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핑크로 유명한 독일의 여감독 도리스 도리의 영화이다.
한 노인이 의사에게서 암 진단을 받는다. 옆에 그의 부인이 있다. 집으로 돌아와 그들은 짐을 싸기 시작한다. 도시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보러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들이 도착하고 자식들은 그다지 반가워 하지 않는다.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병을 알리지 않는 체 불편한 생활을 몇일 씩 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두 부부는 여행을 다시 떠난다. 그 여행지에서 아내가 먼저 죽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의 주검을 발견한 남편은 패닉에 빠져든다.
그리고 일본의 후지산을 그리워 하던 아내를 대신하여 그녀의 소지품들과 옷을 준비한체 일본에 있는 아들에게 간다. 그 역시 회사일로 바쁘다. 아버지가 와 있는 것이 상당히 거북스럽다.
노인은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일본 전통춤을 (그의 아내가 이 춤을 췄었다) 추는 한 꼬마 아가씨를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후지산으로 떠나는 여행을 감행한다. 그곳에서 후지산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며
아내의 분장을 하고 아내의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으로 아내의 한을 풀어준다.
인물들의 크로즈업 씬을 보여주며 가족간의 불편하지만 서로 내색하려 하지 않는 심리가 잘 묘사 되었다.
그걸 보고 있는 제3자, 관객은 불편하다. 그 자식의 모습에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나의 미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기 때문에.
도리스 도리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자식은 필요없다' 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만들었을까?
부모를 너무나 외롭게 만드는 존재가 바로 다 커버려서 부모의 손길이 필요치 않는 자식이다.
스웨터를 함께 나눠 입은 이 모습. 평생을 함께 나눠 지고 살아 온 모습.
딸의 애인인 이 여자친구가 오히려 더 부모를 이해하고 같이 시간도 보내주는 이 장면은
(딸이 레즈인데, 부모와 마주치기만 하면 특히 아버지와 말다툼이 계속 이뤄진다. 잘 하려고 하다가도 큰 소리가 쉽게 나고. 그 사이에서 안절부절하는 엄마. 뒤돌아서서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너무 못됐다며 울며 후회하는 모습까지...)
내 부모에게는 언제든지 투정을 부려도 될거 같이 굴며 타인에게 더 친절 할 수 있는 아이러니를 제대로 보여 준다.
일본에서 아내의 옷을 들고 우는 남편.
그녀를 너무나 그리워 하는 마음이 보는 내내 가슴 아프게 했다.
이노카시라 공원의 벚꽃은 너무나 아름답다.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하곤 했는데
영화 보면서도 너무나 생각났다.
아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어서 생전에는 함께 즐겨주지 못한 것이 미안한듯 열심히 춤을 배워본다.
이 영화를 보고 나의 평생 짝을 정말 만나고 싶어졌다. 이렇게 죽을때까지 함께 내 옆에서 있어줄 수 있는 사람.
너무나 따뜻한 사랑 얘기.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느리게 감상하기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lm] 사랑한다면 <아무르> (0) | 2012.12.18 |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0) | 2012.01.09 |
사랑의 기억을 지운다 해도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말하다 Eternal sunshine (2004) (0) | 2010.11.25 |
[영화] 이창동 감독의 '시'와 인간의 죄책감에 대해 (1) | 2010.05.28 |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3) | 2010.02.14 |
제10회 MEFF에서는 '다시 만나는 유럽!' (3) | 2009.10.16 |
인디 애니페스트2009 (2) | 2009.10.07 |
녹차의 맛 (茶の味).... 조용한 가족 (1) | 2009.09.05 |
핀란드가 좋은 이유들... (2) | 2009.09.05 |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2) | 2009.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