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떠나는 예산여행 


금요일 저녁때까지 어디 갈지 결정하지 못하다가 토요일 6시 눈을 떠서 '오늘은 예산으로 가자' 라고 남편에게 얘기를 했고,

준비되어 있던 짐을 챙기고 오늘도 주말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우리의 주말여행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더워 숨을 제대로 못쉬겠고, 패닉에 가까와지던 더위가 어느 새 조금씩 물러나는 것 같다.

제법 이제 가을 하늘을 준비 할 만큼 하늘이 높아졌다.

 

 

 

 

 

 

당연히 주말의 아침은 맥도날드의 베이컨 에그 맥모닝과 아이스커피가 되어 버렸다.

 

(우리의 이 안좋은 습관은 언제쯤 고쳐질 수 있을까~)

 

 

 

 

 

 

 

가면서 먹을까 하다가 느긋하게 먹으며 일정을 짜본다.

"여기여기는 꼭 가봐야겠어. 잠은 여기서 잘까?"

 

 

 

 

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를 탄 것은 잘 한 일이었다.

계속 어플로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시속 40키로. 우리는 국도로 80키로!

 

 

 

토요일 아침 도로가 이 정도면 상당히 양호한 것 아닌가?

 

드디어 예당호 야영지 도착

 

 

 

 

큰 호수 주위로 국민야영지와 낚시터가 조성이 되어 있다.

 

 

 

주차장과 가까운 A야영지에는 행락객들이 음악을 틀어 놓고 고기를 굽고 있어

"여기는 아니다" 라며 B야영지로 향하고.

 

 

 

B야영지 가는 길은 이렇게 조각공원이 있다.

 

 

 

 

이 길로 쭈욱 내려가면 다시 야영지가 나온다.

 

 

 

놀이터와 데크들이 있고 이렇게 가장 앞에 정자가 하나 있는데.

 데크중에는 동네분들의 뽕짝과 고기파티와 고스톱과 간간히 댄스타임까지

우리는 저분들이 언제쯤 갈까 기다리는 중.

 

 

 

바람이 불면 시원하고 바람이 멈추면 너무나 더운 곳.

 

 

 

 

 

 

그러다가 이렇게 느닷없는 분수 타임

 

 

 

 

 

 

자리가 나고 짐들을 살짝 올려놔 본다.

 

간단한 점심과 디저트 타임.

남편의 복숭아 깍는 손이 참 곱구나~

 

 

 

그리고 커피 끊은 날 위해 준비했다는 이것들.

그라인더까지.

나 대신 열심히 좋아라 마시는 남편님.

 

 

 

나는 향기만 맡는 걸로~

 

 

 

 

 

간단하게 텐트를 올려봤는데 아무래도 이 자리가 너무 불편한가보다.

 

야영지란 이름이 무색하다.

 

 

 

이곳에 계속 있어야 하는 걸까? 둘은 머리 아프게 고민

 

 

일단 주위를 좀 돌아보자

 

 

 

조각공원과 야외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데이트 코스나 바람 쐬로 오기엔 좋을 듯 하다.

 

 

 

우리가 이곳을 떠나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7시에 있을 야외 무대.

7080 포크송을 유난히 싫어하는 남편은 이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싫었나 보다.

 

 

 

 

 

 

 

그래 이곳을 뜹시다!

 

 

 

남편은 혼자서 이 길만 5번은 오고 간듯 하다. 무거운 짐을 들고.

 

 

 

나는 나무 구경 숲향기 맡으며 편하게 오르내린 길

나무들의 껍질들이 어쩜 이렇게 특이하고 제각각인지 나는 사진 찍기 바쁘다.

 

이 껍질은 코끼리 같다.

 

 

 

그러다 옆을 보니 남편은 혼자 백패커의 모습으로

묵묵히 짐을 나르고..

 

우리 백패킹을 가장한 미니멀캠핑을 하자~ 했는데 남편만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 어디를 가야 할까요~

 

 

남편의 뒷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인다.

아마도 땀 한바가지 흘리셨을 듯.

