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상하게 타이밍을 못 맞춰서 놓쳤던 '가나안 혼인강좌' 한달에 한번 첫번째 주 일요일 5시간 동안 가톨릭회관에서 열리는데 이는 지역 마다 틀리다고 한다. 어디서는 몇일간씩 들어야 하고 어디서는 1시간이면 된다고 한다. 이 강좌를 듣는 이유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나의 경우는 너무 오랜 냉담(성당에 나가지 않는 것)을 한 상태에서 결혼도 외부 예식장에서 했기 때문에 다시 교회 안에서의 결혼(혼배미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수료증이 필요하다. 그 외에 성당에서 결혼하기 위해서는 이 수업을 들어야만 가능하다. 수업 내용은 일단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의 절차가 예식장 결혼과 다르기 때문에 순서들을 알려주고 주의해야 할 점 들을 배운다. 종교에 대한 내용은 잠깐 있고 그 외에 결혼생활 하면서 주의해야할 점 임신과 출산 피임에 대한 교육 그리고 마지막에 '고해성사'와 '미사'가 있다. 신랑은 비신자인데다가 어머니는 불교 신자신데도 불구하고 "함께 성당에 나가라" 라는 시어머님의 말씀에 따라 영세를 받기 위해 6개월짜리 교리도 배우고 있고 이렇게 혼인강좌도 듣게 된것이다. 어떤 종교든 함께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어머님의 생각에 나도 동의하지만 이왕이면 내가 믿는 종교를 아들 내외가 함께 믿으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왜 하시지 않았겠는가? 어머님의 배려가 진심으로 감사하게 느껴졌다.
뻔한 강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신랑과 함께 한다라는 것이 좋았고, 좋은 얘기는 아무리 많이 들어도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꾸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기도 중에서도 "남편을 섬기게 해주소서" 하는 기도를 했다. 부부사이에서 아내가 남편을 섬기고 남편이 아내를 아껴준다면 가장 이상적인 부부가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만 서로를 사랑하게 해 달라는 기도.
마지막에 고해성사는 이태리 신부님께 받았는데 두눈을 마주 보고 죄를 고백하는 마음은 기존에 고해소에서 얼굴을 가리고 받는 성사와는 느낌이 달랐다. 고해성사라기 보다는 마음 편하게 스스로를 뉘우치며 앞으로 더 잘하겠다라는 다짐을 하고 좋은 말씀을 듣는 것 만으로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
결혼한지 몇달이 지났지만, 다시 한번 결혼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다잡으며 너무 좋은 사람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렸다.
인천 답동성당. 인천의 명동성당이라 할 수 있는 역사적이고 유서 깊은 곳이다.
미사가 끝나면 이렇게 수료증을 받는다.
배가 고픈 마음에 차이나타운으로 가서 사천짜장면과 사천해물탕을 먹었는데 정말 매우면서 맛있었다. 맵다 보니 먹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매운 맛을 달래기 위해 단팥빵 같은 월병을 사서 먹었는데 차라리 나는 우리나라 단팥빵이 더 맛있는거 같다.
이 공갈빵을 먹기 위해 들어갔더니 1시간 예약을 하고 오란다.
다음에는 예약을 하고 식사를 먹고 와서 받아가야겠다.
배가 부르니 기분도 좋아지고. 해야했던 것을 못하고 있던 일도 마치고, 선선한 바람도 불고
이렇게 이쁜 달도 뜨고 함께 돌아갈 집이 있고 왜 아니 행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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