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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태리

토스카나의 민박, 산 마르티노 San Martino

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내가 상상했던 그림은 푸르른 초원과 하얀 구름. 그리고 이태리의 농가였다.
그런데 찾았다. 내가 원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숙소를.
몬텔폴치아노지역의 산 마르티노라는 Bioagriturismo. 민박이나 펜션을 생각하면 쉬울거 같다.
더 좋았던 것은 여주인이 엄처나게 멋진 인테리어 감각의 소유자였다라는것.

잡지들이 인테리어를 위해 취재도 많이 해가고 일본 잡지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그녀의 감각은 탁월하다.
셋팅된 인테리어 잡지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정도이다. 작은 풀 하나 돌 하나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유럽 인테리어들.






도착할때쯔음은 이미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 우리에게 산마르티노의 첫인상은 붉은 노을이다.


1층으로 들어가니 페인트 칠한 지 얼마 안된 듯한 냄새가 난다. 별채를 만든거 같다. 환경페인트라고 하니 안심이 되지만 이 묘한 냄새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이런 오브제들은 어떻게 다 생각해 낼까. 조명과 엽서들을 이용한 빛놀이.

책들이 놓여 있는데 이 중에서 한국어 도서 '토스카나, 즐거운 나의 인생' 이란 미국 작가(케빈은 12살 작가)의 책이 있었는데
앞에 몇장 읽지 않아도 너무 재미 있었다.



이 필로우는 라벤다 향기가 가득해서 누워 있으면 잠이 잘 올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몇일간 누우면 이 향이 난다고 생각이 들었다.




조그만 액자 창문은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이 고스란히 액자가 되어 보여지도록 되어있고.
도착했을때 이렇게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페인트 냄새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창밖에서 흘러 들어오는 올리브 향기를 맡으라고 열어 놓은 것인지 알수는 없다.


기다란 책상 위에는 이렇게 너무나 심플하면서도 이쁜 오브제들이.




그냥 그모습 그대로 그림이다.



멀리 보이는 언덕위의 마을. 정각이 되자 멀리 성당에서 알리는 종소리.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종소리와 바람과 붉은 노을 뿐이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동안 창 밖만 바라봤다.

참 멀리도 왔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이 사람과 이곳까지 오리라고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인생은 재밌다. 저 풍경을 함께 바라보는 이 사람과 앞으로 내 인생의 절반을 나누게 될 것이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그냥 사랑하는 애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풍만함이 있다. 가슴이 꽉 차는 듯한 벅참.
아마 저 하늘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을 했던것 같다.









쿠션 하나도 작은 단추 하나도, 리본 하나까지도.
작은 쿠션 하나까지도 나를 기다려왔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삐그덕 대는 작은 다락방.


절묘한 벽조명과 의자 두개의 위치.












침대에 누워서 바라보면 보이는 천장에 달린 창문 하나.











1층으로 이어지는 문.
















아침에 일어나 본 창 밖 풍경.



아 바로 이 의자 둘. 아무리 찍어도 그림 일 수 밖에 없는 그림이다. 사진만 봐도 숨이 깊게 들여마셨다가 내쉬어지는 평온함.
저 의자에 앉아 떠오르는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 추운 몸을 녹여 본다.



































주인장의 창고엔 별의 별 도구들이 가득하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들은 그가 직접 만드는 것 같다. 수도물이 샌다고 했을 때도 남편이 곧 고칠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그는 꽤나 손재주가 있는 듯 하다.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난 여주인과 그녀의 생각을 뚝딱뚝딱 만들어내는주인장. 아름다운 조합이다.










이런 식탁과 의자마저 사랑스럽다. 이곳에서 여름에 어떤 파티가 일어날지 상상이 되는 장면이다.
여주인의 유기농식 요리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사람들이 둘셋씩 얘기를 해가며 저녁식사를 하겠지.
우리가 했던 그 저녁 처럼.




 


이곳에선 쿠키가 구워지려나?









 




우리의 소박한 아침식사. 남편은 꽤나 육식주의자이기 때문에 고기 한점 없는 (아침부터 고기라니..) 이 식탁이 힘든가보다.






잡지에 실린 이곳 풍경이다.





뒤에 있는 저 남자는 주인아저씨이다. 앞에 여자는 딸인가? 







여주인은 감각도 뛰어나지만 멋있다. 보헤미안적인 부부라고 들었는데 음...그녀의 인상은 "멋"있었다.





모두 모여 저녁식사를 했던 식탁. 네 가족이 모여 식사를 했다. 우리와 같은 한국인 커플이 더 있었고 유럽피언들과 호주 가족들.
전에 와본 적이 있다고 한 유럽가족은 일주일간 머무를 계획이라고 한다.









산 마르티노. 이곳이 생기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모습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속에 이렇게 주인 아저씨의 모습도 보인다.  오래된 농가를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부엌. 약간 어지러운 듯 정리 안된 듯 한 이 부엌 마저도 운치 있고 멋스럽다.


영어를 water도 모르는 이탈리아 아줌마.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순 없었다.
















맛있었던 요거트. 요거트에 시리얼들을 넣어서 맛있게.


잼들도 직접 담근듯.





















Karin Lijf가 유명한 사람인것 같다. 그 사람의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니.











창문의 창으로 해가 들어오니 이런 모습이. 의자의 위치와 햇살까지도 고려한 기가막힌 계산!






재미있는 휴지걸이.



이 곳에서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건에 얼룩이 그대로 붙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문구를 잘 적어서 notice로 알려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 의자 두개.







밖에서 본 우리집.





이곳에 오기 전부터 홈페이지를 보며 꼭 이 의자에 앉아 보길 꿈꾸었다.












몇일 동안이라도 마치 우리 집처럼 편하고 정든 곳.


순한 멍멍이도 안녕.




정든 숙소를 떠나는 모습
몇년 후에 꼭 또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다시 올것을 기원하며..





3일간의 휴식을 뒤로 우리는 이곳을 떠난다.
다음에 우리가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