 

1박2일 예산

 

총 금액

104,000

기름값+입장비

산채비빔밥

캠핑비

곱창

40,000

14,000

30,000

20,000

CAMPING



어렵게 예약한 충북 영동의 '달이 머무는 집'. 가서 보니 우리를 포함한 네 집밖에 없고, 다섯 집까지만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조용하고 관리도 잘되고 예약하기 어려운 집이라는 프리미엄이 붙나보다.

화수 요일이라는 이유로 간신히 한 자리 있는 것을 들어갔다. 주말 예약은 하늘에  따기일듯..

출발한지 3시간 정도에 도착하였다. 대체 어떤 곳이길래....라는 마음과 함께.




위의 월류봉이라는 바위를 지나 가면 곧 이런 믿기지 않는 입구가 나온다. 과연 이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지나면 바로 집이 나온다는 것은 꽤나 낭만적이다. "음 우리집은 두개의 아주 큰 바위 사이를 지나면 바로 나와"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낭만적인가? (무서운가? )





그렇게 해서 통과하면  넓은 대지에 이런 작은 집 하나 나온다. 사실 작은 집은 아닌데, 넓은 대지에 이 집 한채 있으니 작게 보인다. 펜션도 한채 정도 2층에 있는데 성수기에는 따로 받지 않는 듯도 하다.
펜션의 샤워실을 캠퍼들에게 개방해서 캠퍼들은 샤워실 두개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펜션안의 샤워실에는 온수가 안나온다는 것. 하지만 너무 더워서 상관없다.




원래는 성수기 여름에 샤워시설이 없어서 잠시 접었다가 9월에 캠핑을 할 수 있던 곳이었는데 이번에 간이로 만드신거 같다.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간이 샤워시설이 있다. 여기에는 온수를 받아서 쓸 수가 있다. 깔끔하고 좋은 샤워시설을 기대하고 나오는 캠퍼들은 없을거라 보고 이 정도의 시설이라면 뭐 나쁘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난 다른건 다 안가리는데 화장실 만큼은 정말 가리게 되는데 이곳의 화장실은 아주 깨끗하고 냄새따위는 나지 않기 때문에 2박3일동안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신랑은 이런 나를 보고 신기했나보다. 여자들이 왠만하면 야생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느낄텐데 짜증한번 안내고 잘 있다 왔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역시 나는 준비된 캠퍼다! :)

 

정문과 개수대의 모습


들어올때나 나갈때 스스로 문을 열고 닫고 나가야 한다. 문을 열어두면 길을 잘못 들어온 차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파쇄석이기 때문에 소리가 너무 커 다른 사람들한테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해둔 조치인듯 하다. 불편하지만 이 정도는 지킬 수 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정말 소수의 캠퍼들만 들어온 이 캠핑사이트는 마치 친척 집에 놀러온 듯 초대받아 온듯 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불평보다는 이런 공간을 내어 주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니까.

집에 들어가는 입구. 샤워하러 한번 들어 가봤다. 사실 한낮에는 캠핑장에 그늘이 없어 바람이 불지 않으면 좀 더운데, 이곳에 들어오니 시원하여 나가기 싫더라는...




우리가 텐트를 칠 공간!



짜잔...이렇게 쳤다.




신랑이 텐트를 칠 동안 릴렉스 체어 먼저 의자를 꺼내 그늘 아래 앉아 한숨을 돌려본다.




바로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마치 3D 화면을 보는 것 같이 눈이 어지럽다. 현실감이 사라진다. 내가 이 안에 들어와 있는 건지 영화 속 화면에 들어와 있는 건지.
이곳도 이런데 더 큰 자연앞에 서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사진으로는 도저히 전달이 안된다.




이곳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낚시를 하기도 한다. 물가로부터 사이트는 왠만큼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물이 불어나더라도 위험은 없어 보인다.



서울경기 지방은 물난리라는데 아파트가 찼다는데 이곳은 햇볕이 쨍~ 하다. 강원도나 경기도 쪽으로 가려다가 떠나기 전날 바꾼 신랑의 선견지명.



책 읽으며 다음 캠핑 여행지를 골라본다. 하지만 왠지 이곳에 있는 곳들은 모두 만원일듯..비성수기에 찾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나의 취향은 점점 더 '휴양림' 이나 '오지'쪽으로 간다. 하지만 오지가 마음에 걸리는 건 오직 화장실. 사람이 너무 많은 곳에는 가고 싶지 않다.



