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들어가 햇볕을 쬐며 바람을 맞으며 아무 생각 없이 노작노작 거리고 싶다.
아주 오랜만에 홍대에 왔다.
그것도 사람 없는 오전 11시.
평일 오전 11시의 홍대는 조용하다. 어젯밤 늦게까지 들떠있던 거리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나 처럼 이방인이 업체 미팅을 위해 오전 일찍 들른 이 곳은 숙취에 깨지 못한 젊음들 같다.
몇몇 오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일 때문에 문을 열러 나오는 주인들일 것이다.
그들도 피곤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곳은 나 처럼 10시면 취침에 들어가야 하는 부류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곳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짝사랑 마냥 난 홍대가 좋다.
예나 지금이나 좋다.
이런 거리가 있다는 게 좋다.
녹슬고 있지만 반짝 거렸던 시절도 있었다는 마음의 위로가 되어 줘서 좋다.
이곳에서의 숱한 추억들을 만들어 놔서 저금을 해 놓은 것 마냥 좋다.
언제든 와서 빼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오랜만에 왔는데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고 있어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
2014년 8월
글, 사진 iphone으로 작성
'Snap Diary > 찰칵찰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2016년 봄 (0) | 2016.03.30 |
---|---|
아파트에 봄 (0) | 2015.05.04 |
가을 예찬 (0) | 2014.09.10 |
파리 쎄느강 보다 로맨틱 여의도 한강 (0) | 2014.08.29 |
김포 한강신도시 운양동 아파트들 (2) | 2014.08.29 |
김포 한강 신도시 예찬 (0) | 2014.08.10 |
쌍무지개 (0) | 2014.08.10 |
오월 이야기 (0) | 2014.05.14 |
2014년 1월 12일 (0) | 2014.01.12 |
2014년 1월 1일 (0) | 2014.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