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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Diary

길 잃은 양 ​ 지난 주에 아파트 구역모임이 있었다. 난생 처음 나간 구역모임은 할머니가 매일 말씀하시던 그 구역모임이기 때문에 내가 거길 나간다는게 상당히 낯설고 한편으로는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 미혼아가씨가 구역모임까지 나가기는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고 여겨졌다. 같이 기도도 하고 서로 하고 싶은 말. 소개도 했다. 처음 하는 모임인지라 모두들 처음 만나는 거였다. 도움이 되는 종교적 선배의 말씀도 있고 어떻게 보면 가족 이외에 이렇게 나이 드신 인생의 선배는 만나기 어려워 나름 그 조합이 신선했다. 40살의 나는 그래도 젊은 축에 속했다. 나는 젊은 애 엄마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길잃은 양이였거나 자주 길을 잃는 양이였다. 사실 내가 지금 제대로 잘 .. 더보기
9개월 아기 장난감과 발달사항 9개월이 된 다윤이는 점점 자기 주장이 더 강해짐에 따라 땡깡이 가끔 발동 될때가 있고. 무조건 서서 다니고 싶어 벽이라도 잡고 일어서려고 한다. 놀이 장난감에 꽤 집중하는 편이라 러닝홈, 바운서, 걸음마 보조기, 국민 체육관 피아노, 블럭, 보행기를 돌아가며 놀면 한 시간도 쑥 하고 지나간다. 노는 걸 보면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놀고 있다. ​​자기 장난감들을 하나씩 주방쪽으로 몰아 놓고 있다. 기운이 그냥.. "힘들다. 한번에 두개씩 옮겨야겠다" ​ ​블럭 장난감들도 가지고 놀고. ​뿡뿡이카를 타고 전진 후진 하다가 내려서 저렇게 밀고 다니기도 한다. ​심심하면 와서 피아노를 두들긴다. 이렇게 발로 치기도 하고. 아인슈타인을 틀어주면 이렇게 정신없이 빠져들기도 하고. 이렇게 혼자 장난감을 갖고 잘.. 더보기
9개월 아가 키즈 카페 이용하기 9개월 아가 키즈 카페 이용하기 주말 동안 두 군데를 갔다.한 군데는 김포 운양동 동네 키즈 카페. 다른 곳은 파주 롯데 아웃렛에 있는 뽀로로 키즈카페. 다리가 땅에 닿지 않자 한쪽 다리로 끌며 자동차를 탄다. 스탭 언니가 있어서 잠깐 맡기고 화장실 갈 정도는 된다. 퐁퐁 뛰는데 앉혀 놓으니 천장에 불빛만 하염없이 쳐다본다. 12개월 미만은 대부분 무료란다. 보호자만 하나 음료이상을 주문 하면 된다 하여 커피 한잔 주문 하고. 아이들이 많은 곳에 처음 와본 다윤이는 어리둥절 한가보다. 주위를 탐색하더니 곧 장난감에 집중 하기도 하고. 옆 테이블에 언니 오빠들 노는 곳에 기웃거리기도 하고. 어른들 옆에 가서 친한척 터치도 해보고. 잘 놀고 있는데 갑자기 큰 남자 아이가 막 달려오더니 다윤이 가슴을 밀친다... 더보기
폰 스택 게임의 루저 “최근 뉴욕에서 유행하는 ‘폰 스택’ 게임 고급식당에 모여 식사를 할 때 모두의 휴대폰을 테이블 한가운데 놓고 먼저 폰을 잡는 사람이 밥값내기. 언뜻 보면 스마트폰에 주의를 뺏기지 말고 사람에 집중하자 같지만 파워게임의 면모도 있아. 더 오랜 시간 스마트폰에 무심할수록 더 힘이 강한 사람 더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 부자나 권력자와 달리 사회적 약자는 중요한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의 타격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김영하의 보다 中-” 회장님의 전화를 받기 위해서 몇몇은 전화기를 항상 휴대하고 있어야 하며 새벽에도 전화가 와서 업무를 물어보시는 일이 있으시기에 휴일이고 새벽이고 한밤중이고 상관없이 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회장님이 당신의 24시간을 샀다. 한 팀장은 일개(?) 팀장임에도 불구하.. 더보기