앗! 이 표지도 송호리에요. 송호리의 소나무밭이군요. 그게 이제야 보이네요.


벌레들이 참 많았는데 후에 송호리 갔을때 벌레가 없던 것에 비교하면 이곳은 정말 벌레가 많다. 물것을 워낙 타는 나는 모기가 엄청 물렸다. 모기약을 안가져 오고 아베다 라벤더를 가져갔다. 바르자마자 효과가 싸~악. 신기할 정도이다.
그러나 치유되는 것이 아니고 진정효과만 있기 때문에 결국 약국에서 모기약을 사야한다.

예전 일본에서 살때 바르던 모기약이 정말 짱인데 어디다가 흘려버렸는지 아깝다. 아마도 일본은 모기들이 우리나라보다 더 무시무시해서 약효도 더 좋은듯. 그 모기약 찾아야 하는데...





해가 뜨다가 다시 이렇게 비가 쏟아진다.



서둘러 텐트를 구축하고 빨래도 뽀송뽀송하게 말려보고 싶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못한다.




식사 후 커피도 마셔보고. (의외로 맛있다. 분명 집에서는 맛이 없던 커피인데...)






비 그친 후 끼는 물안개가 월류봉을 덮는다. 역시 3D다.


이곳은 마치 신선 노름 하기 좋은 장소 1순위! 하면 떠오를 것 같은 곳이다. 현실인지 천국인지...




이 잔디에서 뛰어 놀지는 못했지만 산책은 좀 했다. 가을에 오면 너무 좋을거 같다.







월류정. 정말 운치있게도 지어났다.




곧 이곳의 주인 '달'님이 올 시간...

그러나 흐린 날씨 탓에 그 분 뵙지 못하고...





달 대신 신랑 표현대로 알량한 라이트 한번 켜보고.  옆 텐트들이 가스 랜턴을 켜서 엄청 밝기 때문에 굳이 우리의 랜턴을 켤 필요가 없었고, 더 큰 이유는 벌레들이 너무 달라 붙어서 랜턴을 켤 수가 없다. 그냥 이 알량한 불빛 조금 보다가 다시 철수 하여 텐트 안에 놓았다.


아침을 맞이 한다.

오늘의 아침은 남편이 만들어 준 해물어묵우동. (새우 정말 좋아한다)
더워지기전에 먹고 빨리 텐트를 벗어나야 하는데....



입구쪽에서 바라본 사이트.



더운데 또 열심히 철수 하는 남편.
곧 송호리로 가서 또 설치 해야하는데...끄응..


나는 꼼짝 말고 그늘 아래서 쉬고 있으란다. 역시  내 남편!





이곳에 가고 싶으신가요?

예약이 어려워요. 매주 월요일 오전 8시?엔가 전화로 받기 시작해서 그 주(week)의 예약을 받는답니다. 당연히 주말 예약은 엄청난 운이 따라야 예약이 가능할거고요. 출근 버스에서 전화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여름보다는 가을이 환상일 것 같고요. 전기가 되니 겨울에도 좋을 것 같아요. 여름은 그늘이 없어서 쪼금 더울 수 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낮에는 차로 시내 관광을 하다가 저녁에 들어오더라고요.

이곳은 정말 소수의 인원만 예약이 가능하고 단체 캠핑은 안된다고 하네요. 텐트와 텐트사이가 그리 넓은 것이 아니여서 시끄러우면 절대 안되고요 파쇄석 걷는 것 조차 조심조심 걸어줄 수 있을 정도의 에티켓을 가지신 분이 가야 할것 같아요.
다행히 우리가 있을 때에는 다들 잘 지켜 주셔서 기분 좋게 있다가 올 수 있었고요.
애들 데리고 가실 분들은 잔디에 뛰어 놀게 하는건 좋겠지만 사이트에서는 뛰지 못하고 조용하도록 주의 주시는 것은 감안해주셔야 할듯 하고요.
(잔디밭에서 공놀이도 하고 잠자리도 잡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뭔가 숨겨두고 혼자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이었어요.



