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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Diary

길 잃은 양



지난 주에 아파트 구역모임이 있었다.
난생 처음 나간 구역모임은
할머니가 매일 말씀하시던 그 구역모임이기 때문에 내가 거길 나간다는게 상당히 낯설고 한편으로는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 미혼아가씨가 구역모임까지 나가기는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고 여겨졌다.


같이 기도도 하고 서로 하고 싶은 말. 소개도 했다. 처음 하는 모임인지라 모두들 처음 만나는 거였다.

도움이 되는 종교적 선배의 말씀도 있고
어떻게 보면 가족 이외에 이렇게 나이 드신 인생의 선배는 만나기 어려워 나름 그 조합이 신선했다.
40살의 나는 그래도 젊은 축에 속했다.

나는 젊은 애 엄마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길잃은 양이였거나
자주 길을 잃는 양이였다.

사실 내가 지금 제대로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오랜 마음 속의 종교에 다시 돌아간다는 건

마음이 따뜻해 지면서 누군가에게 위로 받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들어 편해진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종교라면 알러지를 보이는 남편이 나름 따라와 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고맙다. (남편은 싫은 걸 돌려돌려 듣기에 답답한 변명을 해서 티가 다 나는데 성당에 대해서는 그런걸 느낀 적이 없기 때문에)

요즘 나는 고백성사 해야할 내용도 많을 만큼 죄도 많이 지었고 또 길을 잃어 헤매고 있어서

평일 구역 모임이 내게는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자리. 진심이 있는 자리였다.

기도를 하고 또 기도를 하며
내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다시

고마운 사람이 많은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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