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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도

치악산 대곡야영장 백패킹 캠핑

CAMPING

 

치악산 대곡야영장


 

치악산에 도착하여 백패킹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전에 남편이 혼자 와봤기 때문에 해는 지더라도 별로 걱정이 되진 않으니 다행이다.

 

작은 랜턴 불빛 하나 의지 하고 주차장부터 20분 정도 걸었나, 텐트 불빛이 하나 둘 보인다.

 

긴 여행 끝에 숙소를 발견 한 것만큼이나 반갑다.

다행히 자리가 많이 있어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계곡의 물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보이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다.

 

그 덕에 옆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음들은 자연스레 묻히니 괜찮다.

 

 

술을 못하는 나는 이곳에서 술 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에 남편에게 술 하나만 사다달라고 부탁을 했다.

 

버드와이저와 안주꺼리들을 사왔는데

 

처음 두 모금 너무 시원하게 잘 들이키고 나서 화장실 갈 걱정도 되고 배가 급 불러와 못 마시고

남편이 나머지 마셨는데 다 마신건지 어쩐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 부부에게 저 한캔은 양이 좀 많다는 사실.

 

라디오에 계곡소리에 약간의 알콜에...숲속에서의 밤은 정말 길고도 깊다.

 

 

 

 

작은 랜턴이 꽤 밝고, 깜깜한 산 속에 들어와 있으니 저 불빛이 훨씬 더 밝게 느껴진다.

습한 기운이 어느 정도 저 불빛에 날라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도 역시 곯아 떨어진다. 예민하지 못하여 잘 자는 것인지 몸이 피곤하여 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새벽에 후다닥 비 떨어지는 소리에 남편이 일어나 바깥 텐트 공사를 하는 듯 하였는데

나는 그새 잠에 떨어졌다. 이래저래 나오면 남편이 할일이 더 많아진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폰 하나 챙겨서 산책에 나선다.


화장실 옆에 자전거로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밤새 쏟아지는 비에 어찌 되었나 궁금하기도 해서 가봤더니 벤치에는 없고 자전거는 그대로 있으니

어떻게 된 건지 걱정된다.

 

와이프가 싫어해서 혼자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던데, 텐트도 없이 저리도 힘든 자전거 여행은 나도 자신이 없다.

 

어찌되었든 대학교때 고생하며 노숙하고 다니던 기억도 나고...

여행 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부디 지난 밤 무사하셨기를...

 

 

 

화장실은 깨끗하게 정리 되어 있고, 아침 일찍 청소를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상당히 좋은 편이다.

 

 

옆으로는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계곡도 물이 어찌나 맑은지 쳐다만 보고 있어도 눈이 다 시원해진다.

 

 

 

 

 

 

 

 

 

 

 

 

비가 내리고 난 다음 아침의 숲 만큼 좋은 것이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나는 정말 숲에 중.독. 되었구나.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보고는

숨을 깊게 내쉬며

요가도 해보고 숲의 나무들과도 얘기 해본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영향인지 나도 정신집중하고 진정으로 숲을 사랑하면

나무들과 대화가 가능해질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봤다.

 

 

 

 

 

 

숲이 쉽게 마음을 열어 보여줄 지는 모르겠다.

 

 

어느 새 밤이 떨어지는 계절에 와 있나 보다.

올 가을엔 꼭 엄마 모시고 밤 따러 가야겠다.

 

 

 

 

 

 

 

 

 

 

 

 

 

밤새 안녕?

 

 

 

 

 

천천히 산책을 마치고 텐트로 돌아오니 정말 백패킹 해야 가능한 사이트라 그런지 알파인 작은 텐트들이 많다.

리빙쉘만 보다가 알파인 모여있는 것을 보니 아기자기 귀엽다.

 

아직 해는 나지 않았지만 빨래도 좀 걸어보고.

 

 

 

 

어제 원주 시내에서 산  빵과 스프, 소세지, 계란후라이, 우유가 오늘의 아침.

 

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커피도 갈아 주시겠단다.

 

더 있고 싶은데, 산도 좀 오르고 싶은데

남편의 몸상태가 메롱이다.

그도 그럴 만한게 운전도 혼자 다 하고 텐트 치고 뭐 하고

정말 남편이 고생하는 만큼 나는 하는 게 없구나.

 

아쉽다. 가을에 오면 꼭 산을 올라야지.

내 가방에는 먹을 것이 잔뜩있었기에 내려가는 길은 조금 쉬워지려나.

 

이곳은 7-8월만 오픈한다고 하니 아쉽다. 마음 같아선 매주 틈나는 대로 오고 싶을 만큼 좋다.

 

 

 

짐을 많이 줄이긴 했는데 아직도 더 줄여야 한단다.

내 생각엔 텐트도 더 가벼운 텐트로 바꾸고 망치만 빼도 훨씬 가벼워질거 같은데요...라고 말은 안했다.

 

 

 

 

 

 

 

 

 

내려오다 구룡사 앞에 있는 까페에서 파는 팥빙수 5천원이 눈에 보인다. 목도 마르고 잠시 쉬어 가자는 심산에.

올 여름 팥빙수 정말 많이 먹는거 같다.

비싼 제과점의 1만원짜리 팥빙수 보다 맛있게 느껴진다.

 

 

 

 

 

남편의 가방에 기댄 내 가방

저 모습을 보고 우리의 모습같다며 뿌듯해 한다.

실제로 여행 다니며 남편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땡큐, 여보 -

 

 

 

 

 

앞으로도 열심히 다니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