여의도 가을 ​​​​​ 올 가을 역시 년중 가장 바쁜 11월을 보내고 있다. 건강검진을 한 곳에서 전화가 왔다. 세 곳이나 이상소견이 보인다며 꼭 병원에 가보라고 확인 전화를 한 것이다. 다음 주엔 반차를 써서라도 내가 다니던 대학병원에 가서 검진을 다시 받아야 한다. 나이 들어가며 가장 두려운건 내 몸이 망가져 가는 것. 건강하게 살다 깨끗하게 갈 수 있다면 그 만한 복이 없을 거 같다. 2014년의 가을이 가고 있다. 더보기
감따러 갑니다. 감이 마당에 한 가득 열렸다며 감 따러 오라 한 후배네 정말 마당 한 가운데 감이 많이도 열렸다. 벌써 몇 팀 따 가고도 이리 남았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정말 좋다' '주택에 살고 싶다' '여행 따로 안가도 되겠다' 그리고 살.고.싶.다. 언젠가 주택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려나.. 삽살개 두 마리가 사이 좋게 마당을 뛰어 노는 남편이 꿈에 그리는 모습이다. 테라스에서 이렇게 감나무 아래 1인용 테이블까지 뷰 좋은 비싼 카페 부럽지 않은 뷰. 따뜻한 커피 한잔 끓여서 테라스에서 마시는데 날씨가 춥지도 않고 아직까지는 딱 좋기만 하다. 앞에 인왕산이 딱- 정말 이 뷰 하나만 놓고 보면 이곳이 서울인지 강원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여행 좋아하는 커플인데 여행 뭐 따로 갈필요도 없어 보이는 그냥 집이.. 더보기
육아 간섭은 오지랍일 것이다. 다윤이가 드디어 240일 8개월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친정 엄마는 앓아 누우셨다. 임신한 사실을 알고 부터 함께 노심초사 하고 작은 태동에도 신기해 하며 까맣고 하얗기만 한 태아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는 하루 종일 보시던 엄마는 산후 조리원도 가지 않는 딸과 귀하디 귀한 세상에 하나 밖에 없을 손녀를 위해 산후 조리를 기꺼이 해주셨다. 3개월이 되기 전에 회사에 나가야 하는 딸을 위해 다시 하루 종일 다윤이를 봐 주셔야 하는 상황이 왔고, 그렇게 이뻐 하는 손녀인데도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아침이 되기 무섭게 빚에 쫓기는 사람 마냥 집으로 돌아가셔서 휴식을 취하셨다. 난 주말동안 고작 2박3일 내가 보면서 주말 끝이 되면 몸이 항상 녹초가 되었고 다시 엄마 손에 맡기게 된다. 평일이라고 쉬운 것은.. 더보기
핑크 트럭 열풍 어느 날엔가 부터 김포 한강신도시 엄마들 사이에서는 핑크트럭이 어느 아파트 앞에 나타났다라는 것이 중요 정보 처럼 공유되기 시작했다. 신도시의 특성상 먹거리트럭이 요일별로 아파트를 옮겨 다니는 것이 일상화 되었지만 요 근래에 이 처럼 핫한 먹거리는 없었다. 직장맘인 관계로 늘 핑크 트럭은 남의 떡이였는데 몇 번 본 적이 있음에도 사실 관심이 없기도 했다. 엄마들의 입소문은 참으로 강력한 파워를 가진다. 계속 핑크트럭의 행방을 묻고 "오늘 드디어 핑크트럭을 만났어요" "우리 아파트는 안오나요?"라는 글을 보니 다음엔 꼭 나도 핑크 트럭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 핑크 트럭에서는 무엇을 파는가? 바로 츄러스를 판다. 놀이공원에서나 사먹던 바로 그 츄러스. 일요일 새벽 4시부터 아기와 놀다 늦게 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