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여행 이틀째>
19세기 최고의 인물 중 하나인 추사 김정희의 고택은 이번 예산 여행 중에 잊지 못할 곳이었다.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듣고 적은 나이에 높은 관직에 오르며 시와 그림 산문에 학자이기도 한 그는 진정 천재였던 것이 분명하다.
그 만큼 그의 삶도 기구 하여 정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유배를 두번이나 갔다고 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차를 타고 둘러보고 가려고 했다가
그 모습에 반해 관리소에서 우산을 빌려 좀더 구경하기로 해본다.
비오는 날 고택에 아무도 없이 우리만 이곳을 온전히 차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감동스러웠다.
곳곳에 씌여져 있는 그의 글씨는 한폭의 그림이자 예술 그 자체다.
늘 한옥을 노래 부르던 남편에게 왜냐고 물으면
비 오는 날의 한옥이 너무 좋아서라고 대답하곤 했었다.
오늘 이곳은 당신 것이다.
나는 처마 밑에서 차 한잔 마시다가 짧은 낮잠 한숨 자면 좋겠다.
뒷 마당길 조차 작은 숲길이다.
작은 감이 매달려있다.
이곳에서 맞는 이 비는 잊지 못할거 같다.
이 길은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정원길이었으면 좋겠다.
아니다. 욕심이다.
그저 이렇게 밟아 볼 수만 있어도 그저 좋다.
그리고 추사 고택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백송
이곳은 정말 차 안에서만 쉬리릭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이제 정말 떠난다.
우여곡절도 많고 우왕좌왕했지만, 이런것도 여행.
뭐든 즐기는 자를 이길 순 없다는 말이 맞는 듯 하다.
즐기면 힘들지 아니하다.
다음 달에 아마도 또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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