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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도

단양 8경과 소백산..그리고 아주 오랜만의 캠핑

CAMPING


작년 이맘 때 "이제 부터는 한국 여행을 많이 다니자" 했던 다짐들은 정말 너무나 잘 지켜지고 있다.
거의 매달 구석구석 여행을 다니고 있으니..

그래서 이번에 정한 곳은 '단양' 우연히 이름을 듣고 '그래 결심했어. 이번엔 단양8경을 가자'였다.
아껴 두었던 여름휴가를 이 황금의 계절 가을에 쓰는건 나만의 오랜 휴가 요령!

산행에 자주 같이 한 지윤언니와 민희에게 제안하고 금요일~일요일로 날짜를 정했다.
그냥 정했는데 날씨는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다운 초가을의 하늘을 선물로 줬다.

매번 느끼는 감동을 이곳에서도 받았고, 함께 감동하고 즐거워 하고 웃었던 친구들 덕분에 무엇보다 풍성한 여행이 되었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여행.

단양 오토캠핑장 도착

점심 때쯤 만나 출발해서 오후에 도착한 단양 오토 캠핑장. 자연휴양림 캠핑장과 오토 캠핑장을 둘러 본 후 캠핑 초보들이 사용하기엔 아무래도 편의시설이 좀더 잘되어 있는 오토 캠핑장을 선택했다.

다행히 아직까진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나름 좋은 자리를 맡았다. 한쪽에선 텐트를 설치 한쪽에선 열심히 식사 준비.
텐트 옆에 나무 식탁이 있었으나 '타프'(천막)가 없는 우리는 그늘로 가서 갖고 온 테이블 셋팅을 하고 밑반찬과 흰 쌀밥을
너무 맛있게 먹고...커피 까지.





앗..라면도 끓였었군.


저 뒤에 어렵게 친 텐트와 한산한 캠핑 사이트.
첫날의 고요함은 둘째날 아이들과 캠핑족들이 들이 닥치면서 분위기가 완전 반전된다.

꿀맛이라며 열심히 먹고 있는 일행 민희와 지윤언니...
민희의 코펠밥은 한번의 실수도 없이 perfect !



예전 직장 그만 둘때 선물로 받은 라디오를 처음으로 개시했다.
여행 좋아하는 날 위해 특별히 고민했을 최부장님의 마음이 새삼스레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사실 이번 여행에서 이 라디오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피커와 아이팟을 챙겨가야겠다 생각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팔고 있는 이 라디오를 보고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아직 밧데리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미안하다..그 동안 널 잊었구나'

이상하게 아웃도어에서는 mp3 의 음악보다 이 라디오가 그 맛이 특별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야외에서는 라디오가 최고라는 사실!
무엇보다도 너무나 좋은 라틴음악 스테이션이 잡히는 라디오도 우리의 분위기를 업 시키는데 충분히 일조를 했다.


그리고 이 테이블보는 여행 떠나기 전날 동대문 시장 가서 이것저것 천들을 사오는 김에 함께 준비한 테이블다.

여행 내내 칭찬을 들었던 이 테이블보. 담엔 날라가지 않도록 식탁 아래로 고무 찍찍이를 부착할까 한다.



솟대 박물관에서 만난 솟대들

차를 몰고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솟대 박물관은 바로 청풍호가 바라보는 기가 막힌 곳에 세워져 있었다.
사람도 없고 박물관을 세우신 조각가이자 이 박물관 관장님, 잘생긴 개 두마리가 반겨줬다.
















청풍호를 바라보고 있는 솟대들...석양이 지는 곳의 이 솟대들은 한폭의 그림...그 밖에 다른 말이 필요치 않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분이 바로 조각가이자 박물관 주인님.
가끔 이곳에서 전시회도 하고 하는가보다.
뒷 뜰에는 잘 손질되어 있는 정원과 소나무들..아마도 산책로도 만들어져 있는 듯 하다.
가을과 너무 잘 어울렸던 곳.



사람들 오면 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친절한 복실씨



우리는 박물관에서 기념 엽서 사진을 한장씩 사서 다음 장소로 고고씽.
이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좀더 앉아 있어도 좋을거 같다. 다음 번에 단양갈때 꼭 다시 들려서 천천히 즐기며 차도 마실곳!!



정방사

대한 민국 최고의 화장실...이라고 하면 웃을 지 모르지만 이곳을 추천한 민희는 자신했다.
차로 4분 거리..걸어서 올라가는데 40분. 난 크룩스 고무신을 신고 겁없는 도전을 한 것이다. 최고의 화장실을 보기 위해서.
알고 보니 차로 올라가는 그 길을...



