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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Diary

이상한 기분

가까운 분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한때 상사로 모셨던 분의 부고 소식은 꽤나 우울하다.
그 분이 남겨 놓은 블로그의 투병기를 하나하나 다 읽자니 너무나 덤덤하게 약들 이름과 치료 방법들을 적어 내려간 글들 하나하나가
그래서 더 슬프다.
끊임없이 본인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려고 가족들을 위해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 힘든 항암 치료를 이겨내는 모습과 기도 하는 모습.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추천 받아 간추린 후 주위 사람들에게 다 읽으 신 분들 보내달라고 쓰여있고, 댓글로 서로 보내겠다고 쓴 글들.

그러다가 뚝 끊기는 그의 투병일기.






잘살다가 누군가의 죽음, 특히나 젊은 나이의 죽음을 전해 들을 때마다 우리는 '사는게 뭔가', 왜 그렇게 악착같이 살았나, 좀 베풀걸. 좀더 주위를 돌아볼걸 하다가 금새 잊게 된다.
안타깝지만,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그런데 난 요즘 그 일이 있기 전부터도 계속해서 '산다는거'와 '잘 죽는다는거'에 대해 좀 오랫동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엄마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님 그럴 나이인지도 모르겠고. 원인은 정확히 모르겠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 지기도 하고 그래서 우울해지기도 하고, 잘 살아간다는것과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가 낸 결론은 '현재에 충실하자'

그냥 현재에 계속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 죽는다 해도 그렇게 억울하지 않지 않을까?라는 생각.


삶과 죽음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종이 한장 차이이다.

아침에 "잘 다녀와" "잘다녀올께" 하고 헤어지지만, 친구와 헤어지면서 "다음에 봐" "그래, 다음에 봐" 라고 하지만
그게 언제든지 마지막 인사가 될 수 있다는거.

그런 사건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그 분의 부고를 듣고 또 여기까지 와버렸다.
오늘 하루 종일 어둡다.

그분을 위해 조용히 기도해본다. 이젠 고통 없이 편히 항상 웃던 그 얼굴로 편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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