CAMPING

영동 송호리 국민관광단지


과연 소나무가 많은 동네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키 큰 소나무는 500년 이상 자란 나무들이다. 금강 옆에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다만 국민관광단지란 이름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더럽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니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한쪽엔 이런 방갈로가 있는데 안에 에어컨은 없을 것이고 더워 보인다...1박에 2만원이라고 한다.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소나무 숲. 이곳의 크기는 가늠이 안될 정도로 넓다. 아마 그 중에서 사이트는 1/3만 쳤나보다.




우리가 1박 한 이용요금은 3500원이다. :)

 







강가에 위치를 잡는 것이 명당이라고 하는데 사람들과 좀 떨어져 있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물기있는 잔디를 걸어다녀야 하는 일도 작은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날라 다니는 것도 별로이며 그보다는 소나무 숲 사이에 자리를 잡자 하여 자리를 옮겼다.



소나무 숲 사이에 누가 곱게 물길을 파 놓았다. 우리는 그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였다. 덕분에 남편의 수고를 덜었다.


온 몸을 땀에 사우나 한 남편이 완성한 사이트. 텐트 완성은 20분이면 되는데 만들어 놓고도 각 잡느라 1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따라다니며 부채질 좀 해주다가 구석의 릴렉스 체어에 앉아 쉬다가...나는 더위를 먹었는지 기운이 점점 떨어진다. 그냥 앉아서 쉬었으면 좋겠다. 어서어서 설치를 끝내야 하는데...


사이트를 구축하고나서 샤워를 하고 캠핑장을 돌아본다. 약간 흐린 날씨에 구름만이 멋있게 금강위를 흐른다. 
한쪽에만 바글바글 몰려있지 나머지 광활한 사이트들이 모두 비어있다. 간혹 텐트 한동씩을 보기도 한다.












조용히 흐르는 금강위로 비가 내린다. 몇 달전 이곳에서 있었던 사고는 벌써 잊혀진듯 하다. 자나깨나 조심조심.
특히 야외에 나가서 들뜬 마음에 아이들이 사고를 치기 쉽다. 부모들도 야외에 나왔다고 '자~ 맘껏 뛰어 놀아라' 라고 버려두기 쉬운데 그럴때 사고가 난다. 남의 가족까지 파탄나게 했던 한 아이의 물놀이 사고.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음 날 캠핑장의 아침에 해가 비춘다. 6시면 어김없이 깨어지는 탓에 (밤에도 일찍 자니) 혼자서 캠핑장을 둘러본다.
역시나 부지런한 사람들이 일어나 책을 보기도 하고 아침식사 준비를 하기도 한다.

이웃을 잘만나야 한다. 몇 가족이 함께 와서 아주 커다란 행사용 타프를 칠때 알아봤다. 텐트 3개를 치고 그 어마어마한 타프를 칠때 신랑에게 "저 사람들 오늘 밤새 술 마실거야" 했는데 정말 새벽까지 술 마시고 큰소리로 얘기를 했단다. 밤 깊은 소나무 숲에서는 꽤 멀리까지 소리가 퍼져 나간다. 그들은 그들의 목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릴지 몰랐을 거고, 조용하고 어두운 주위가 마치 '사람 하나 없는'듯 느껴졌으리라...

우리는 항상 캠핑 가면 영화 틀어 놓고 20분도 되지 않아 잠이 든다. 물론 아침은 6시쯤 깬다. 둘다 술을 마시지도 않고 난 원래 초저녁잠이 많고, 다행히도 한번 자면 업어가도 모르기 때문에 불편없이 텐트 안에서도 잘 잔다.
신랑은 그 시끄러운 가족 때문에 도중에 깼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당신 말이 맞았어" 란다.

공공장소를 함께 즐겁게 이용하려면 일본의 '메이와꾸'정신이 절대 필요하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정신.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일본의 캠핑장 모습이 너무 궁금하다. 상상대로 저녁에 술먹고 시끄럽지 않을것인지 아님 그들도 똑같을지...
일본 친구를 보면 뭐 다를거 없을거 같기도 하고. ^^



철수를 하는데도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이제 그만 송호리를 떠날때가 되었다.
살다가 때때로 이곳의 높은 소나무들을 기억하게 될거 같다.








