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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부암동 골목길과 인왕산 트레킹

 

 

엄마와 함께 간단히 김밥을 싸서 서울의 성곽길을 걸으려 떠났다. 등산을 좋아하셨던 친정엄마는 교통사고 이후로 산 타기를 힘들어 하셨다.

그 이후로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시고, 매일 동네 뒷산을 타시면서 다시 체력을 만드셨다.

이번 트레킹을 통해 이제는 다시 엄마와 등산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인왕산 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다. 지하철역 중심으로는 독립문역, 경복궁역, 무학재역이 있는데 부암동도 들려볼겸 나는 경복궁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자하문터널역에서 내려 부암동까지 슬슬 걸어갔다.

 

 

 

 

 

시간 : 2시간 코스

난이도 : (중)하

 

 

 

 

얼마 전까지 있던 예쁜 가게들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고 있는 부암동.

 

 

부암동의 예쁜 샵들을 구경하는 일도 재미있다. 등산객과 데이트족,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러져 커피숍에는 단체 등산객들도 보이고, 조용히 와서 책 읽는 사람들도 있고, 가족단위의 나들이족도 보이는 재미있는 동네.

 

무엇보다도 그 옛날 대감들이 살던 터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지명에서도 그 역사를 알 수 있는 곳. 현진건, 윤동주등 문학가들과도 인연이 깊은 곳.

서울에서 이 만큼 이야기가 있고 자연이 있는 동네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곳에 얼마 전 '서울미술관'이 개관하였다는 소식이다. 지금은 이중섭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이란 전시회를 하고 있다.

갈길이 급하지 않다면 이곳에 들러 작품도 보고 옥상으로 올라가 시내를 둘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울미술관을 지나 계속 오르다 보면 바로 부암동 주민센터가 보인다. 그러고 보니 경복궁역에서 이곳까지 바로 오는 버스가 있다.

 

 

 

부암동주민센터 바로 옆길로 들어서면 되는데 일반 동네 골목길 같기 때문에 과연 이곳으로 올라가도 산길이 나올까 의구심이 들어 선뜻 길에 들어서지 못할지도 모른다. 엄마도 계속 "이 길 맞아? 아닐 것 같은데.." 라시며 나의 네비게이션을 의심하고 계셨고, 나는 지도상으로는 이곳이 맞다고 일단 오르기로 한다. 설사 길을 잘못 들어섰다면 다시 내려오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을 속으로 하였지만..

 

 

성덕사까지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은 좁은 동네 골목길인데, 언제 부터인가 골목길이 좋다. 여행을 가서도 큰길로만 다니지 않고 좁은 골목으로 들어선다면  그 동네의 속내를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선뜻 낯선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속 마음을 보게 되는 기분.

 

부암동 골목길은 언덕이기에 오르기가 힘들긴 하지만 그 만한 재미가 있다.

  집 담벼락에 걸어 놓은 꽃과 담장 밖으로 나온 나무들은 주인장이 얼마나 세심하고 꼼꼼한지 그 성격을 엿 볼 수 있다.

 

 

 

 

 

 

 

 

 

성덕사 가까이 올라와 보니 빈터에 사람들이 심어 놓은 맨드라미와 고추밭, 상추들이 잘 심어져 있다.

 

 

다 좋은데 한 겨울 어떻게 다닐까 걱정되는 언덕길

 

드디어 막다른 길이 나오고 왼쪽에 보면 과연 이곳으로 가도 될까 하는 하늘로 뻗은 작은 길이 하나 나타난다.

일하고 계신 비구니 스님에게 이 길로 가도 등산길이 나오냐고 묻자 그렇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 길이 아니라면 아마 친정엄마의 한 소리를 들을 뻔 했고, 나의 네비 신뢰도가 떨어질 뻔 했다.

 

 

 

하지만 이 길을 벗어나서도 계속 엄마는 "이 길 맞는거니? 왜 사람들이 없니?" 라며 좀처럼 믿지를 않으신다. TV에서는 굉장히 편한 길이고 계곡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청계동천을 보신 듯 하다. 그럼 진작 말씀해 주시지~

 

 

이미 시간은 점심시간을 지나섰기에 너무 배가 고파 정상에서 먹으려고 싸 왔던 김밥을 먹기 위해 자리 잡는다. 배가 부르니 이제 걸을 만하다.

 

오르다 보니 드디어 나무들 사이로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 북한산도 보인다.

 

 

가다 보니 이 꼭대기에서 산악자전거 일행을 만난다. 아무리 봐도 아찔하다.

어떤 초보인듯한 분이 온몸에 힘을 주고 가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내 어깨에도 힘이 들어갈 정도다.

겁 많은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하고 싶지 않은 산악 자전거.

 

 

 

 

 

 

 

 

인왕산은 바위산이기도 하여 기차 바위 선바위등 여러모양의 바위들을 볼 수 있다.

 

 

 

비록 만리장성의 웅장함은 아니지만 이렇게 성곽길 뒤에 불쑥 나타난 도시라니. 이 모습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새로 단장한 성곽의 계단을 이용하여 하산하기 시작한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사직공원으로 내려가게 된다.

 

 

 

 

 

처음 와본 사직공원. 회사가 바로 이 옆에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름만 들어보고 처음 와본 공원이다.

 

 

 

 

예전엔 몰랐는데 서울이 참 매력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큰 강이 흐르고 궁들이 있고 마천루가 있는 서울.

 

그리고 이번 가을엔 서울 둘레길을 좀더 둘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