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이 시골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밭농사를 짓고 계시는 이모와 이모부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원래 외갓집이 안산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외갓집 간다 하면 "시골간다"로 통한다.
친가에는 '시골'이 없어서 유일하게 나에게 시골은 '외갓집'이다.
이모와 이모부는 원래 농사를 짓던 분들이 아닌데, 몇년 전 부터 시골에 있는 땅에 조금씩 밭을 일구시더니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큰 밭 농사를 두분이서 하시면서 온갖 먹거리를 다 만들어 내신다. 안하는 밭농사가 없을 정도다.
여름마다 한다는 '보신탕' 모임에 처음으로 참가해봤다. 워낙 대식구들인데 그나마 몇집 오지 않고 조촐하게 모인것이 대략 14명 정도.
'보신탕'을 못 먹는 사람들은 구석에서 초라하게 '삼겹살'을 먹고 요리를 말끔하게 해내신 이모도 아이러니하게 못 드시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삼겹살파'이다.
옆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는 다수의 '보신탕'파들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삼겹살이 맛이 없게 느껴져 결국 난 점심을 거의 먹지 못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한 젓가락 도전해 봤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집중하여 나의 '첫 시식'을 재미있게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깻잎 세장에 아주 조그만 살점 한 젓가락에 아주 매운 고추, 부추 잔뜩, 쌈장 잔뜩 넣어 거의 '고기맛'을 느낄 수 없도록 해서 한점 먹어 보았고, 다 씹고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조용하게 먹던 손을 놓고 나만 주시 하고 있었다.
다들 "어때?" 라는 눈빛을 간절히 보내고 있고, 나는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어서
"괜찮네, 생각보다.....근데 고기 맛이 거의 안나네"
라고 말했고, 안심된다는 듯 너도 나도 할것 없이 "거봐" "한점 더 먹어봐" "쌈장을 너무 많이 넣었어" "진정한 고기맛을 못 느끼는거지.." 라며 한마디씩 던졌다.
하지만 나의 첫 시식은 거기서 끝!
삼겹살도 no more!
엄한 백세주만 한잔 마시고는 뜨끈뜨끈한 황토방으로 내려와 한숨 곯아 떨어졌다. 창문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방바닥은 뜨끈뜨끈.
이모부가 하나씩 살림을 만들어가며 꾸민 집이 제법 있을것 다 갖춘 시골 집이 되어서 휴식을 취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늘 하늘은 유난히 파랗고 땡볕만 아니면 너무 시원하다.
밭농사. 두분은 힘들게 밭농사를 지으면서 예전보다 더 건강해지신것 같다.
사촌언니와 외숙모, 엄마, 오빠의 B컷이다. (엄마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든단다)
점심을 나 혼자 부실하게 먹은 탓에 결국 인천 외숙모네 와서 냉면을 깔끔하게 비웠다. 별로 먹지 않았는데 왜 속이 이리 기름진거처럼 느껴지는지.....
외숙모네 베란다에 있는 수많은 꽃들
매일 매일 정성들여 키워야 한다.
책 반납하러 도서관에 왔더니, "예약중"인 책은 무인 반납이 안된단다. 오늘 반납을 하지 않으면 연체인데 이를 어쩔꼬...
내일은 휴관일이고. 큰일이구나!
그건 그렇고 피곤하여 일찍 잠들었다가 12시에 깨어서는 얼굴을 만져보니 왠지 부드러워지면서도 기름기가 도는 것 같은 느낌.
(이 모든게 보신탕 먹고 난 플라시보 효과)
그러면서 한편으로 "베지테리언이 되어여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낮에 먹은 작은 한점 고기가 내 뱃속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내 몸을 위해, 지구를 위해 베지테리언 스타트.
私の体をために、地球をために、今からベジタリアンスタート!
먹은거>>
지금 위 상태 >>
전혀 사라지지 않는 고기 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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