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프로방스의 꽃을 보고 싶었는데....
숙소도 정하지 않고 파리에서 출발할때 인터넷으로 예약만 했다. 그 예약이 컨펌되지 못한건 아비뇽에 도착한 후
전화를 걸었을 때다. 친절하게도 다른 숙소를 알려주겠다고 했고, 가이드 책에 나온 다른 숙소로 전화를 해보는게 좋겠다 싶어 거절했다.
그때 한국 여자 한명이 다가왔다. 내가 한국 관광책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와서 아는 체를 한 것이다.
영국에서 유학중인데 이곳에 친구들이 방학을 보내기 위해 와 있어서 그들을 만나러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한테도 와서 같이 어울리자며 전화번호를 주었다. 나이도 비슷해 보였다.
아마 파리나 로마 같이 한국 관광객이 많은 도시였다면 아마 쉽게 지나쳤을 것이다. 오랜 유학생활에 한국인이 그리웠을지도 모르고 한국인이 별로 없는 소도시에서 나를 만나 더 반가웠을 지도 모른다.
여행을 할때 좀더 방어적이 되거나 좀더 쉽게 남을 받아들이게 된다. 아마 그때 그녀는 좀더 쉽게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었고 나는 방어적이었던거 같다.
조금만 마음을 열거나 용기가 있었으면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도 있었는데...난 그렇지 못했다.
그날 밤 호텔에 앉아 아주 잠깐 고민을 하긴 했다. 해는 길어서 저녁을 먹고도 아직 훤했고 혼자 어슬렁 되기에는 도시는 너무나 작았다.
그런 내게만 아비뇽의 밤은 일찍 찾아오고 간단히 요기를 마치고 혼자 쓸쓸히 호텔로 향했다.
아비뇽에는 유명한 연극 축제가 일년에 한번 있는데 그 시즌만 아니면 일년 내내 이렇게 한산하다고 한다.
사실 딱히 볼 건 없다.
다음 날 일찍 거리로 나가보니 벌써 관광객들이 도착하였다. 오늘은 특별히 제향군인회의 모임 같은게 있는 날이다.
모두들 군복을 입고 노인부터 젊은이들끼리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많은 사람을 본 주말 아침. 먼 곳에서도 관광차가 일찍 와서 숙박없이 바로 떠난다.
'아비뇽의 유수' 잘은 몰라도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아비뇽의 연극 축제'만 알고 이곳을 찾을 때 난 뭔가 문화 예술적인 도시라고 생각했다.
교황청이 70년 동안 이곳 아비뇽에 있었다.1305년 선출된 프랑스인 교황 클레멘스 5세는 프랑스왕의 강력한 간섭을 받았으며, 로마로 들어가지 못한 채 프랑스에 체류하게 되었다.
교황은 초기에 아비뇽 북동쪽에 있는 카르팡트라스에 정청을 설치하고 아비뇽에 거주했으나, 제4대 클레멘스 6세 때인 1348년 프로방스 백작 겸 시칠리아 여왕으로부터 아비뇽을 사들여 파리 왕궁을 모방한 호화스러운 교황청 궁전을 건조하였다.
호텔 창문에서 바라본 골목. 정감 있는 이 골목이 너무나 좋다.
두고두고 생각날거 같다.
운 좋게도 두번 째 날은 트윈룸으로 좀더 넓은 방으로 옮겼다. 아주머니는 아비뇽 연극 축제기간이 아니라 방이 많다며 나보고 운이 좋다고 했다.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있는 유럽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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