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의 마리메꼬 매장은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가게 되었다.
핀란드의 리빙 디자인 마리메꼬는 북유럽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했고, 국내에는 잡지를 통해서 예전부터 소개가 많이 되기도 하였다.
마리메꼬에는 유명한 패브릭 디자이너들이 많이 있어서 그들의 이름을 붙인 라인업이 있을 정도.
패브릭으로 액자를 만드는 것은 일본에 살때, 이케아가 동쪽에 하나 남쪽에 하나 있어 친구들 올 때마다 함께 방문해야 하는 코스이기도 하여 자주 가면서 부터다.
매장 한켠에 천장부터 내려오는 이케아 패브릭들이 북유럽 디자인의 기하학적 패턴, 선명한 컬러들이 내 눈을 끌었기 때문.
그리고 그 옆에는 길이를 재어서 스스로 잘라 계산을 하는 것이다.
프레임도 함께 팔고 있어서 원하는 크기와 프레임을 사와서 직접 만들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편.
대만 이케아에서 샀던 패브릭 액자
사 놓고 몇 년아껴 두었다가 (너무 묵혔나-) 결혼하고 나서
남편에게 만들어 달라고 한 액자.
대만 이케아
마리메꼬의 디자인은 왠지 좀 더 비싸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비싸다. -.-
처음 마리메꼬 매장 생겼다고 할때 비쌀것 같고 구경이나 가봐야지 했었는데 기대가격에 비해 비싼건 사실.
액자 하나 만들어야겠다 싶어 미리 패턴들을 사이트에서 봐두고 실제로 가서 보기 위해 들렀는데
패턴들의 크기들이 모두 달라서 상세설명의 길이를 잘 보고 주문 하던가 나 처럼 수치 감각이 떨어지면 실제로 보고 사는게 가장 좋다.
내가 실제로 마음에 들어했던 코끼리 디자인과 자작나무 디자인은 모두 크기가 너무 커서.
도저히 우리집에 놓을 수 없어 포기하고 여러 패턴들을 보면서 남편과 동시에 "이거" 하는 것만 몇개 추려낸 다음
아직 들어오지 않은 디자인도 포기.
마지막 하나를 골랐는데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두개 만들려던 것을 커다란 액자 하나 만들기로 하고 재단 하여 사왔다.
코끼리를 좋아해서 코끼리만 보면 일단 시선 고정.
이런 액자는 아이들 방에 하나씩 걸어줘도 좋을 것 같다.
패브릭 디자인만 잘 선택하면 이렇게 큰 조명도 만들 수 있고, 커텐, 쿠션, 액자, 에이프런, 파우치, 이불등
만들 것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의 동대문 상가에 가서 둘러 봤는데
무난한 것들은 찾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봤을 때 "앗! 예쁘다" 라는 패턴은 찾기 힘들다.
왜 그럴까. 디자이너가 없어서일까? 색감이 문제일까?
비슷한 느낌을 찾아서 자세히 보면 뭔가 조잡스럽고 색깔이 안나온다. 이런...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보는 것보단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하다.
마리메꼬의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붉은 꽃은
"나 메리메꼬야" 라고 외치는 과한 느낌, 그래서 왠지 피하고 싶은 디자인.
짜잔 지금 자로 재단 하고 있는 저 패턴이 바로 남편과 합의 하여 최종 선택된 디자인.
프레임으로 만들어서 제작 주문 할 수 있으나 남편이 직접 만들어 주겠다 하여 패브릭만 구매.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기대된다.
사실 난 이 검정 액자도 마음에 들었는데 동의를 구하지 못하여 패스.
마지막으로 남편이 나의 팔을 끌며 나오면서 하는 말 "더 있으면 안되겠다. 빨리 나가자"
그 지름신이 나에게만 온건 아닌 듯.
봉투에 아무것도 안 써있어도 "마리메꼬" 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브랜드를 만든다는건 참 부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