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일 4일 이틀에 걸쳐 잠실 주경기장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서울에서 열렸다.
남친2님은 진작부터 티에스토를 보시겠다고 하여 토요일 오후 늦게 가자고 했는데... 요즘 날씨가 미친 날씨인지라 정말 도저히 야외에서 하는 페스티벌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꼭 가셔야 한다고 하여 낮에는 에어컨 아래에서 뒹굴거리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밖으로 나왔다.
나름 소실적 온갖 일렉트로닉 파티에 제 돈 주고 입장해서 놀다 오곤 했던 놀던 언니인데 이제 흥미가 떨어졌는지 확실히 즐기지 못하는 내 자신을 봤다.
나이탓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단순 나이탓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체력이 좀 딸리긴 하지만 사실 젊었을 때도 체력은 늘 딸렸기에...
나는 흥미가 없어졌뿐. 나의 흥미는 이제 또 자연으로 꽂혀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 많은 곳의 일렉으로 몸을 흔드는 일은 어느 정도 아웃오브 안중쯤.
남친2님도 저 가운데 무리에 들어가 놀고 싶었는데 내 걱정을 하느라 못 놀았다고 하는데 진심이면 '참 별 걱정' 이시고 그냥 하는 말이면 '노 센스'
날씨는 덥고 사람들은 신이 난다.
저 앞에서 환호하고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갑자기 교회 부흥회가 생각났다.
아...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을 반대하던 교회들을 두고 한 평론가가
이런 열광적인 공연과 종교는 닮았다 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결국 그래서 교회들은 레이디가가를 라이벌로 생각했다라는 말.
수긍이 마구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내 눈에는 엄청난 쓰레기가 눈에 들어온다.
적어도 실내에서 하면 이 정도의 쓰레기는 생기지 않았었는데...
그냥 따로 쓰레기를 버려야겠다라는 생각 조차 사라지고 그저 먹고 감정이든 쓰레기든 배설하려는 욕구에만 충실한 사람들
내일 아침 이곳의 쓰레기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바짝 말라 버릴테고, 누군가는 그 쓰레기들을 땀을 흘리며 치울 것이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치울까 하는 생각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진다.
이미 음악은 내 귀에 들리지 않고 짧은 비트의 쿵짝으로만 들린다. 나는 이곳에 왜 왔을까? 무엇을 기대했을 까?
예전처럼 오면 즐거울 것이라는 실낱 같은 기대를 했을 지도 모른다.
맨 뒤 한적한 곳에 캠핑 체어를 가지고 가서 편하게 앉아서 졸던 나는
갑자기 '와~' 하는 함성소리에 눈을 떴다.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
불꽃의 짧은 화려함과 지금 사람들의 모습이 닮아 보였다.
불꽃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그 '짧음'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쳐서 온 내게 남친2님이 말한다.
"여보, 자미로콰이가 온댓!"
그래 자미로콰이는 쫌 보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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