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서 동네 공원으로 운동을 하러 갔다.
한참 운동기구로 운동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운동하던 남편이 묻는다.
"우리가 만난지 00되었고, 결혼한지 00되었네"
-사실 우리는 만난지 얼마 안되어 결혼을 하여 얼마간의 위험부담(?)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용감 무쌍한 부부.
"응"
" 당신은 우리 결혼에 대해 얼마나 만족해?"
" 한 10에 7 정도?"
" 3은 왜?"
" 가끔씩 나오는 까칠한 성격? 또 뭐..블라블라"
" 그래? 그럼 3만 고치면 되겠네"
" 그렇지 뭐..."
" 그래, 그럼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3을 채워줄께"
알싸한 공기임에도 저 아래 밤 하늘에 비치는 도시의 불빛이 유난히 따뜻한 밤이다.
결혼을 해보니 연애 하며 남자친구와 싸우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했다.
싸우더라도 '부부싸움 칼로 물베기'가 가능하더라는 것.
어쩔 수 없이 살 부딪히며 자야 하니까 그렇겠지만 뭔가 절대적인 선 (borderline)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연애도 짧고 서로 편하게 혼자 살아온 시간은 길고 나이도 있고 (혹은 많고)
그런 사람 둘이 갑자기 같이 살면서 하는 생활이 항상 러브러브 모드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정도면 상당히 잘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 이 결혼의 만족도 7의 역할은 남편의 공이 크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나보다 생각도 깊고 따뜻한 사람.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들, 이 사람이랑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의 이런 단점이 우리 결혼생활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어떤 조건보다도
어떤 상황에서도 (주로 안좋은 극한의 상항) 흔들리지 않을 그 사람의 '기본, 본질, 진정성'을 찾아서 들여다 보는 일인거 같다.
어찌 보면 운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을 찾아 낸다는 것.
노력만으로는 힘든 일일 수도...
그래서 나는 결혼의 조건이 '사랑' 이란 감정이나 소위 '조건'이란 것들보다도 그런 '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도 내 판단과 생각에 변함이 없다.
결혼 전에 저런 얘기를 하면 '너가 결혼생활 안해봐서'란 말을 곧잘 들었는데 아직까진 유효하다.
물론 선배들은 '좀더 살아봐' 라고말할지도.
하지만 좀더 살아봐도 결혼이란 것에 대해 후회 없이 지금 처럼 잘 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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