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비가 많이 오나요?"
"네 자주 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우울한가요? 날씨가 당신을 우울하게 만드나요?"
"다행스럽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저는 약간의 흐린날, 비오는 날, 그러다가 쨍 하고 빛나는 날을 아주 좋아하니까요"
아침에 길을 나설 때는 비가 조금씩 오기 때문에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이런 비 쯤은 그냥 맞아도 괜찮다. 이곳에서는. 처량맞게 보이거나 황사 비가 걱정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타워 브릿지에 도착하자 비는 소나기로 퍼붓기 시작했다. 한국의 지리한 장마는 없지만 정말 자주 찔끔씩 내리는 런던의 비에 익숙해져 '곧 그치겠지'란 생각으로 별로 조급해 하지도 않고 우산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더 많았고, 얼마 있으면 있을 마라톤 대회 때문에 유난히 뛰는 사람들도 많았다.
비가 퍼부을 때 난 타워 브릿지 한가운데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많은 관광객들 틈에 끼여 타워 브릿지 한 가운데에서 비가 좀 줄어들기를 기다려야 했다.
10분쯤 지났을 까.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비가 그치면서 무지개가 드러난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에 빠져 그들과 같이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무지개를 배경으로 함께 찍을 사람은 없지만 그들을 찍을 순 있다. 쌍무지개까지 본 것은 내가 어렸을 때 10살 무렵에 봤던 무지개 이후 처음이다. 영국친구에게 무지개 봤다며 정말 오랜만에 봤다고 호들갑을 떨자 그런것쯤은 여기선 너무나 자주 있는 일이라며 나를 머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영국에 있는 동안 본 무지개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걸...
해는 지고 비는 그치고 식당과 거리에서는 하나둘 네온사인이 켜지는 여름의 오후는 정말 아름답다.
런던이든 서울이든 제주도든...
해가 질 무렵 버스안에서 집으로 가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는 호주로 이민간 친구 생각도 난다.
아마도 그녀는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매일 바라보며 한국을 그리워 하고 있겠지?
나 처럼..
런던의 비오는 오후
비가 오려는 검은 하늘
이런 모습의 런던을 사랑해.
유난히 낮게 뜨는 런던의 비행기. 이유는 뭘까...
런던 캐슬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런던브릿지가 있는 '타워힐'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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