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눈꽃 여행 대신 제천 여행
여행, 우리에겐
unexpected travelling
계획은 소백산의 눈꽃 트레킹이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작년부터 계속 소백산의 눈꽃은 나에게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내 기필코 2013년 봄이 오기 전에 다시 한번 도전하리라…
2012 소백산 삼가야영장
집으로 가나 했더니 남편이 충주로 빠진다.
급히 몇몇 곳 전화를 돌린다.
남편과 나에게 추억이 있는 충주의 무무스튜디오를 가려고 했으나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가기 힘든 곳.
결국 몇번의 전화 끝에 충주호 근처의 펜션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6시에 도착하였다.
눈이 쏟아지는 굉장히 추운 저녁. 통나무 펜션은 온도를 높여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았다.
핫팩 두개를 침대 이불 속에 넣어 두어도 춥다.
나중에 보니 바닥은 뜨끈뜨끈한데 공기가 차가워 침대속이 추었던 거 같다. 얼굴만 빼꼼히 내놓고 오랜만에 보는 무한도전 열중 모드.
남편은 10킬로도 더 떨어진 읍내로 장을 보러 갔다.
그때 온 사촌언니의 카카오톡. 남편 혼자 장보러 갔다니까 나보고 나쁜 뇨자란다. 아..같이 갈걸 그랬나?
1시간이 훌쩍 넘어도 돌아올 생각을 안한다.
그때 쯤 울려온 롯데마트 카드 결제 알림. ‘이제야 다 봤나보다. 괜히 바비큐 먹고 싶다고 했나. 간단히 라면 먹고 잘걸…’
눈길을 천천히 오느라 늦었다며 남편 도착.
조용히 내리는 눈을 맞으며 서서 훈제 바비큐를 게눈 감추듯 먹고...
우리가 저녁이 제일 늦은건지 다른 사람들은 추워서 안에서 먹는 것인지 밖은 우리 밖에 없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추워 얼른 펜션으로 들어와 티비를 켰다.
요즘 티비를 전혀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공중파를 넘어 채널은 디스커버리로 향하고 아마존의 한 밀림을 취재간 영국의 학술팀의 얘기가 정말 흥미롭다.
남미 빈곤국가 중 하나인 가이아나는 그 나라의 밀림을 개발할 경우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고, 대신 지구는 멸망해 간다. 대기의 탄소층을 없앨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는 더 심각해지고 정말 지구는 그 생명을 다 하고 우주의 한 점으로 사라져 가게 될 운명.
그래서 가이아나는 최근 영국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환경 부담금을 내라 이거다. 충분히 논의 되어야 할 이슈다. 그래서 영국은 그 밀림이 얼마나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곤충, 식물, 동물등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그 밀림으로 보냈다는 얘기.
나는 눈 내리는 한 겨울 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산으로 둘러 쌓인 이 작은 방에서 지구 정반대에 있는 밀림의 생물체들을 보며 지구의 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다.
그 프로가 끝나고 오랜만에 악몽도 안 꾸고 이도 갈지 않은 편안한 밤을 보낸 듯 하다.
다음 날 아침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 이른 아침 부터 삽으로 눈을 치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그래도 계속 해서 내리는 눈.
창밖은 말 그대로 알프스의 작은 시골마을 같다.
햇볕에 반짝 반짝 빛나는 호수
다른 방 단체 손님들이 산에 오르겠다고 나섰다. 2시간 코스란다. 바로 펜션뒤에 있는데 그들과 함께 오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다리가 너무 무거워져 포기. 체력보강하여 다음 등산에는 반드시 가뿐히 오르리라...
우리 부부는 전국을 여행 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아 여기 너무 좋다. 여기 내려와서 살고 싶다'를 노래 부르듯 말하고 다니는데 (주로 내가 말하고 남편이 장단을 맞춰준다)
제천, 충주 이 동네가 마음에 든다고 하였더니 남편도 좋단다.
조용하고 산과 호수가 둘러 쌓여 있고 전국 어디를 가도 대부분이 가깝다.
동해와 서해, 경상도, 강원도까지...
남해도 서울보다는 가까운 편이고.
계속 여행을 다니며 더 좋은 곳을 찾겠지만, 지금까지는 우리 마음 속에 이곳은 꽤나 상위 랭킹되어 있다.
눈꽃이 펜션에 가득 피었다. 그래 소백산 눈꽃대신...^%#^#&
남편이 그네를 자기가 잘탄다며 의기양양하게 그네에 올랐다.
몇번 시도를 하더니 안되겠다며 내려왔다. 저 그네, 타기 쉬워 보여도 은근 어렵다.
유독 이 근방을 여행 할 때마다 많이 보게 되는 솟대
예쁜 모양의 소나무 발견. 그대로 가져다가 크리스마스 장식하고 싶게 만드는 트리다.
오스트리아 여행할때 짤즈부르크에서 더 시골마을로 들어갈때 창밖으로 보던 풍경이다.
설렌다. 그저 이런 풍경 앞에 잠깐 서있었을 뿐인데...
호수와 산을 지나 시내에 들어오니 역시 조용하다.
점심에 무얼 먹으면 좋을까 시내를 배회하기 시작.
철길과 신호등을 만났다. 이 장면은 늘 향수를 일으킨다.
아직도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신호등을 만들며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본적이 있다.
땡땡땡 멀리서 종이 울리고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기차가 지나가고...
그림엽서 같은 나무와 하늘
하늘은 파랗고, 산들은 하얗고, 호수는 짙푸른 이날의 풍경은 최고였다.
중앙탑 막국수
메밀이 유명한지 이 근방에 메밀막국수 집들이 유명하다.
남편은 비빔 막국수를 나는 메밀만두국을 주문.
내가 먹은 만두국은 얼큰하면서도 속이 맛있어서 국물까지 싹싹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실은 칼국수가 먹고 싶었는데 2인분 이상 주문을 해야 한다 하여 만두국으로.
칼국수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다.
맛은 좋았으나 언제나 친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남편의 평가로 친절에서 별을 빼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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