.

 

점점 고통은 심해지고. 탱크 한대가 내 배위에서 전진 했다가 후진 했다가 잠시 멈춰서 있는 고통이 시작되었다.

잠은 도저히 잘수도 없지만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아프다.

옆으로 눕는건 불가능. 똑바로 누운 채 고스란히 고통을 견디자니 식은땀이 나고 '으으으....' 신음소리만 난다.

 

밤11시.

갑자기 간호사가 오더니 복대를 푼다. 왜 그러냐니까 지금 내 배위에 있는 모래주머니(수술부위를 압박시켜주는 무거운 모래주머니)는 분만실 꺼고, 그래서 갖다줘야 해서 산부인과 것으로 교체해야한단다.

그러더니 모래주머니를 번쩍 드는데 정말 별이 뜨고 앞이 깜깜해지며 나도 모르게 '으악~~' 비명을 질러 자는 사람들을 다 깨웠다. 그러더니 다른 모래주머니를 털썩 놓는데 다시 한번 '으악~~~'

아니 왜, 다른 병동 모래주머니라서 갖다 줘야 한다며 한밤중에 환자의 배 위를 그렇게 무참히 들었다놨다 해야하는 것인지, 그제서야 화가 치민다.

난 뭔가 꼭 해야할 의료행위를 하는지 알았다. 고작 니꺼 내꺼 가리려고 이랬어야 했단 말인가 -

난 이미 내 진통만으로도 미치기 일보 직전인데 말이다.

 

밤 12시.

도저히 죽을 것만 같다. 간호사를 불렀다. "무통이 전혀 먹히지 않는거 같아요. 저 진통제좀 놔주세요"

했더니 간호사가 "원래 수술한 산모들 첫날은 못 주무세요" 란다. 누구나 이 고통을 겪는다고 너도 참으란 말.

진통제가 들어가니 고통이 줄어든다. 그새 정신없이 잠에 곯아 떨어진다.

하지만   다시 고통이 시작되었다. 나는 잠결에 '이제 새벽인가보다 아침이 되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새벽 2시. 진통제 약발은 딱 2시간이다.

 

엄마가 깼다. 수액이 다 떨어졌다며 간호사를 불렀고, 나는 나의 식은땀인지 등뒤가 젖어 엄마에게 만져보라고 했더니 물 주면서 물을 흘렸나보다 라고 했다. 말할 기운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나는 물을 흘리지 않고 마셨다. 난 그저 너무 아파 나의 식은땀이고 이게 혹시 저혈당인가 싶어 혈당체크를 부탁했다.

75라고 했다. 평소에 75면 저혈당 수치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혈증세가 오기도 했기에 그래서 식은땀이 났나보다 했다. 요구르트를 마시고 간호사에게 수액이 다 떨어졌으며 진통제를 놔달라고 했다.

되돌아간 간호사는 올 생각을 안한다.

그 새벽에 불 켜놓고 간호사를 기다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인듯 싶어 엄마에게 불을 끄고 기다리자고 했다. "엄마, 간호사 왜 안오지?" 간호사에게 갔던 엄마가 와서는 진통제 넣은지 얼마 안되는데 다시 넣어도 되는지 담당의사에게 물어본다고 했단다.

한시간, 두시간...

난 그저 뜬 눈으로 계속 기다렸다. 진통을 겪어가며...

새벽 6시 내 수액 교체나 진통제에 대한 일은 다 잃어버린 양 그 병실에 있던 환자들의 혈압체크를 하며 가장 마지막에 나에게 왔다. 나는 기운도 없어 "수액 안갈아 주나요? 진통제는요?" 했더니 그제서야 수액을 갈아주면서 진통제는 맞은지 얼마 안되서 안된단다.젠장. 벌써 6시간이나 지났다고-

 

다시 내 복대를 풀으려고 한다. 나는 너무 화가나 "뭐 하려고요. 저 진통제 놔주고 복대 풀어주세요" 라고 했다. 어젯밤 그 고통이 완전히 트라우마가 되어 복대에 손만 대어도 미칠거 같았다.

간호사는 복대 푸르고 수술부위를 눌러봐야 한다고 했다.모래주머니도 떼어야 한다고 -

말만 들어도 죽을 듯 아프다.

다시 진통제를 놔도 되는지 물어보러갔던 간호사가 와서 진통제를 놔주겠단다.

조금있다가 의사가 와서 복대를 풀어보자고 했다.

"무통이 전혀 안먹혀요. 밤새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라고 하자 무통을 만져보던 의사 왈.

"주사 바늘이 빠져있네요."

어제 내 등뒤의 물은 무통 주사액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이런 @#$)*%)@*#$)@(#$)(@#$

어제 밤부터 있었던 일들이 내겐 악몽이었다.