민주지산 휴양림을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도마령에 가보려고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도마령은 민주지산 휴양림을 가는 길이란다. 결국 민주지산 휴양림까지 다녀와 본다.

그런데 영동에서 민주지산 가는 이길들이 정말 너무 멋있다. 강원도의 산길을 돌고 도는 듯 이곳의 산길도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심성이 착할 것만 같다. 욕심도 없고 세상에 미련도 없고 그저 자연에 순응하면서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것 만 같다.






민주지산은 해발 700미터에 위치해 있어서 이 무더운 날씨에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기자기 하게 장승들이 서 있고 버드나무 자갈길도 있다. 가을엔 얼마나 멋있을까 상상이 된다.








민주지산을 등산하고 황토방에서 찜질을 하면 정말 딱이겠다. 하지만 이곳 캠핑장은 데크와 데크사이가 너무 좋고 그다지 캠퍼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는 듯 하다. 이곳에서 캠핑보다는 휴양관을 하루 빌려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정말 왔다가면 마음의 치유가 될거 같은 치유의 숲이다.


민주지산을 출발하여 오늘의 목적지 진안으로 향한다. 급 배가 고파진다. 하늘은 흐려진다.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한다.



대학찰옥수수...요즘은 옥수수도 대학나온 대학찰옥수수가 유행이란다.
2천원에 3개를 사서 개눈 감추듯 먹었다.







진안 시내에 도착.
요즘 지방의 간판 사업덕분에 어딜가나 깔끔한 간판들을 볼 수 있다.





진안 시장








먼저 마이산으로 밥을 먹으러 간다. 이곳에서는 등갈비가 유명하단다.
커플셋트로 3만원.















마이산의 벚꽃집이란 곳이다.




마이산으로 가는 길...덥지만 길이 너무 운치 있다. 조용하고 그늘도 많고 슬리퍼를 신고 올라갔지만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정도다.















 마이산..남들은 몇번씩 와봤다고 하던데 난 이제야 와본다. 작고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신랑이 너무 멋있어서 꼭 가봐야 한다며 힘들다는 날 끌고 왔는데 내가 반응이 시원찮으니 실망한듯 하다. 하지만 너무 덥고 힘들어서 그렇지 절이 이쁘고 신기했다고요. :)

 



 
사실 난 이곳 홍삼스파를 오기 위해 진안에 왔다. 친구가 다녀와서 강추했던 곳. 늦은시간 가서 모두 마지막 타임에 스파 코스를 다녔다. 7개의 코스를 돌아가면서 받는 것인데 커플로 받기에 딱 좋다.





노천탕에서 바라본 마이산의 모습.

이곳에서 나와 전주로 가서 콩나물국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9시에 출발하니 정체도 없고 3시간만에 도착.

휴가동안 너무너무 수고해준 남편님꼐감사!


 



오늘의 일정
월류봉 등산 - 등산 포기 - 반야사 - 달이 머무는 집 - 와인코리아



월류봉에 등산하기 위해 등산화와 등산복을 챙겨 왔다. 미리 에넥스 공장 후문쪽으로 올라간다는 정보를 얻어 에넥스 공장으로 향했다. 깨나 더운 날씨다. 오늘도 이곳은 비가 안내리고 햇볕만 쩅쨍이다.

등산 양말을 놔두고 온 것을 확인하고 다시 달집으로 가서 양말 챙겨서 에넥스 공장 도착.
큰맘 먹고 등산을 시작해본다.



가다 보니 이렇게 안내판이 있는데..안내판만 있으면 뭐 하노, 위쪽으로 가는지 아래쪽으로 가는지 양갈래에서 헤깔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조금 더 길이 나있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아 한참 걸어가는데 '웰빙타운'이라는 폐가가 나온다. 그냥 폐가 한 채도 아니고 여러 가게들이 모두 망해서 정말 무섭다. 둘이 왔는데도 무서워서 얼른 이길이 아닌가보다 돌아가자 하여 돌아오는데 결국 그 길이 맞았나보다. 아직도 확실히 어떤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 다시 올라와 이 안내판에서 위쪽으로 향해본다. 여전히 사람은 아무도 없고 태양은 뜨겁고 갑자기 '뱀'이 나올까봐 등이 오싹해진다.
남편에게 돌아가자고 해본다. 등산하자고 잔뜩 얘기해 놓고는 막상 내가 돌아가자고 하니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긴 하지만... 앞으로 사람 없는 등산은 하지 않겠다. 정말 무섭다. -.-;;;


나중에 펜션 사장님께 물어보니 이곳 사람들은 월류봉 등산 길 잘 모른다고 한다. 외지 사람들에게나 더 잘 알려진 듯.

