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섬을 하나씩 다녀보기로 하며 자월도-승봉도-이작도-덕적도-굴업도 정도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섬들도 대부분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떠나기 때문에 어떤 곳이든 가고 싶은 곳을 가면 된다.
원래는 친구와 같이 가려고 했는데 왠지 당일 트래킹 하기엔 배 값이 비싸다. 인천시민이 아닌 친구에게는 차도 갖고 와야 하는데 주차비 포함해서 거의 5만원 이상 든다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그냥 한 주 쉬워야겠다 생각했는데 아침 남편이 갈 생각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여 급하게 준비.동네에서 맥도날드 맥모닝을 사서 버스길에 오른다. 차를 안갖고 가도 되니 너무 좋다. 한번에 가는 버스도 있겠다. 50분 정도 걸려서 도착. (주차비가 1일 1만원이라는 것도 차를 안가져간 이유다)
우리의 주말 아침을 책임져 주는 맥모닝
자월도-승봉도-이작도를 가는 레인보우호로 결정하고 일단 우리는 이작도를 가보기로 했다.
아직 극성수기가 아니여서 그럴까 토요일 아침의 여객선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덜 붐볐다. 사진들을 보니 밖에서도 돗자리를 펴고 누워서 차고 사람이고 걸어다닐 수 없게 만들어 놓았을 정도던데…
일단 표를 끊고, 인천시민은 왕복 2인에 42000원정도. 인천시민이 아니면 1인이 저 금액이다. (인천시민 50% 할인!)
30분 정도 남았으니 아침식사도 하고 멀미약도 먹어주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10분 남기고 탑승.
멀미약을 먹어서 인지, 파도가 덜 쳐서 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오래 전 울릉도 쾌속선 이후로 절대 배를 타지 않겠다 했지만 괜찮다. 오호…이러면 울릉도도 다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자월도를 들러 소이작도 도착. 남편은 소이작도도 좋아 보이는 듯. 사람들이 많이 내리니 내리잔다. 그런데 돌아가는 배가 3시에 한번 밖에 없어서 소이작도와 대이작도 중 하나만 선택을 해야한다.
우리는 확신을 가지지 못한 체 그냥 대이작도로 선택하고 소이작도는 다음기회로 미룬다.
대이작도 도착. 11시 30분쯤 되었을까. 역시나 조용한 섬마을의 분위기. 큰 배로 내려 놓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산을 타는 사람들은 우리 밖에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박집에서 데리러 온 트럭이 싣고 어디론가 향하고 남겨진 사람들은 둘 셋씩 트래킹을 시작한다.
정말 대이작도의 부아산은 뒷집 야산보다도 낮다. 하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 정자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드디어 첫번째 정자 도착
저 멀리 보이는 섬은 자월도. 그 뒤로 보이는 작은 섬들은 모르겠다.
이쪽은 무인도인 사승봉도. 그 앞으로 풀등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올라 오느라 땀을 쏟았는데 가만히 정자에 있자니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정자를 멀리서 담은 모습
사승봉도와 소이작도 가운데로 풀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원래는 바닷속에 있는 모랫바닥이 썰물로 빠져나가 이렇게 드러난다고 한다. 배를 타고 저곳으로 갈 수도 있다.
물때에 맞춰 사라졌다 나타나는 모래섬 풀등.
서해5도의 '풀등'은 정부가 생태보존지역으로 정한 아름다운 명소가 매년 수 백만 톤의 바닷모래 채취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 풀등으로 인해 해외에서까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고, 어민들에게는 산란장이기 때문에 생계와도 관련이 있는데 누군가의 단순한 사업논리로 자꾸 사라진다.
우리는 좀더 올라가 본다. 구름다리도 건너보고 정상의 정자를 지나 전망대까지 가본다.
여행 내내 산 위에서 본 사람들은 열명도 안된 듯 하다.
부아산 정상이다. 영험한 명산이란다.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하면 정말 생길까?
정말 작은 섬들이 많이도 있다. 언제 다 가볼까~
정상에서 바다를 즐 길 수 있도록 정자 뿐 아니라 작은 벤치들도 곳곳에 놓여 있다.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장소.
지금이 잠자리 철인지 잠자리들이 정말 많다.
전망대 뾰족바위에서 보이는 소이작도.
그림 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작은 이웃 섬들이 한 눈에 들어오니 정말 그림이 따로 없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맞닿는 그곳에 둥둥 떠 있는 섬들.
우리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찬밥과 라면이 다였지만 이 멋진 광경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작은 생수병을 얼려왔더니 녹지를 않는다.
정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식사 후 잠시 누워 바람을 맞고는 슬슬 마을로 내려온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에 캠핑 하고 싶은데, 남편은 가을에 혼자 솔로 캠핑을 오시겠단다. 나는 혼자 캠핑은 아직 두렵고 친구들과 또 다른 서해 섬 백패킹 캠핑을 계획하고 있다.
섬들의 산들이 대부분 높지가 않아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 올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려 오는 길에 이작도로 가는 펜션이 보여 주인아주머니에게 잠시 물을 좀 써도 되겠냐고 하고서는 손도 좀 씻고 풍경도 한번 바라본다. 캠핑을 시작하고 부터 펜션을 이용하지 않으니 요즘 펜션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친구, 가족들과 오게 되면 한번쯤 이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섬으로 내려와 생태체험 탐방로도 걸어보는데 아직은 공사중이라고 한다.
오형제 바위
어부인 부모님이 배를 타러 나가 돌아오지 않자 오형제들이 부모들을 기다리며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
섬집아기가 슬프게 들리는 이유도 아기를 재워놓고 굴따러 간 엄마 때문이란 점에서 뭔가 통하는 것 같다.
유난히 섬집아기를 싫어하는 남편앞에서는 금지곡인 이 노래. 섬에만 오면 생각이 난다.
오늘의 두번째 오후 배가 들어왔나 보다. 항구에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전 보다는 오히려 오후 배에 사람들이 더 많은 듯 하다. 그래봤자 20명도 안되어 보이지만...
저기 가는 혼자 오신 백 패커 분. 간단히 인사를 해보니 오늘 밤 산정상에서 비박을 할 계획이시란다. 날씨도 좋고, 정자위에서라면 비박도 가능해 보인다.
그 밖에도 한 가족으로 보이는 엄마, 아빠, 누나, 남동생의 네 가족도 만났다. 모두들 2시 배로 들어와 1박을 하는가 보다. 네 가족이 모두 백패킹으로 그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인다.
항구에 있는 화장실, 다른 섬들도 그렇고 정말 깨끗하게 청소 되어 있다. 어딜가나 화장실이 깨끗하면 마음도 가뿐하다. 아직 나는 오지캠핑할 준비가 안된것일까..
우리를 싣고 갈 레인보우호 도착. 아직 시간이 남아 좀더 시원한 바라을 맞고 들어가기로 한다.
멀리 보이는 송도 신도시
그리고 인천대교
인천대교를 이런 각도로 찍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배를 타고야만 가능한 일.
섬의 아름다움과 조용함을 마음껏 느끼고 이번에도 역시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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