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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그리니치] 그리니치의 쓸쓸한 놀이 동산 세계의 표준시가 시작되는 곳 그리니치. 그래서 그런지 그리니치에 서 있으면 뭔가 '지구의 중심에 와 있는 기분' 같은 것이 든다. 언덕이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것도 그 기분을 더 느끼게 하기도 하고. 집 근처였기 때문에 몇번 놀러 간적이 있는데 갈때 마다 기분이 묘해지는 건 이름 탓이다. 그리니치 공원은 꽤 크고 한가한 편이다. 주말에도 몇몇 가족들이 공놀이를 하는 정도. 그래서 좀 썰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공원을 걷다 보면 젤소미나의 영화 '길'이 생각나는 공원이 하나 나타나는데 어린이 놀이동산이긴 한데 사람 하나 없고 너무나 썰렁한데다가 날씨가 흐렸다가 맑았다가 하는 통에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나는 '세트장' 같은 곳에 떨어진 기분이 든다. 이 차 안에서 사람들이 생활을 하는 것 같다. 하지.. 더보기
런던의 비오는 오후를 좋아한다. "런던에는 비가 많이 오나요?" "네 자주 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우울한가요? 날씨가 당신을 우울하게 만드나요?" "다행스럽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저는 약간의 흐린날, 비오는 날, 그러다가 쨍 하고 빛나는 날을 아주 좋아하니까요" 아침에 길을 나설 때는 비가 조금씩 오기 때문에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이런 비 쯤은 그냥 맞아도 괜찮다. 이곳에서는. 처량맞게 보이거나 황사 비가 걱정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타워 브릿지에 도착하자 비는 소나기로 퍼붓기 시작했다. 한국의 지리한 장마는 없지만 정말 자주 찔끔씩 내리는 런던의 비에 익숙해져 '곧 그치겠지'란 생각으로 별로 조급해 하지도 않고 우산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더 많았고, 얼마 있으면 있을 마라톤 대회 때문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