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에 갔을때 동네 사람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 본적 없이 얘기만 들어봤다고 했던 것처럼, 서울사람들이 한강 유람선 안타는 것처럼...그러한가 보다.

결국 경로를 바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본다. 다음 가 본 곳은 와인 코리아.


와인 코리아 방문

영동이 포도의 도시라는 것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되었다. 와인코리아라고 와이너리가 있다고 하여 가 보았는데 사람도 없고 썰렁한 분위기에 밖에서만 둘러보고 왔다.
주말도 아니고 사람도 없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라도 할라 쳤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저 간판은 왜 저렇게 한글로 크게 '와인 코리아' 라고 썼을까....신랑이 보자마자 내가 사장이라면 간판부터 바꾸겠단다.


사람들이 없다.




















내가 사장이라면 이 현수막을 걷어 치우겠다. 분명 위의 '체험장, cave,판매장' 까지는 괜찮았는데 이 꽃분홍 현수막이 뭐란 말인가?



한쪽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더워서 여름의 낮에는 이용할 수가 없을 듯 하다. 두 사람을 위해 에어컨을 틀 수도 없고.
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꽤나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무대라고 마련된 곳에서 라이브 콘서트만 하지 않는다면.













결론적으로 이 와인 코리아는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하여 잘 만들어 놓은 곳임에 틀림없다.
다만 운영을 함에 있어서 점점 망가지는 듯 하다. 운영하는 업체가 개인인지 회사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이미 멀리 날아간듯하다.

잘 만들다가 완전히 삼천포로 빠진듯한 느낌. 이런 곳에 이렇게 잘 만들어 놓은 와이너리가 있을까 싶다가도 곳곳에 숨겨진 촌스러운 코드들이 안타깝다는 생각만 든다.




노근리 사건 현장

영동 읍내를 가다가 보면 굳이 찾아 가지 않더라도 노근리 사건의 현장을 찾을 수 있다.



도대체 왜 미군들은 이곳 민간인들을 쐈을까...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렇게 복원작업중이다.












반야사 가는 길.

이곳에는 반야사라는 절이 있다. 첩첩 산중에 쌓인 작은 사찰이다. 반야사란 지혜로운 문수보살을 말한다고 한다.  절 주위에 문수보살이 있다고 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절경 중 하나가 망경대 위에 지어진 문수전이다. 대웅전에서 150미터 쯤 더 들어가면 있는 곳인데, 가는 길이 쉽지 많은 않다. 풀들이 우거져 한사람 겨우 걸어갈 만한 공간이 나온다.





반야호라는 호수.





























문수전에서 내려다 보는 석천계곡이다. 산새가 아름답다.






여기까지 어렵게 올라가고 보니 또 땀이 비오듯 한다. 다리에도 모기들이 이리저리 물고. 물것을 유난히 타는 체질이라 한번 물리면 벌겋게 오래간다. 더군다나 뜻하지 않게 치마를 입고 온 바람에....-.-;;




이렇게 대웅전 뒷 모습이 호랑이의 형상을 하였다고 한다. 일부러 하려고 해도 못할거 같다.



우리의 숙소 달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월류정의 모습.







 

CAMPING


작년 이맘 때 "이제 부터는 한국 여행을 많이 다니자" 했던 다짐들은 정말 너무나 잘 지켜지고 있다.
거의 매달 구석구석 여행을 다니고 있으니..

그래서 이번에 정한 곳은 '단양' 우연히 이름을 듣고 '그래 결심했어. 이번엔 단양8경을 가자'였다.
아껴 두었던 여름휴가를 이 황금의 계절 가을에 쓰는건 나만의 오랜 휴가 요령!

산행에 자주 같이 한 지윤언니와 민희에게 제안하고 금요일~일요일로 날짜를 정했다.
그냥 정했는데 날씨는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다운 초가을의 하늘을 선물로 줬다.

