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세번째 주 토요일.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는 겨울의 오후.
몇일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더니 갑갑해졌다. 어디 여행이라도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래서 집앞 도서관에 가 장르도 다양한 책들을 빌렸다. 일본 현대 소설, 한국 근대소설, 여행책 한권.
책을 빌린 후 도서관 뒤 공원으로 갔다. 솔방울들을 줍기 위해서.
지난 주일 대림절을 맞이하여 성당에서 대림초를 사와서 대림환을 난생 처음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항상 할머니가 이맘 때쯤 예쁜 대림초를 켜고 기도하셨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작년에 하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올해는 기거이 만들어 보자란 생각에...
예쁜 꽃 한 송이 더 하고 싶은데 일단 급조를 하다 보니 이렇게 소박한 대림환이 만들어졌다.
그래. 아기 예수님은 화려한 곳이 아닌 가장 누추하고 소박한 마굿간에 태어나셨으니 이런 소박한 대림환도 그리 나쁘진 않을거야라는 생각에.
실은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을 남편이 다시 만들었다. 본인이 더 잘 만들었다고 뿌듯해 하며...
내일은 남편의 견진성사 받는 날.
우리 부부가 조금 더 겸손해지고 감사해 하고 낮아지길 기도해 본다.
나에게 닥쳐온 어떤 시련으로 인해 다시 묵주기도를 시작했고, 날 위해 멀리 호주에 있는 친구가 묵주기도를 해주마 했다.
날 위해 진심으로 가슴아파 해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새삼스레 감사하게 느껴졌던 하루하루.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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