이곳이 바로 그 '해우소'이다. 이쁘게 한자로 '解禹所' 라고 쓰여 있고 그' 옆에는 한글로 '큰근심'칸 '작은근심'칸이 쓰여져 있다.
허나 비위가 심하게 약한 나는 심하진 않지만 약간은 나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그만 그 최고의 화장실을 들어가지는 못하고
문틈사이로 보이는 그 창문을 봤다.

산을 내다보며 뚫린 창문 하나 사이로 바람을 맞으며 근심을 해결하는 너무나 운치 있는 그곳.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화장실.


                                                                       화장실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출처 블로그ㅣhttp://neowind.tistory.com/341  


또 앙증맞게 다람쥐 먹으라고 이렇게 도토리도 놓여져 있었다.
이 곳은 뭔가 굉장히 시적인 곳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은 절로 시가 읊어질듯 하다.

 


정방사에서 내려다보는 청주호와 겹겹히 쌓인 山



저곳에 앉아 산으로 둘러쳐 있는 풍경을 보노라면 마음은 절로 평안해진다.


















석문

단양팔경 중 하나인 석문에 도착했으나 너무 늦게 도착하여 찍은 사진은 이것 하나.
프레임처럼 이쁜 마을과 호수가 석문의 틈으로 보이는 것이 정말 이쁘다.






너무나 흔들려 버린 도담산봉 사진...너무 늦게 도착해버렸다.





잘 끓고 있는 찌개와 밥


그리고 준비한 저녁 식사.
먹느라 깜빡 잊은 우리의 화로 숯불구이의 명장면. 놓치고 말았다.

너무 맛있었다. 특히나 허브솔트와 바질이 더더욱 맛있게 해주었으니..
나는 와인 한잔 먹고 뻗고, 나머지 두 분은 좀더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다가 주무신듯.




사실 컵 받침으로 만든 것인데 수저 받침으로도 딱 좋아요. 다만 시간이 없어서 두개만 만들어 간...




아침 준비중인 친절한 민희씨.
장기 : 코펠에 밥 하기. 맛있는 누룽지 만들기, 소리로 불의 양을 조절하는 김장금
오늘은 아침도 먹고 산에 올라가서 먹을 도시락도 준비하는 날!


둘째 날, 소백산 등산

예상 소요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오늘의 등산. 우리는 점점 산악인이 되어가고 있는가? 뿌듯해 하며..
그러나 아직도 숨은 가쁘고 너무나 힘들다.

한참을 그렇게 힘들게 말없이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이런 신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연화봉들... 소백산은 충청도 단양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경북 영주서 올라오는 코스등 몇개의 다양한 코스들이 있다.
다음 번에는 연화봉, 희방사 코스도 가보기로 했다.

소백산....정말 아름답다. 지리산보다 좀더 아기자기하고 예쁜...
이렇게 4시간 땀을 흘린 자에게만 보여주는 아름다운 절경을 그 무엇으로 표현하리...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우리는 불렀다.








사진은 그 아름다움을 절대 다 잡아 낼 수가 없다.

바로 저 꼭대기가 비로봉. 정상이다.










너무 이쁘게 놓여져 있는 산장





4시간 올라가서 2시간 이내로 내려온듯 하다.
내려와서 발지압장에서.




우리가 등산 후 찾은 곳은 바로 사우나, 온천, 목욕탕.
어렵게 찾아간 목욕탕은 5천원. 타올도 수건도 비치되어 있는 깨끗한 목욕탕.

등산 후 목욕에 몸이 저절로 나른해지며 몸이 다 풀린다.
오늘 밤은 더 잘자겠군..






어디서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인 내가 6시쯤 일어나서 한 일은.
슈퍼로 차를 끌고 나가 부탄가스 사오는 일이었다.

친절한 슈퍼 아저씨도 만나서 아침인사도 나누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저 호수에 걸친 물안개.
장관이 아닐 수 없어 얼른 카메라 부터 찾았다.



여기는 원래 가려고 했던 자연휴양림이다. 오토캠핑장에서 2킬로 남짓 걸린다. 좀더 한적하고 좀더 운치 있는 듯 하다.





"하늘 좀 봐...너무 이쁘지 않냐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 이 너무나 아름다운 가을. 그중에서 높디 높은 한국의 가을 하늘.
이 가을 하늘이 그리웠다.


자...이번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가기 전부터 설레여서 잠을 설쳤고, 아웃도어에 대한 모든 로망을 다 펼쳐보고 오겠다는 나의 계획은 다 이루어졌다.
정말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