매번 느끼는 감동을 이곳에서도 받았고, 함께 감동하고 즐거워 하고 웃었던 친구들 덕분에 무엇보다 풍성한 여행이 되었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여행.

단양 오토캠핑장 도착

점심 때쯤 만나 출발해서 오후에 도착한 단양 오토 캠핑장. 자연휴양림 캠핑장과 오토 캠핑장을 둘러 본 후 캠핑 초보들이 사용하기엔 아무래도 편의시설이 좀더 잘되어 있는 오토 캠핑장을 선택했다.

다행히 아직까진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나름 좋은 자리를 맡았다. 한쪽에선 텐트를 설치 한쪽에선 열심히 식사 준비.
텐트 옆에 나무 식탁이 있었으나 '타프'(천막)가 없는 우리는 그늘로 가서 갖고 온 테이블 셋팅을 하고 밑반찬과 흰 쌀밥을
너무 맛있게 먹고...커피 까지.





앗..라면도 끓였었군.


저 뒤에 어렵게 친 텐트와 한산한 캠핑 사이트.
첫날의 고요함은 둘째날 아이들과 캠핑족들이 들이 닥치면서 분위기가 완전 반전된다.

꿀맛이라며 열심히 먹고 있는 일행 민희와 지윤언니...
민희의 코펠밥은 한번의 실수도 없이 perfect !



예전 직장 그만 둘때 선물로 받은 라디오를 처음으로 개시했다.
여행 좋아하는 날 위해 특별히 고민했을 최부장님의 마음이 새삼스레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사실 이번 여행에서 이 라디오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피커와 아이팟을 챙겨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팔고 있는 이 라디오를 보고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아직 밧데리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미안하다..그 동안 널 잊었구나'

이상하게 아웃도어에서는 mp3 의 음악보다 이 라디오가 그 맛이 특별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야외에서는 라디오가 최고라는 사실!
무엇보다도 너무나 좋은 라틴음악 스테이션이 잡히는 라디오도 우리의 분위기를 업 시키는데 충분히 일조를 했다.


그리고 이 테이블보는 여행 떠나기 전날 동대문 시장 가서 이것저것 천들을 사오는 김에 함께 준비한 테이블다.

여행 내내 칭찬을 들었던 이 테이블보. 담엔 날라가지 않도록 식탁 아래로 고무 찍찍이를 부착할까 한다.



솟대 박물관에서 만난 솟대들

차를 몰고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솟대 박물관은 바로 청풍호가 바라보는 기가 막힌 곳에 세워져 있었다.
사람도 없고 박물관을 세우신 조각가이자 이 박물관 관장님, 잘생긴 개 두마리가 반겨줬다.
















청풍호를 바라보고 있는 솟대들...석양이 지는 곳의 이 솟대들은 한폭의 그림...그 밖에 다른 말이 필요치 않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분이 바로 조각가이자 박물관 주인님.
가끔 이곳에서 전시회도 하고 하는가보다.
뒷 뜰에는 잘 손질되어 있는 정원과 소나무들..아마도 산책로도 만들어져 있는 듯 하다.
가을과 너무 잘 어울렸던 곳.



사람들 오면 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친절한 복실씨



우리는 박물관에서 기념 엽서 사진을 한장씩 사서 다음 장소로 고고씽.
이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좀더 앉아 있어도 좋을거 같다. 다음 번에 단양갈때 꼭 다시 들려서 천천히 즐기며 차도 마실곳!!



정방사

대한 민국 최고의 화장실...이라고 하면 웃을 지 모르지만 이곳을 추천한 민희는 자신했다.
차로 4분 거리..걸어서 올라가는데 40분. 난 크룩스 고무신을 신고 겁없는 도전을 한 것이다. 최고의 화장실을 보기 위해서.
알고 보니 차로 올라가는 그 길을...



이곳이 바로 그 '해우소'이다. 이쁘게 한자로 '解禹所' 라고 쓰여 있고 그' 옆에는 한글로 '큰근심'칸 '작은근심'칸이 쓰여져 있다.
허나 비위가 심하게 약한 나는 심하진 않지만 약간은 나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그만 그 최고의 화장실을 들어가지는 못하고
문틈사이로 보이는 그 창문을 봤다.

