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책을 보고 남편이 물었다.
"헌신이 old shoes야? devotion이야?"
-.-;;;
한 남자가 자살을 앞두고 있을 때 운명과도 같이 천사들이 그 앞에 나타났다. 그 남자는 자살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그 날로 부터 그는 천사(옆집에 새로 이사 온 모녀)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그 모녀들과 어떻게 잘 해보겠다라는 생각보다는 , 그저 그녀들을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한다.
모녀를 괴롭히던 전 남편이 찾아와 협박하고 그걸 본 딸이 먼저 새 아빠를 때린 후 엄마가 코다츠의 전선으로 목을 졸라 순식간에 살인범이 되어 버렸다.
옆집 남자 이시가미는 지체없이 달려왔고 그녀들을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기 시작한다.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짜 놓은 시나리오를 통해 모녀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고 용의자선상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이때 대학동기이자 이시가미의 천재성과 대적할만한 물리학자 유가와가 이 사건에 들어온다.
대학시절 이후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의 질문과 답변, 던지고 풀어가는 과정
"어려운 문제를 내는 사람과 어려운 문제를 푸는 사람 중 누가 더 어려울까?"
"수학의 문제에서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내는 것과, 남에게 들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간단할까? 또는 그 어려움은 어느 정도일까"
남이 만든 해법을 검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발굴 루트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인듯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잘못된 루트로 들어서서 가짜 보물을 찾고 말았을 경우, 그 보물이 가짜인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 때로 진짜 보물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이시가미는 어느 순간 친구 유가와가 자신이 이 사건에 관계 있다는 걸 눈치 채고
그가 준비 해 놓은 마지막 단계이기도 한, 자수를 하게 된다.
스스로 모녀의 스토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들을 빈틈없이 준비 해 놓고 연기를 한다.
형사들은 너무나 완벽한 그의 증거에 <그의 의도대로> 그를 범인으로 확정짓는다.
그가 준비해 놓은 트랙을 잘 따라가는 형사들
하지만 이 자수가 못미더웠던 친구 유가와는 엄청난 사실들을 깨닫게 된다.
하나씩 풀리는 어마어마한 사실.
결국 어려운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어려운 문제를 낸 이시가와가 승자로 마무리 되지 못한다..
그 문제를 풀어낸 천재 친구 유가와가 있었기에...
유가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라이벌을 잃었다는 것에 슬퍼한다.
그러면서 그의 사랑을 받은 그녀와 형사들, 친구인 유가와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다른 타인을 이토록 사랑할 수가 있는 걸까 라고 묻는다.
물론 이런 사랑은 정상적인 사랑은 아니다.
짝사랑하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이토록 헌신 할 수 있는 걸까?
그의 천재적인 두뇌는 유가와 말대로 좀더 다른 일에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이시가와는 외로웠고 세상을 살 이유도 잃었고 그의 사랑을 온전히 쏟아부을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닐까.
어쩔땐 사랑이란 감정이 '꼭 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 순간 앞에 나타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시가와에게 그녀는 그런 존재는 아니였을지. 그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낸 존재.
사실 이 소설은 그 한남자의 사랑 이야기 보다는
그의 천재성으로 모든 증거를 만들어 내가는 장면이 훨씬 흥미롭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결국 책자을 넘기는 순간부터 빠져들어 빨리 결과를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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