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송지호 캠핑장의 성수기 예약은 당연히 실패다. 10시 10분 전 알람을 맞춰 놓고 사이트 열어 놓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해보고. 

혹시라도 영향을 줄까 모든 프로그램은 다 꺼 놓고 10시 땡 하자마자 들어가서 선택을 하지만 변변히 실패. 아예 사이트가 다운 되어 버린다. 그러다가 결제까지 갔는데 결제단에서 이미 끝났다며 실패.


그래 안간다 안가! 치사하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꼭 성수기에 갈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주말에.


그래 휴가를 6월에 쓰면서 선착순일때 가자. 비록 송지호 오캠장 바로 앞에 있는 해수욕장은 쓸수 없겠지만 어차피 물놀이도 안 좋아하자나.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물놀이가 가능한 곳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생전 없던 튜브까지 미리 사본다. 


예전에 괌에서 물놀이 한다고 튜브 위에 잔잔한 바닷가에 조금 누워있다가 멀미를 하는 걸 마지막으로 물놀이도 안녕~ 이었는데...


어쨌거나 우리는 송지호 오토캠핑장으로 간다. 



도착했더니 정말 텐트가 10동도 안 쳐져 있다.

우리는 과히 명당자리라 할 수 있는 바닷가 맨 앞자리에 있는 자리를 선택한다.


대부분 두개의 데크가 붙어있는데 한팀이 두개씩 쓰는 호강까지 누려본다.


 


텐트 바로 앞에 있는 산책길도 걸어 보고.


그늘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리 가까운 바다에서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전혀 더운 것을 모르겠다.


 


북쪽에 가깝기 때문에 아쉽게도 이렇게 철책으로 해안선은 막혀 있다.


저 철책선만 아니면 정말 끝내 줄텐데 말이다.


(어서 통일이...)

 

 


밤이 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긴팔을 챙겨 입는다. 랜턴도 켜고 데크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라디오를 듣는다.

가끔씩 모기가 괴롭히긴 하지만 선뜻 텐트 안으로 들어가기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조용히 바닷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하늘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가



스르륵 잠이 들듯 하여 텐트 안으로 들어가니 따뜻하다.



'여보 들어갑시다, 입 돌아가요~'


 

 


 


 



그리고 밤


나는 왠만해서 캠핑장에서 중간에 깨지 않는데, 이상하게 두번이나 깼다.


새벽에 들어오는 차들이 자리를 둘러 보기 위해 자갈 밭을 조심히 지나가는 소리도 크게 들린다.

거기다가 설치 한다고 팩까지 박으면.. 본인은 모르겠지만 텐트 안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치게 된다.


게다가 가장 진상 오브더 베스트 진상은


바로 옆옆집의 남자 셋인지 넷인지..


해뜨는 걸 보고 술주정 하며 혀 꼬부라지는 소리로 욕을 하며 텐트로 들어가던 사람들. 


바로 들어가지도 않고 한참 실랑이를 하고 허공에다가 욕을 쏟아 붓다가 들어갔다.


그 옆의 집 사람들은 정말 밤새 '도를 닦았을 것'이다.


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으로 치면 진상들은 운 좋은 줄 알아야 한다.




그래도 송지호의 아침은 아름답다.


 

 

나와 보니 이미 사람들은 편안한 의자들을 들고 나와 태양을 말없이 바라보기도 하고,

책을 읽고 있기도 하고 저마다 가장 편한 모습으로 송지호의 아침을 즐기고 있다.


그들을 구경하는 일도 평화롭다.


나도 따뜻하게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사람이 가장 릴렉스 되는 순간에 대한 환경 설정이 있다면 이런 모드를 반드시 추가 해야한다고 생각해본다.



 


드디어 해는 높이 뜨고 아침식사 준비로 

 


 

 




간단한 우리의 아침은

역시나 빵과 커피~


빨간 우리집

 





다른 집들은 역시나 크게크게 우리집이 제일 작다.



선물 받은 라벤더를 텐트에 달아보니 정말 이쁘더라는.

 

 

 


빨간 타프와 파란 하늘과 초록의 풀밭


자연이 만들어 내는 가장 아름다운 색

 




 

깨끗한 시설

 


화장실도 깨끗하다.

아주머니들이 몇번씩 청소 하는 듯 하다.

 



 


무엇보다 송지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온수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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