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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기

1st 마니산 함허동천 캠핑장

CAMPING





몇년 전에 마니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며 수 많은 텐트들을 보며 '와~' 했던 기억이 있어서 제일 첫 번째 야영지로 강화도의 함허동천 캠핑장을 선택했다.

금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캠핑의 날.
도착을 해보니 해가 뉘엿 뉘엿 져 가는 8시. 말로만 듣던 리어카. 리어카에 짐을 싣고 올라가야 한다는 얘기를 안했던 나는 신랑의 볼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렇게 힘든 곳인지 왜 말안해줬냐길래. 그럼 안온다 할까봐..라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나도 있는 힘껏 리어카를 밀고 올라갔다. 덕분에 다음 날 팔과 어깨가 너무 아팠지만. 

처음 설치 해보는 텐트에 추적추적 비까지 내린다. 간신히 사이트 구축을 하고 나서 도저히 고기를 구울 기운이 없어 라면으로 대신했다. 그래도 좀 모자른 듯 하여 고기를 약간 구웠다.
 

첫 캠핑이 왠지 순탄치만은 않다. 비가 오고 있고 어두운데 랜턴은 하나다. 배는 고프고. 비에 젖은 설명서 보랴 망치질 하랴. 신랑이 고생이 많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맑게 갠 하늘과 안개에 뒤덮힌 산의 모습이 캠핑장의 아침을 반겨준다. 어제 보다 한결 좋아진 기분으로 요리도 해보고 늑장도 부려본다.

어제 늦게라도 들어와서 다행이다. 토요일 아침부터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이 자리를 보느라 분주하다. 우리는 3야영장 구석에 자리했기 때문에 조용하고 좋긴 한데 잔디밭이 온통 물바다라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리를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나중에는 자리가 너무 없으니 그 구석으로 들어오는 작은 텐트도 있었다)





텐트 이야기

캠핑을 시작하면서 어떤 텐트를 살까 고민하다가 돔형태를 산 후 다시 리빙쉘(거실형태) 투룸으로 바꿨다. 하지만 백패커 캠핑에 관심에 있는 나는 돔형태의 작은 텐트에 대한 미련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막상 와보니 모두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꾸미는 텐트들에 대해 일말의 거부감 같은 것이 생기게 되었다. 야외에 나와 좀더 편하게 즐기다가 가고 싶은 마음까지는 알겠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캠핑 도구들이 난무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금 이 텐트도 분명 쓸모가 있을 테고 필요하겠지만 다시 작은 텐트를 알아봐야겠다. 2~3인용의 작은 텐트와 타프가 있으면 될듯 하다.











어제 밤 분노의 망치질로 텐트를 치다가 자기 손을 찧고 마는 사고를 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저 설겆이들을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중인 남편님. 설겆이 할 수세미와 세제가 없어서 막막하기 그지 없다. 사실 이런 곳에서 세제를 쓰기보다는 밀가루 같은 것으로 닦아야 하는데 그 마저 준비 하지 못했다.
저 기름때들을 어떻게 치워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수세미와 세제를 사오긴 했다.


첫 텐트 치고는 잘 쳤다고 계속 신랑이 말을 하긴 했지만 난 잘 칠 줄 알았다. 워낙에 꼼꼼한 그의 성격에 루프 하나 돌려 매는 것에도 온 힘을 다했으리라... 그의 꼼꼼함이 저 텐트를 철수 할때 빛을 더 발했는데 하나하나 먼지를 닦아서 접어 넣더라는. 물론 그게 맞는 것이지만 저렇게 꼼꼼히 몇번씩 닦을 줄 몰랐다는 것이다. 


산행 이야기♬


아침 먹고 나서 부지런히 마니산을 오른다. 마니산이 계단 쪽으로 해서 함허동천쪽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더 일반적인데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반대편에서 계단 코스로 내려가게 되었다.
올라가는 이 코스 상당히 험하다.


어제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안개구름이 자욱~ 하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화도. 저 멀리 바다인데 잘 안보인다.





구름속을 걷는 듯한 기분. 구름들의 움직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남편과의 첫 산행.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같이 땀 흘리고 힘들게 올라가고 시원하게 바람을 맞고 같이 맥주를 마시고, 다시 땀을 시킨 후 기운 차려서 내려오는 것이 별거 아니지만 함께 할 수 있다라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남편의 등산화를 사주기로 하고 다음에도 또 함께 등산하기로 해본다.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들을 하나씩 만들어나간다.

마니산에서 내려오니 3시, 택시비 1만원 내고 다시 캠핑촌으로 돌아와 텐트를 철수 하려고 하는데 아까 보다 더 많은 캠퍼들이 빽빽히 들어섰다. 정말 이런 캠핑이라면 생고생이 아닐 수 없다. 굳이 텐트 들고 나와서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있어야 하나. 텐트촌이 아니라 난민촌을 방불케 할 정도라 할까. 우리는 빨리 이곳을 탈출하자 하는 기분으로 무거운 리어카를 밀어 내려온다.




 

근처 맛집 찾아 삼만리 하다가 결국 이 대형 해물파전집으로 오게 되었다.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이리 양이 많으면 어쩌라고...



해물칼국수도 국물까지 싹싹 비우시고.


바다위에 비춰진 불빛과 안개가 너무 예뻤는데 절대 사진에는 표현이 안된다.



첫번째 캠핑 끝.

† 첫 캠핑은 좀 가벼워도 좋을 것 같다. 이것저것 다 셋팅해서 가기 보다는 가보고 하나씩 구매하는게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