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대가족의 괌 여행
2019.02.21-02.25
레오팔레스
어머니의 칠순을 기념하여 1년 전부터 우리 가족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숙소도 거의 10개월 전에 예약을 했으며.
떠나는 날짜는 아이들의 봄방학이 시작되고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여행 날짜와 숙소가 정해지니 그 다음은 항공편.
가족별로 떠나는 공항이 달랐기 때문에 막내동서네는 시간이 달라진다.
어머니와 첫째네 둘째네는 함께 출발.
우리가 레오팔레스를 정한 이유는 명확했다.
1. 10명의 대가족이 함께 있고 싶다.
2. 숙소에 수영장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면 좋겠다.
3. 식사를 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생각했다가 리조트로 정했다. 굳이 바닷가를 가거나 다른 곳을 가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면 되었다.
레오팔레스는 낡았지만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켰다. 상대적으로 금액도 저렴했고.
다만 명백한 단점이 있다.
시내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
그래서 렌트를 해야 할까도 고민 했는데 결국 우리는 좀 더 게을러서(?) 렌트는 하지 않고 대부분을 숙소에서만 지냈다.
게다가 태풍까지 와서 수영도 못하고 리조트 내에서 놀았는데.
아이들이 아무리 뛰어다녀도 좋을 만큼 넓고 거의 층간 소음이 없었다.
우리 위 아래에 사람이 없나 할 정도로 들리지도 않고. 심지어 내부에서 그렇게 뛰어도 방에서는 그 소음이 전달 되지 않았다.
아이 셋이 풍선을 불고 술래잡기를 하고 뛰어 다녀도 좋을 만큼 넓은 곳.
낡았지만 대만족이다.
그리하여 시작된 가족여행 4박5일 . 길지도 짧지도 않은 즐거운 여행이었다.
21일
괌에 도착하자 숙소에 신청해 놓았던 셔틀이 픽업 나왔다.
운전은 어찌나 험했던지 거의 승객들이 날라가도 아랑곳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가다 보니 거의 다 이런식으로 운전을 한다.
바닷가 근처는 늘 운전히 험하다고 알고 있다. 인천, 부산도 그렇지만 유럽 프랑스 마르세유도 운전이 거칠며 소매치기가 많다고. 아무래도 뱃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곳이라 더 험한걸까.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수영장으로 갔다.
날이 잔뜩 흐려있다. 우리는 지금 태풍 wutip 을 맞이 하려는 중이다.
하늘이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너무나 신이 난 아이들.
거의 전세 내듯 우리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이 이렇게 흐리고 바람이 심하니...
우리의 숙소 레오팔레스는 내륙지방 한 가운데 엄청 큰 부지로 만들어졌고, 낡았지만 신관이 만들어졌다.
괌의 대부분 숙소는 이렇게 다 낡았다.
여행을 특히 해외여행을 좋아하시지 않는 어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서 이 광경을 보는 순간 정말 행복하셨다 했다.
늘 잠도 숙면을 못 주무셨는데 이렇게 낯선 곳에서 잠도 푹 주무셨다며 좋아하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음 날 부터는 나의 기침 소리 때문에 어머니의 숙면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해가 막 지려는 매직아워 시간.
바람은 불지만 습한 태풍의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이 좋다. 낯설면서도 설레이는 기분.
확실히 계절이 다른 곳으로의 여행은 느낌이 더 다를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그냥 가족끼리 여행 온 것만으로도 흥분하였다.
여행 오기 훨씬 전 부터 아이들은 여행 언제가냐며 이 날만을 손 꼽아 기다렸다.
6살 꼬마 아가씨는 이 장면을 오래오래 기억 할 수 있을까?
오빠들과 가족들과의 시간을 추억할 수 있을까?
첫 날 저녁을 먹기 위해 택시를 두대 불러야 했고.
씨그릴 식당에서는 60만원 넘는 금액을 저녁식사 값으로 지불해야 했다.
맛은 기억에 하나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난 지독한 목감기에 걸려 있었다.
열도 나서 급히 해열제를 먹고 간신히 끼니를 해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갤러리아 거리를 걸어 숙소 가는 셔틀 버스를 타러 갔다.
아이들은 맘껏 뛰어 놀았다. 단단하게 잘 지어졌는지 층간 소음은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다만 오래된 카펫트가 얼마나 더러운지 하얀 슬리퍼 앞코 부분이 새까매졌다.
아이들에게는 뛰지 말라는 말 대신 "신발 신어" 란 말을 달고 있었다.
같이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아이들 셋이 노니 엄마들은 참으로 편하다.
하지만 아이 셋 있는 집 엄마는 존경스럽다. 한 집당 한명인 아이 돌보는 것만으로 넉다운.
태풍권에 완전히 들어서자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었다.
더군다난 나는 계속 해 대는 기침 때문에 침대와 혼연일체 되어 잠깐씩만 나가 볼 뿐.
아이들은 그 와중에도 재미있는 놀이거리를 찾는다.
풍선을 불어 떨어뜨리지 않기 놀이를 한다.
아이 머리는 벌써 땀이다.
이 숙소는 10명의 가족이 머무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방이 세개, 각각 침대 2개씩. 방 하나는 꽤 커서 그 안에 욕실과 비데 화장실까지.
숙소에서 쇼핑몰을 다닐 때는 무료 셔틀을 이용하던가 아니면 4달러 내고 유료 셔틀을 이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주로 나갈때는 택시, 들어올 때는 셔틀을 이용했다.
레오팔레스에서 묵으려면 몇일은 렌트를 하는 것도 방법일 듯 하다.
워낙 숙소 안에서 놀기에도 충분하기 때문에 렌트를 다 할 필요는 없을 듯.
아이는 무섭다 하던 슬라이드를 백번은 탔나 보다.
매일 빨래를 돌리고 건조기를 돌리고
거실이 넓어서 가족들이 모이기에 좋다.
그러나 카펫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은 힘들어 할 듯 하다.
나에게 시댁은 늘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다.
괌여행은 잘 마쳤고
다음 가족여행은 어디로 갈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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