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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Diary

면역력

모임이 있던 저녁.
맛있게 음식들을 먹으며 하하호호
이야기가 한참 물 올라 재밌어지는데

오른쪽 어금니인지 사랑니인지가 욱씬거린다.
계속 아프고 열도 난다.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이제 침을 삼키기 어려워진다.
의식적으로 침이 고여 괴롭다.

그러다 잠이 들고 중간에 또 깨고
목이 아프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물 조차 마실 수가 없고
입을 벌릴 수 없어 간신히 양치질을 했다.

회사에 출근하여 들른 치과.

의사: 어우 많이 아프시겠네요?
나: 끄덕끄덕
의사: 입을 벌리시지도 못하네. 그럴 수록 더 벌리세요. 요즘 피곤한일 많으세요? 잠도 못 주무시고? 임파선까지 다 부었네...
나: (더 세게) 끄덕끄덕
의사: 잘 드시고 잘 주무셔야 해요. 간식도 막 드시고. 몸이 지금 엄청 피곤하다고 신호 보내는 거에요. 쉬는 방법 밖에 없어요.

라고 말하는데 울음이 나올 거 같았다.

아 내 몸은 지금 엄청 피곤하구나.

쉬어달라고 이렇게 저렇게 계속 신호를 보내는 구나.

잠이 유달리 많은 나는 무엇 보다도 결혼 후에 누군가와 자는게 불편하여 숙면을 못하기 시작했다. 올빼미형에 밤마다 영화 본다고 하고 거실에서 잠들면 난 어김없이 한번 중간에 깬다. 어여 자라고 언제 자냐고 묻다가 잠도 달아난다.

남편은 남편대로 맘대로 영화도 못 보느냐며 불만이겠고 난... 그냥 정말 너무 힘들다.

그 이후 임신을 하자 또 잠을 못 자고. 이제는 하루 한번은 중간에 깨서 우는 딸까지.

나 혼자 어디 호텔 잡고 가서 낮에 내내 낮잠 자고 저녁 먹고 또 자는 게 꿈이라고 만삭인 동료에게 말 했더니 자기에게 닥쳐올 미래를 보는 듯 걱정하며 어쩌냐고 했던 일이 생각났다.


밥 맛도 없지만 반계탕을 비우고 약까지 먹었다.



여전히 목은 아프다.

그 와중에 오늘 저녁에 있을 모임이 걱정되어 나오면서 선생님에게 "술도 마시면 안되나요?" 라고 물었다. "좋은 것만 많이 드세요"

어차피 마시지도 않을 술인데 괜시리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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