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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도

[영주] 부석사의 노을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할 여행지 : 부석사 浮石寺

 

10년 전쯤이었나, 아님 그 보다 더 오래되었었나  부석사에 간일이 있다. 당시 친구들 두명과 불교신문기자분이 취재를 간다면서 취재여행에 동참하겠냐는 제의를 받아 (어떻게 그 분을 알게 된건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친구들과 함께 했던 적이 있다.

따뜻한 봄날이었고 우리는 꽤나 어렸었던 것 같다. 몇 장의 사진 속에 웃는 우리들 사진이 너무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 어디론가 당장에 떠나고 싶었다. 그때 생각 난 곳이 바로 이 부석사다.

 

 

 

추운 겨울이 왔지만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고 있는 새싹도 있고, 이미 그 생명을 다하여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낙엽들이 함께 뒹군다.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의 중턱에 있는 고려시대 사찰, 부석사.

 

 

 

인적이 드문 부석사에 노을이 들기 시작했다. 시간을 잘 맞춰 왔다.

 

서서히 황금빛으로 뒤덮히는 부석사와 멀리 병풍처럼 보이는 소백산이 온통 붉은 실크로 뒤덮힌듯 보인다.

나도 모르게 짧은 감탄사가 나온다. 그래 이 순간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거다.

 

 

 

부석사의 아름다움은 노을이 질때 그 빛을 발한다. 왜 노을 지는 부석사를 꼭 봐야 하는지

드디어 내 눈으로 보고 느끼게 되었다.

 

 

 

 

 

돌길 조차 예쁘다. 이 길을 따라 부석사의 법당들이 이어져 있다.

20대 인듯 보이는  여자 둘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너무 예쁘다고 좋아라 하는 모습을 보니 딱 10년 전의 나와 친구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열어 놓은 문 밖으로 액자 속 그림 처럼 소백산 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부석사에 들어섰을 때 알싸하게 차가운 공기와 함께 들어온 곳은 나무 냄새.

향기가 차가운공기에 섞여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숨을 깊게 들여마시며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아기자기한 길들과 아름다운 자연, 꾸며놓은 정원들이 어우러져 그대로가 한폭의 작품이다.

 

 

 

 

 

 

 

눈이 약간 쌓인 길이 보인다. 겨울에 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부석사는 또 어떤 모습일까...

 

 

 

저녁 때가 되자 장작 타는 냄새와 밥 짓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굴뚝에서 나는 연기가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 준다.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이 먹고 싶어진다.

 

 

 

 

장독대에는 작은 불상이 하나 올려져 있다. 저 독은 특별하여서 올려져 있는 걸까, 누군가의 장난일까..

 

 

운무가 약간 끼고 노을이 지고 있는 이 순간의 풍경은 정말 '아!'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만약 누군가 '마음의 위로가 필요할 때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 라고 묻는 다면 꼭 인적 없는 평일 오후 부석사를 찾아가보라고 얘기 해주고 싶다.

분명히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좋고 둘이여도 좋을 것 같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상대라면 충분하다.

 

 

먼길 달려와 잠시 머물러 위로 받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