- 무통 주사액 기계소리에 대해 분명히 이상하다고 확인을 요청했는데도 괜찮다고 한 점.

- 모래주머니가 다른 병실용이라며 아파죽겠는 환자의 배를 한밤중에 들었다 놨다 한 점.

- 진통제 놔달라고 했더니 6시간만에 나타나서 다시 한번 의사에게 물어보겠다고 한 점.

- 수액은 이미 진작에 떨어졌는데 6시간만에 갈아 준점.

- 알아보겠다고 하고 가서는 보호자가 가서 물어볼때까지 와서 피드백도 주지 않고, 심지어 그 이후에도 알아보겠다고만 하고 오지 않은 점. 그 간호가를 기다리며 진통을 겪어가며 뜬 눈으로 꼬박 지샌 환자.

 

난 지난 밤 뭘 했단 말인지.

생 진통을 그대로 다 겪으면서 말이다.

정말 이런 고통을 계속 겪으며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 태어나서 이런 신체적 고통은 처음이며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며 온갖 잡생각으로 꼬박 진통을 겪었다.

 

다음 날 남편이 와서 얘기를 하고 담당 주임 간호사가 와서 죄송하다고 했지만...그렇다고 나의 지난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것.

 

당장 1인실 모자동실로 옮겨 달라고 했다.

이튿날까지 훗배앓이는 장난이 아니다. 왜 수술하면 힘들다고 하는지 절실히 온몸으로 깨닫고 있다.

정말 될 수 있으면 자연분만...

나처럼 너무 무통효과가 없다고 할때에는 간호사에게 불러서 주사바늘이라도 다시 확인해야한다.

 

이제 꼬물이를 계속 옆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수유시간이 되면 간호사가 들고 와서 젖병을 준다. 우유를 먹이고 트름을 시키고.

하루종일 꼬물이는 잠만 잔다. 그래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모유 수유를 몇번 시도했으나 나오지 않는 모유 -

이틀 째부터 유축기를 써보기로 했다.

전혀 진척이 없다.아프기만 하다.

 

꼬물이에게 '신다윤'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래도 꼬물이가 더 좋다.

여전히 쳐다보고 있으면 내딸이 맞나 싶고 낯설지만 사랑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초음파 처럼 아들같은 모습에 이쁘지 않아도 마냥 사랑스럽다.

 

이제 이 병원에서 나가 본격적인 꼬물이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겠지-

 

꼬물아 환영한다.

 

 

꼬물이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꼬물이 발 꼼지락 꼼지락

 

 

 

 

출산 전에 받는 가슴 마사지

 

출산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모유수유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나는 친구에게서 산전 마사지를 받아보라는 얘길 들었다.
임신 한 후 친구들이 모유 수유할때 아이통곡이니 오케타니니 하는 얘기듣고 저런게 있구나 하면서도 먼 나라 얘기 같더니 막상 때가 되니 급 관심.

아이통곡을 찾아보니 가까이 있어서 예약했다.
내일 유도 하러 들어가는데 낼 예약 될까요? 하니 10시 한 타임 있단다.

맛사지 받으면서도 온몸을 비틀고 그 와중에 꼬물이 폭풍 태동 해주고.

여러가지 얘기도 해주고 방법도 설명듣는데 사실 귀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정도로 아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 받고 나니 뭉쳐있던 가슴이 부드러워졌다. 아직 그 효과를 알 수는 없겠으나 현재로서는 대만족. 속이 다 시원하다.

막혀있던 유선도 다 뚫어주고. 임신 16주 부터 생성되고 고여있던 초유도 다 짜주고 하니 뭔가 뻥 뚫린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 치밀유방이 많은데 이런 경우 젖몸살 뭉침이 심하다고 한다.

미리미리 샤워하며 맛사지 해줘서 풀어주는게 제일 좋고 이렇게 산전에 받아 놔도 좋다고.
산전 받은 사람들은 산후에 안오는데 산전에 받지 않고 뭉쳐서 오는 사람들은 울면서 온다고.
그 만큼 너무 힘든 일이 모유 수유다.

나는 백일까지만 할 예정이라고 했더니 나 같은 경우는 완모 해주고 단유하면서 맛사지로 완전히 비워주는게 내 건강상도 더 좋단다.

 

과연 모유 수유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친구에게 메델레 유축기도 빌렸다. 유축기도 관심과 지식 전혀 없었는데 모유 수유를 위해서 첫 몇달 잠깐 필요할 듯 하다.

사기엔 가격적으로 부담스럽고 중고로 사려고 몇일을 눈여겨 보다가 친구가 메델레 유축기 가지고 있다고 하여 부속품만 따로 사서 갈아 끼우고 기계만 빌리는 것으로 하였다.