산을 내다보며 뚫린 창문 하나 사이로 바람을 맞으며 근심을 해결하는 너무나 운치 있는 그곳.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화장실.


                                                                       화장실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출처 블로그ㅣhttp://neowind.tistory.com/341  


또 앙증맞게 다람쥐 먹으라고 이렇게 도토리도 놓여져 있었다.
이 곳은 뭔가 굉장히 시적인 곳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은 절로 시가 읊어질듯 하다.

 


정방사에서 내려다보는 청주호와 겹겹히 쌓인 山



저곳에 앉아 산으로 둘러쳐 있는 풍경을 보노라면 마음은 절로 평안해진다.


















석문

단양팔경 중 하나인 석문에 도착했으나 너무 늦게 도착하여 찍은 사진은 이것 하나.
프레임처럼 이쁜 마을과 호수가 석문의 틈으로 보이는 것이 정말 이쁘다.






너무나 흔들려 버린 도담산봉 사진...너무 늦게 도착해버렸다.





잘 끓고 있는 찌개와 밥


그리고 준비한 저녁 식사.
먹느라 깜빡 잊은 우리의 화로 숯불구이의 명장면. 놓치고 말았다.

너무 맛있었다. 특히나 허브솔트와 바질이 더더욱 맛있게 해주었으니..
나는 와인 한잔 먹고 뻗고, 나머지 두 분은 좀더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다가 주무신듯.




사실 컵 받침으로 만든 것인데 수저 받침으로도 딱 좋아요. 다만 시간이 없어서 두개만 만들어 간...




아침 준비중인 친절한 민희씨.
장기 : 코펠에 밥 하기. 맛있는 누룽지 만들기, 소리로 불의 양을 조절하는 김장금
오늘은 아침도 먹고 산에 올라가서 먹을 도시락도 준비하는 날!


둘째 날, 소백산 등산

예상 소요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오늘의 등산. 우리는 점점 산악인이 되어가고 있는가? 뿌듯해 하며..
그러나 아직도 숨은 가쁘고 너무나 힘들다.

한참을 그렇게 힘들게 말없이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이런 신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연화봉들... 소백산은 충청도 단양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경북 영주서 올라오는 코스등 몇개의 다양한 코스들이 있다.
다음 번에는 연화봉, 희방사 코스도 가보기로 했다.

소백산....정말 아름답다. 지리산보다 좀더 아기자기하고 예쁜...
이렇게 4시간 땀을 흘린 자에게만 보여주는 아름다운 절경을 그 무엇으로 표현하리...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우리는 불렀다.








사진은 그 아름다움을 절대 다 잡아 낼 수가 없다.

바로 저 꼭대기가 비로봉. 정상이다.










너무 이쁘게 놓여져 있는 산장





4시간 올라가서 2시간 이내로 내려온듯 하다.
내려와서 발지압장에서.




우리가 등산 후 찾은 곳은 바로 사우나, 온천, 목욕탕.
어렵게 찾아간 목욕탕은 5천원. 타올도 수건도 비치되어 있는 깨끗한 목욕탕.

등산 후 목욕에 몸이 저절로 나른해지며 몸이 다 풀린다.
오늘 밤은 더 잘자겠군..






어디서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인 내가 6시쯤 일어나서 한 일은.
슈퍼로 차를 끌고 나가 부탄가스 사오는 일이었다.

친절한 슈퍼 아저씨도 만나서 아침인사도 나누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저 호수에 걸친 물안개.
장관이 아닐 수 없어 얼른 카메라 부터 찾았다.



여기는 원래 가려고 했던 자연휴양림이다. 오토캠핑장에서 2킬로 남짓 걸린다. 좀더 한적하고 좀더 운치 있는 듯 하다.





"하늘 좀 봐...너무 이쁘지 않냐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 이 너무나 아름다운 가을. 그중에서 높디 높은 한국의 가을 하늘.
이 가을 하늘이 그리웠다.


자...이번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가기 전부터 설레여서 잠을 설쳤고, 아웃도어에 대한 모든 로망을 다 펼쳐보고 오겠다는 나의 계획은 다 이루어졌다.
정말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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