크기도 작아 휴대용으로도 가능할 듯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어른들 말대로 옛날엔 그런거 없어도 다 잘 키웠는데 뭐 이리 필요한 물품들이 많은건지...

 

멋모르고 다 사다가는 몇번 쓰지도 못하고 창고로 가는 경우가 허다 할 듯 하다.

 

 

마사지 중에 한 산모가 수유 자세 잡으려고 신생아 데리고 왔는데 너무 이쁘다. 꼬물딱꼬물딱 거리며 우는데 남의 애기라도 왜 이리 이쁜지..

이제 몇 시간 뒤면 내 삶은 꼬맹이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지겠지.

 

자, 나는 이제 남편과 맛난 장어를 먹고 병원으로 갑니다~

 

드디어 꼬물이가 나오는 D-day가 정해졌다!

경축 3일 후 모녀 상봉

날짜도 달달한 2월 14일 37주 5일에 태어나기로 하였다.

임당은 만삭 채우는거 아니라고 하시면서 잡아주신 게 38주인데 몇일만 당겨 달라고 하여서 37주 5일.

일단 유도를 위해 전날 저녁 입원을 하고 촉진제를 맞고 진통이 걸리면 유도 자연분만이 되는 것이고

안되면 4시나 5시경 제왕절개 하는 걸로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노산이라 힘들거 같다고 24시간 지나면서까지 진통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더니

"산모는 평균연령이세요" 라길래 두눈 동그랗게 "네?" 했더니

"아..평균보다 약간 높은 정도" 라며...

선생님이 워낙 고령임신, 고위험군, 당뇨, 다태아 등 위험한 산모 전문 선생님이시지만 내 나이가 평균 산모라고..ㅎㅎ

주위 싱글들에게 말해주니 아주 좋아하더라는.

예상대로 선생님은 수술 보다는 자연분만, 37주 보다는 38주를 원하셨지만 산모가 원하는 대로 해주셨다.

 

 

현재 37주 3일 꼬물이 몸무게는 3키로. 아마 태어날 때도 3키로 정도 되지 않을까..(초음파랑 오차가 있어서 실제로 좀 더 낮게 나오거나 높게 나온다)

 

 

이번엔 엎드려 있어서 얼굴은 못 보고 뒷통수만.

아래의 그림이...머리카락이란다.

머리가 많이 자랐다며 저렇게 표시해주는데 너무 웃기다.

머리가 직모인가...

 

 

엄마가 보내준 나의 넙대대 백일 즈음 사진

눈코입 팔목 발목이 모두 살에 파묻힌..

 

꼬물이 넙대대하다고 신랑 닮았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다.

코도 누구 닮아 낮나 했더니 그것도 나네..

 

신랑은 저 뻣뻣이 솟은 머리도 엄마 닮은거라며...ㅠㅠ

그 동안 못생겼다고 놀린거 미안하다 딸 -

 

 

 

병원에서 나눠주는 출산준비물 리스트

 

<입원시 준비물>

- 정상 분만시

개인위생도구 (수건 비누 슬리퍼 양치도구 물컵 휴지 속옷 내복 양말)

 

- 제왕절개시

정상분만과 똑같고  물컵은 빨대 달린 물컵이 좋다고 하는데 없으면 빨대라도 준비해가면 누워서 물 먹기 쉽지 않을까.

 

- 모유 수유 예정이라면 개인 유축기나 젖병 (이라고 하는데 보통 조리원에서 있으면서 유축기를 준비한다는데 병원에 입원할때 가져오라니...)

 

- 신생아 퇴원시

배냇저고리1, 속싸개 1, 겉싸개 1, 담요

 

 

이미 입원시 가방, 조리원 가방, 친정 갈 가방 다 준비를 해 놨다.

이제 나올때 되어 자리 좁아지면 큰 태동은 준다고 하던데 우리 딸은 국가대표로 보내야 할런지

힘이 어찌나 쎈지 저녁 내내 아빠와 힘겨루기를 한참 해댔다. (지금 이 시간에도 꿀렁꿀렁 펄럭펄럭 퍽퍽, 나올 채비 하느라 바쁜건 안다만 살살 하자 - )

발로 밀고 있는 부분 톡톡 건드리면 슬~쩍 밑으로 내리거나 발을 치우는 등 눈치는 빨라서...

꼬물이 태동과 노는 것도 이제 2일 밖에 남지 않았네.

 

 

 

꼬물이를 위해 만든 마지막 바느질, 모빌

 

 

 

 

친정엄마가 오셔서 내가 만든 모든 비대칭 삐뚤빼뚤 토끼 인형을 보고 배꼽잡고 웃으시더니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

 

"에휴...그래도 애미라고 할줄 몰라도 만들어 주고 싶긴 하고..."

 

꼬물이가 엄마 마음을 알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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